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면 부터 잔혹하기 그지없는 살인 사건이다. 취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한 사회부기자 기연. 기연은 고려대에서 라틴어 교수로 일하다 퇴직한 전형우교수가 엽기적 방법으로 살해된 이유가 직지심체요절과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연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전 교수의 살해 방법이 교황청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상징적 살해 방법임을 확신한다.
직지의 정식명칭이 "백운화초록 불조직지심체요철" 이다. 직지란 곧바로 가리킨다는 뜻이고 심체란 마음의 근본이란 뜻이니,제목을 그대로 풀면 '백운화상이 기록한 마음의 근본을 깨닫는 글귀' 가 된다. 백운화상 사후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 상.하 두 권으로 인쇄되었는데 하권 한 권만 현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지를 불경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그 훌륭한 직지를 여지껏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1972년 세계도서전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발표한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 박병선 박사님께 감사한다.
2권에서는 세종대왕께서 우리 글을 창조하는 과정과 신미대사, 세종을 도와 글자만드는 일을 했던 은수(후에 카레나)의 이야기다. 은수가 어떻게 북경으로 끌려가고 우여곡절 끝에 로마로 가고 어떻게 금속활자 만드는 법을 구텐베르크에게 전파하는지 과정을 그려 내고 있다.
지배세력이 백성을 장악 할 수 있었던 것은 백성들이 글자를 몰라서였다. 백성들이 글자를 알아, 보다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바라는 세종의 뜻을 펼치고자 했던 은수. 언젠가는 세상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이 물을 마시듯 책을 보기를 꿈꾸는 은수. 글자는 어떤 자세에서 어떤 도구를 가지고 어떤 모양으로 써도 항상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을 추구하는 은수. 교황청에서도 집권층의 반대에 부딪쳐 죽을 고비를 넘긴다.
언어학자들은 앞으로 지구상에 여섯 개의 언어만 남을 것이라 예언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아랍어, 스페인어, 불어 그리고 한글인데 한글을 쓰는 사람은 적지만 한글이 우수하기 때문이다.우리 민족의 자랑이기 이전에 인간지능의 금자탑이다.
직지와 한글에 담긴 메세지는 동일하다. 늘 약자와 동행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소설은 '템프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 ,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는 메세지를 전 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백성들에 대한 사랑은 여전히 남아 우리에게 전 해진다. 대한민국의 국민임에 자부심을 갖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말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지에 대해 막연한 지식이 이 책을 통해서 풍부해진 것 같다. 다른 책에 비해 상.하 두 권을 삼일 만에 단숨에 읽었다.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었을 때와 같이 김진명의 소설을 읽으면 대한민국의 국민임에 마음이 뿌듯하다. 이 책을 읽으며 직지에 대해 여러가지 몰랐던 것들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