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헤라그랑프리가 16일 왕중왕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는 비 한번 안 맞고 잘 지나가나 했더니 결승 1라운드 초반 장맛비를 방불케하는 장대로 흠뻑 젖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곧 해가 쨍쨍..
왕중왕 2라운드와 결승전을 본 소감입니다.
오전에는 소꼬쓰리가 잘 나왔습니다. 전날 타쿠미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활성.
비 맞기 싫어 1년간 벌어놓은 점수로 조4위나 하자는 심산으로 관리실에서 놀았던 연간 종합 우승자인 저는 꼴 좋게 예선 탈락. 구경하고 다니니 사실 더 좋더구만^^
2라운드부터는 붕어가 약간 뜨는 기미.
4인 결승은 미터 우동세트, 미터 우동세트+양 당고, 소꼬 가 2명 이렇더군요.
오후에는 소꼬를 한 두 명은 신통치 않았아 우동세트와 양 당고의 대결이 됐습니다.
1마리 차 승부가 계속됐고 결국 마릿수에는 우동세트가 1수 우세. 그러나 중량에서는 양 당고가 앞서더군요.
2년 전 시마노재팬컵 한국대회 결승에서 초보 전승빈군이 양당고 초친으로 우승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왕중왕 챔피언 우승자 이찬희씨는 우동세트가 앞서 나가자 목내림이 되기 전에 건드는 입질에 손이 나가는 성급함 때문에 럿방이 많았으나 곧 침착함을 되찾아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왕중왕전이 열리기 전 제가 피싱리더 11월호에 기고한 글을 옮겨 놓습니다.
저도 결승에 올랐다면 미터 양 당고로 승부를 내려 했거든요.
양 당고 낚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책에 낸 원고는 그런 내용입니다. 길어서 약간 생략한 발췌본입니다.
"아니 찌도 안 들어가는 곳에 어떻게 낚시하려고 갔어."
낚시터 사장들은 꾼들 입맛 맞추기가 힘들다. 방류양이 없으면 붕어가 잘 안 나온다고 난리고, 그래서 붕어를 대량으로 풀어 놓으면 이번에는 "찌도 안 들어가게 하면 어떻게 낚시를 하느냐"고 불만이다.
지난 9월 25일 경기 양주시 용암낚시터에서는 국산 떡붕어낚시용 떡밥제조업체 `부푸리'에서 주최하는 열렸다. 대회 전 일부 참가자들이 연습을 겸해 용암낚시터에 왔는데 조우에게 "용암에 있다"고 전화하자 "거기는 찌도 안 들어가는 데, 어떻게 낚시를 하느냐"고 했다고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들은 용암낚시터 사장이 전해 준다.
국내 최대 방류량을 자랑하는 용암낚시터는 대회가 없는 날은 초보자의 경우 찌를 세우기 힘들 정도로 몰려드는 붕어 때문에 오히려 낚시가 어려울 수 있다.
용암과 같이 방류량이 많은 곳에서 혼잡도가 거의 없을 때 신나게 낚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 간단하다. 기본을 지키면 쉽다.
이번 호에서는 겨울을 앞두고 붕어들의 먹성이 최고조에 달한 용암낚시터에서 평일에도 짜릿하게 손맛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자.
