2017년1월8일 일요일 맑음
겨울이 빠른 걸음으로 앞서 간 것일까
봄날같다
어제 오후 아랫집 정진환아저씨께서 전화가 왔다.
혹시 책장이 필요하냐고
무슨 책장인지
사진으로 한번 보고 결정하면 안되냐고 말씀드려더니
바로 사진이 왔다.
잠시 망설렸다.
어디에다 어떻게 놓고 사용할 것인지
또 다시 정리 할것을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한개도 아니고 책장 30개라고 다시 전화가 왔다.
판촉물건 진열장으로 사용하던 것인데
그만 두게 되어서 하나에 5천원에 가져갔음 한다고 하셨다.
아저씨께서 15개 책장으로
나머지는 내가 쓰기로 했다.
내일이라도 당장 가져갔음 좋겠다고 전화가 왔다.
마침 동생이 오후에 시간이 된다고 했다
아저씨와 같이 목동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가서 실어왔다.
가서보니 사무실이
2층이라 책장 28개를 내리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나는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으니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처분하시는 분의 마음은 아마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께서는
색상이 사진과 조금 다르다고 하셨다.
괜찮습니다.
진한색은 책을 더 돋보이게 해서 더 좋다고 해더니
참 긍정의 마인드라고 하시면서 웃으셨다
아저씨께서는 색상이 다른 두가지를 가져가시 겠다고 하셨다.
아마도 나를 배려해서 그러신 것 같았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해서
일단은 우리집 마당에 다 내려놓았다
나는 책장 4개를 정리했다
아마도 며칠이 걸릴것 같다.
무엇보다도 감사히 오래도록 잘 쓸것같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다 때가 있고
자기의 자리가 있는것 같다.
내가 비운 자리에 이렇게 찾아왔다.
얼마전 아저씨께서 불멸의 가치관이라는 책을 한번 읽어
보라고 가지고 집에 오셔서 차한잔 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저씨 집에는 책이 큰방 가득 책장이 모자라서 책꽂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내가 조각 조각으로 만든 책장을 보시고
아저씨께서도 책장을 만들어서 지인들과 책도 읽고 차도 마시는
그런 공간을 만드실 계획을 말씀하셨다.
좋은 계획이라면 응원해드려는데
지인의 소개로 우연찮게 책장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저씨께서는 좋은 생각
좋은 일을 소리내지 않으시고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하시는 분이시다.
근무하시는 곳에서 매달 예의 바르고 예쁜 아이들에게 책선물로
아이들에 꿈을 응원해 주신는것 같다.
책을 선물하시면서 빼놓지 않고 하시는 말씀이 있다고 하셨다.
책 꼭 읽어라
깊은뜻이 담긴 말이다.
그 책을 본 사람만이 그 책을 알 수 있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닿아
필요함을 알고 같이 공감하고 나누면서 살아가는 바로 이런 모습이
세상을 살맛나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조금씩 가벼워지고 있는 중이다.
퇴근해서 들어 온 남편이 마당에 있는 책장 28개를
보고 쪼금 놀란 것 같다.
우리집 이사가는 줄 알고 그랬냐 ㅋㅋ
저 마당에 있는것 다 어떻게 하려고 물었다.
난 그냥 빙그레 웃으면서
혼자말로 당신이 정리 해줄 것 아니잖어 웃기만 했다.
부자된 마음으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