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에 국비 확보를 위한 국가공모사업은 물론 민자 및 기업유치 등 민간 부문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지역 간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 된 지 오래입니다.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전북 산업경제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일단 기본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 그 첫번째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물적·인적 인프라를 양적·질적으로 충분히 지원해 줄 수 있느냐, 둘째는 이 인프라를 구축만 해놓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다른 지역보다 잘 작동되고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전북을 토양 삼아 씨앗 단계에서부터 큰 나무로 성장하고자 하는 창업자와 소기업 및 중기업들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물적 인프라 중 하나인 각종 장비입니다.
창업자와 기업들에게 각종 장비는 생산과 판매를 비롯해 각자만의 고유한 기술을 개발함에 있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성분 및 성능의 측정과 검사, 인증 등에 사용됩니다.
문제는 창업자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장비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장비별로 가격도 상당히 고가여서 개별 구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가령 한 창업자가 간단한 성능 및 품질 시험 데이터가 필요한 경우라도 검사장비가 어디에 있는지를 어렵게 수소문해야하고, 해당 기관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또다시 확인한 후 경우에 따라서는 장비가 있는 기관이 멀 경우 많은 시간을 들여 그곳까지 방문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 장비를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 직접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갈 때마다 해당 기관에 측정을 부탁해야만 원하는 시험 데이터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답답하고 번거롭기 짝이 없습니다.
고성능,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 데이터가 필요할 것입니다.
도내 기업들이 이 어렵고 번거롭고 소비적인 과정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전북을 만드는 일이며 그 선봉에 전북자치도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이에 본 의원은 도내 산하기관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각종 장비들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를 필요로 하는 창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언제든지 원하는 때에 원하는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장비 공동활용 플랫폼을 구축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도내 산하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구비 장비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아 각 산업분야별, 기관별, 기능별로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다음으로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장비 현황 데이터를 공개하여 창업자와 기업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비를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도청 혹은 도내 공공기관에는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구입한 장비 수백 종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가의 장비들을 도내 기업과 창업자들이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지는 매우 의문입니다.
끝으로, 앞서 장비 공동활용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울산과학기술대학의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니스트(UNIST)는 울산권의 정체된 산업을 인공지능, 반도체, 탄소중립, 첨단바이오 등 신산업으로 교체하고자 대학 내 각 학부에서 개별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약 300여 종에 이르는 고가의 첨단장비를 한군데로 집적하고 전담운영인력 49명을 채용하여 관내 학생들은 물론이고 울산권 창업자와 기업들이 약간의 사용료만 내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창업기업 육성은 물론 투자유치 면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사례가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진정 기업하기 좋은 지역이 되고, 또한 우리 지역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선도적으로 해 나가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숙고해 주실 것을 제안하며 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