필자가 기술고문으로 있는 낚시클럽 `조은친구들'에 2년 전 동네 친구 두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 해 시마노재팬컵 한국 예선 챔피언이 된 전승빈씨와 지경욱씨다. 지경욱씨는 내림낚시 경기에 여러 번 나가 좋은 성적도 올렸다 하고 실제 낚시하는 것을 보니 전승빈씨보다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해 여름 열린 시마노재팬컵에서 초보조사였던 전승빈씨는 덜컥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각종 대회에서도 상위권을 달리는 유명 토너먼터로 성장한 반면, 지경욱씨는 기량 향상은 더딘 편이다. 그 연유를 곰곰 생각해 보니 떡붕어낚시 기법을 잘 알지 못했던 전승빈씨는 가르쳐 주는 대로 착실히 배웠고 회원 가입 이전 많은 테크닉을 알고 있었던 지경욱씨는 이미 자신의 스타일이 고착화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전승빈씨는 재작년 시마노재팬컵 한국 결승에서 예상을 깨고 우승한 연유에 대해 필자는 그가 택한 기법 때문이었다고 확신한다. 국내에서도 이제 토너먼트에서는 우동세트(아니면 낚시터 상황이나 계절에 따라 도로로세트)가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전승빈씨는 결승에서 양 당고 쵸친낚시를 구사했다. 극도로 혼잡한 대회 상황에서 양 당고 쵸친이 우동세트를 이긴 이유는?
바로 `우와즈리의 방지'였다는 게 필자의 해석이다. 대부분 토너먼터들은 집어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경기 내내 바라케를 대량으로 투입한다. 상황에 따라 바라케를 풀지, 아니면 쥐고 기다릴 지를 조절해야 하는 데 무조건 푸는 바람에 붕어는 공략층에서 나부끼고 있는 바라케의 입자만 흡입하며 정작 우동에는 입질을 하지 않는다. 그 결과 선수들은 찌는 활발히 움직이는 데 챔질을 해도 낚시지 않거나 몸통 걸림만 연발, "머리에 쥐가 난다"고 경기낚시의 어려움을 토로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라 찌를 끝까지 침몰시키고 확실한 입질이 올 때까지 기다렸던 전승빈씨는 대부분 토너먼터들이 기피하는 쵸친 양당고로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낚시인들은 경기낚시에 심취하게 되는데 남보다 많이 집어해 놓고 빨리 잡아내느라 앞서 이야기한 기본중의 기본을 어느 덧 잊어버리고 만다. 또 토너먼터들의 경기 모습이나 전문지에 실리는 경기낚시 패턴을 보며 낚시를 배우는 초보꾼들은 아예 기본조차 배우지 못하게 되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붕어가 바글거리는 용암낚시터의 평일 상황에서도 기본만 지키면 즐거운 낚시는 충분히 가능하다.
부푸리대회가 끝난 9월 25일 오후에 취재가 잡혔다. 평일 용암낚시터에서의 양당고 쵸친이 원래의 취재 컨셉이었으니, 상당히 상황이 달라졌다. 하지만 떡밥 패턴에 약간 변화를 주면 충분히 통할 것이다.
장비와 채비
낚싯대는 가마가츠 헤라낚싯대의 기함인 천야상발 8척. 부드러운 편인 본조자대인 천야상발은 부드러움 속에 의외의 파워를 갖춰 가장 먼저 손이 가는 놈이다.
원줄은 `사계(四季)의 사(絲)', 줄여서 `사계'라고 하자. 이 줄은 나일론 소재의 모노필라민트지만 특유의 두터운 코딩으로 약간 뻣뻣한 느낌을 준다. 신축이 거의 없어, 필자가 소꼬쓰리나 쵸친낚시를 할 때 즐겨 사용한다. 또 다른 메이커와는 달리 원줄이 0.9호, 0.7호 등 0.1호 단위로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이날은 0.9호 원줄을 사용했다. 목줄은 라비우스 사무라이 0.5호. 활성이 어느 정도 좋은 시기에는 굳이 가는 줄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0.5호 목줄이면 4짜급도 무난히 올릴 수 있어 목줄 교체에 따른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바늘은 가마가츠 숫폰 8호. 떡붕어 바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다. 허리가 둥그런 `아스카' 형 바늘과 허리가 곧고 품이 좁은 `스레'형이 그 것이다. 이 두 가지 기본 형태에서 약간의 변형을 두어 다양한 바늘이 나온다.
