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토요일).
부산 방파제에서 열리는 [열린한마당]에 가는 날이다. [열린아동문학]2013.여름호에 글이 실린 시인 작가들이 초청받아 정담을 나누고, 세번째 좋은 원고료를 받는 날. 언제나 가고 싶은 부산, 아름다운 님들이 많은 곳. 내게도 몇 가지 좋은 추억이 숨쉬고 있는 부산! 낮 12시 KTX에 오르면서 나는 세 가지 생각을 했다. 1.술을 맘껏 마신다. 2.영도섬에 잠깐 들른다. 3.좋은 말씀 많이 담아온다. 기차가 한강을 넘자마자 잠이 들었다. 깨보니 경기도를 막 벗어난다. 오늘의 날씨를 찍었다.↓ (멀리서 보면 세상은 평화롭고 목가적이다. 그러나 요즘 농촌은 많이 슬프다.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다.)
경주다. 표지판은 신경주. <新慶州>겠지! 한글로 <신경주>라 하니, 신경이라는 주로 읽힐 수도 있겠다. 신경은 사람 몸에도 있고, 일제강점기 때 만주에 일본인들이 새로 이름 붙인 도시 이름이기도 하다만, 여긴 '새로운 경주역'. 내가 사랑하는 동네, 경주! 경주에서도 좀 살아봐야한다는 생각을 좀했다. <석가탑>을 수리하고 있다는 데 잘하고 있겠지? 뭐 새로 나온 건 없나?
부산이다. 와! 3시 30분. 부산역에 내리면서 내가 가볼 <영도섬>! 섬에 무슨 설산(雪山)처럼 보이고, 하늘은 맑다. 좋아라! 영도섬에 가도 우울해지지는 않을 듯싶다. 태종대까지는 시간이 빠듯하다. 1시간 반만 써야겠다.
영도섬을 다녀오고, 부산역에서, 민락동 가는 41번 버스를 타고 드디어 광안리 바다 앞에 섰다. 천사커피샵에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바다쪽을 30분 정도 바라보았다. 광안대교가 2층길이구나! 도시의 확장을 별로 찬성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 바다 위에 저런 모양 다리를 세운 건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불꽃놀이 하는 때에 맞춰 애들하고 같이 와야겠다.
드디어 방파제에서 [제18회 열린한마당] 시작입니다.
오늘 참여한 선생님들은? 권영세.김효안.윤희순.이성자.이창규.곽해룡.박선미.김자미. 시인님들.
곽종분.김병규. 배익천. 홍종의.김주현.박마루.소중애.길지연.심상우 동화작가님들과 김한성(수필가)님. 김용배 전교장선생님과 존함을 잊은 선생님이 참여하시고, 방파제 예원 박미숙, 감로 홍종관 선생님이 당연 참석하시고, 부산 사시는 몇 분 참여 하시고, 이튿날 잘 나가는 동화작가 박현숙님까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반갑고도 고맙습니다.
[열린한마당]을 시작하면서 사회를 보시던 배익천 선생님께서 "심상우, 모임 후기 써라!"하시는 청천벽력이 떨어져, 꽐라가 되도록 엉망진창이 되도록 술 마셔보려던 계획이 움찔, 자라목이 되어버렸던 것이었던 것이와요.(*제가 지금 이러는 꼴을 아시겠쥬^^)
곽종분 선생님과 박선미 시인. 와우! 곽종분 선생님이 8학년이 넘으셨는데도 창작집 내신 걸 예원 서예가께서 붓글씨로 쓴 선물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큰 박수! 선생님 오래오래 부디 건필 건강하셔요. 그렇게 한마당의 시간이 흘러가며, 입에 착착 감기는 회를 반찬으로, 정성을 밥으로, 사랑을 술잔에 담아, 고성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생각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저도 술 마시기 시작합니다.
박마루(움직였습니다). 길지연, 김효안님들이 '세상을 요리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술이 좀 돼가고 있습니다. 뭐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는 핸드폰이 알아서 기록을 대신합니다. 저는 초울트라캡숑송 핸드폰을 갖고 있거든요. 한번도 바닷물에 빠트리지 않았지요. 술은 조금 먹이긴 했습니다만,
반 9시 10분경 바다로 움직이기 위해, 방파제 한 게단 내려오면 소중애 선생님이 기와에 그린 '철딱서니읍이웃는애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19회부터 1900회 [열린한마당] 참여 후배님들은 꼭 보십시오. "그냥 보기만 해도 기분 째집니다!"
바다에서 바다를 머리에, 저 달 속에도 있다는 광한정 아니아니 광안대교도 머리에 얹어봅니다. 사생활보호를 위해 조명을 줄였습니다. 그래도 다 들통날겁니다. 하하.
하하. 대선배님들은 왜 이렇게 사진이 나왔을까요?
제3부를 위해 어딘가로 갑니다. 맨발로 밤새도록 걷고 있습니다. 뒤태만 보아도 들키고마는 너무나 좁은 동네. 너무 다정해서 가까이 가서 엿들으니, "정말 좋은 시 써보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재미없군! 하하.
부산하면 노래방. 대한민국 노래방은 부산이 원조죠. 그렇다고 여기가 원조 노래방은 아닙니다.
노래방에서 머슴들 노래하는 시간에 형님들은 찬찬찬^^
전국 도서관 가운데 아름답기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김해기적의 도서관]에서 오신 님들, 잘 찍은 사진은 없고요...김모시기 륭시인을 보려고, 아니면 함께 오셨다는 건 제가 취중에 들었습니다. 하하.
그렇게 밤이 지새는 새, 누구는 아침에 [사각팬티]를 욕실에 걸어두고 바닷가를 갔다는 소문도 있고, 여성 동무들은 1급호텔에서 따로따라 나홀로(그게 그건가?) 시간을 보낸 뒤, 맛집으로 모였습니다. 18명쯤 생존! <공식모임 여기서 끝> 새로운 시작,
자, 이튿날, 장어탕&매생이탕으로 해장을 한 선수들이, 바닷가에서 아주 늦게 나오는 커피도 마시고, 다시 아쉬워 한잔 하기로 하면서 전망 좋은 집에서 하나둘 열명이 모여 한 잔 합니다. (값은 삼남에서 젤 잘 나가는 박현숙 작가가 쾌척했습니다.)
부산역에서 낮, 11시 30분쯤 [꽃댕강나무]꽃을 보았습니다. 그 모든 시인 작가님들 마음 속에 댕강! 꽃들이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이때는 술이 다 깨고, 부시시한 몰골로 하품을 해대며, KTX를 타고, 아쉽게 맥주 1캔만 홀짝이면서.....서울역에서 회장님이 소주와 국수/우동/김밥을 사주셔서 맛나게 먹고 집에 왔습니다.) *풀꽃에 미쳐가는 제가 꽃 사진 하나 안 넣을 수 없습니다.
3층에 사는 제가 집대문을 들어서니 1층에서 천사의 나팔(엔젤트럼펫)이 '술깸교항곡'을 냅다 불어주네요.
참 즐거운 1박 2일, 아니 무박 여행입니다. 고맙습니다.(이 후기는 예고없이 고쳐질 수 있습니다.)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