숫폰은 스레형의 변형인데 바늘 끝이 안쪽으로 꺾인 옥니바늘이다. 이 바늘의 가장 큰 장점은 몸통 걸림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몸통 걸림을 득점으로 인정해 주는 대회에서는 불리하겠지만 정흡만을 인정하는 대회에서는 스레를 걸었을 경우 끌어내는 데 걸리는 상당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몸통 걸림이 발생하도라도 낚싯대를 옆으로 끌어주면 쉬 빠져 버린다.
찌는 부산에서 애후공방이라는 수제찌 공방을 운영하는 이길후 작가에게 부탁해 특별히 만든 수선 뚱뚱이 톱 찌. 하단 2mm, 상단 1.5mm의 두꺼운 튜브톱을 장착한 놈으로 원래는 달고 기다리는 우동세트를 할 때 바라케를 건드는 잔입질을 그 뚱뚱한 톱으로 소거시키고 우동을 먹고 확 끌고 들어가는 확실한 입질만을 골라잡기 위한 용도로 제작을 의뢰했다.
`확실한 나지미 후의 입질만 골라잡는' 쵸친낚시에서도 이 찌는 적격이다. 몸통 9cm짜리를 선택했다.
아래 목줄은 대회 후의 혼잡함을 고려해 평일보다는 훨씬 긴 40cm와 50cm로 달았다.
떡밥 패턴
`바라케마하' 1컵+ `아사타나잇본' 1컵+ `텐텐' 1컵+ `가텐' 1컵+ `당고노소꼬쓰리 夏' 1컵+ 물 1.5컵
이는 최근 필자가 단척 양 당고 쵸친낚시에 애용하는 패턴으로 약간의 변형으로 극도로 활성이 좋은 날이나 이날 같이 대회 후 혼잡한 상황에서나 큰 재미를 볼 수 만능 패턴이라고 생각한다.
이 패턴의 만능성은 `당고노소꼬쓰리 夏'의 양을 가감하고 `점력'을 추가함으로써 생긴다.
100명 가까운 선수들이 출전해 최소 1인당 두 바가지의 떡밥을 퍼부은 뒤 끝 상황이라 당고노소꼬쓰리 夏의 양을 0.3컵으로 줄이기로 했다.
`바라케마하' 1컵+ `아사타나잇본' 1컵+ `텐텐' 1컵+ `가텐' 1컵+ `당고노소꼬쓰리 夏' 0.3컵+ 물 1.2컵
실조
약간 단단하게 완성된 떡밥을 대추알 만하게 달아 투척했다. 첫 투척에 붕어가 건드는 기미가 보인다. 보다 많은 집어를 위해 단단한 떡밥을 5회 투척한 후 떡밥에 변화를 줬다. 손물을 5회 친 후 점력 1스푼을 넣고 고루 저어준 후 다시 손 물을 쳐가며 부드러움의 정도를 조절했다.
부드러운 떡밥이 들어가자 나지미 중간에 톡톡거리는 작은 입질이 잦아졌다.
손이 간지럽더라도 이 입질에 손을 대지 않는다. 찌톱이 완전히 목내림이 끝난 상태에서 `쏙'하는 강한 입질만을 잡는다.
30cm에 가까운 씨알 놓은 놈이 첫수로 올라온다. 낚시터에는 대회에서 못 본 손맛 갈증을 씻기 위해, 아니면 반성을 위해 추가 공부를 하는 꾼들이 몇몇 있었으나 상황은 극히 좋지 않았다.
그러나 굵은 찌톱이 완전 나지미될 때까지 기다린 후 큰 입질만을 골라잡는 필자에게는 연타로 나왔다. 씨알도 하나 같이 큰 놈들이었다. 옆에서는 조은친구들 신입회원 둘이서 아이스크림 내기 5마리 잡기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3수를 기록했을 때 필자는 30여수를 올렸다.
톱 클래스의 토너먼터로 성장한 전승빈씨가 초보시절 시마노재팬컵 한국대회 챔피언에 오른 이변은 혼잡한 상황에서 나지미를 시킨 후 확실한 입질을 골라잡는 기본을 지킨 덕분이었음을 확실히 알게 됐다.
물론 쵸친 양당고 낚시에서도 목줄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들어오는 빠른 입질에 후킹 확률이 높으면 그 것을 주로 낚으면 된다. 물론 이때는 더욱 가벼운 패턴의 떡밥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필자는 이럴 경우 아사타나잇본 2컵+ 바라케마하 2컵+점력 1∼3스푼+물 1컵의 패턴을 애용한다. 떡밥에 약간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면 파우더베이트헤라 또는 당고노소꼬쓰리 夏를 추가하고 더욱 바늘에 오래 붙어있는 패턴이 유리하다 싶으면 글루바라를 추가해 가며 상황에 맞춘다.
촬영 1주일 전의 실조
촬영 1주일 전인 9월 18일 필자는 용암낚시터에서 먼저 미터 우동세트를 했었다. 바라케를 쥐고 가는 스타일의 세트낚시였지만 표층에는 바라케를 따라 올라 온 붕어들이 구들구들했다. 바라케를 다 사용한 후 7척 쵸친 양당고로 전환했었다.
떡밥은 `바라케마하' 1컵+ `아사타나잇본' 1컵+ `텐텐' 1컵+ `가텐' 1컵+ `당고노소꼬쓰리 夏' 1컵+ 물 1.5컵의 표준 패턴.
혼잡도가 낮았던 당시는 이 패턴으로도 깊숙한 나지미가 힘들 정도로 붕어들이 들끓었다. 당고노쏘꼬쓰리 夏를 나미지가 가능할 때까지 추가했다. 아마 새로 만들었다면 당고노소꼬쓰리 夏가 2컵은 들어갈 정도. 그러자 일투일매로 붕어가 나왔다. 특기할 점은 굵은 붕어만 나왔다는 것과 이전까지 상층에서 날뛰던 붕어 무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점. 단단한 떡밥을 계속 투척, 상층에서 풀어지는 입자가 없어지자 붕어들이 단단한 떡밥을 따라 공략층으로 내려간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기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됐고 11월호의 주제를 이걸로 하자는 생각을 굳혔다.
그 때는 찌를 정봉작 PC무크 세미롱 톱을 장착한 몸통 9cm짜리 찌를 사용했는데 역시 찌가 잠기는 중의 입질은 의도적으로 건너뛰고 깊숙이 나지미된 후의 입질을 골라잡았었다. 중간 중간 빠른 입질도 비교 삼아 까봤는데 찌가 선 직후의 입질은 거의 헛방이었다. 또 찌톱이 중간 정도 잠겼을 때는 확실하게 끌고 들어가는 입질에는 그마나 후킹 확률이 높았지만 씨알이 한 단계 작았다는 점이 특이했다.
여러 번 강조하지만 단순한 떡밥 패턴은 낚시를 좌우하는 요소 중 큰 부분은 아니다. 현장 상황에 따라 어떻게 조정해 사용하느냐가 조과를 좌우하는 것이다.
참고로 말씀드린다면 위에서 말한 표준 패턴의 떡밥으로 낚시를 하는 데 헛방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조절한 것인가. `헛방이 나오면 손 물을 쳐 부드럽게 조정해 나간다.'는 게 보편적인 해법이지만 9월 18일 용암과 같은 상황에서는 부드럽게 조정했다가는 우와즈리만을 조장하게 된다. 이럴 때는 헛방이 나오더라도 단단한 떡밥으로 밀고 나간다. 대신 떡밥의 크기를 작게 달아 붕어가 한 번에 먹기 좋게 분위기만 바꿔주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
첫댓글 큰 배움을 얻었읍니다!
앞으로는 기본에 충실하고 욕심은 버리도록 하겠읍니다!
중요한 내용 잘 보았습니다.
내년 시즌 전에 갈고 닦아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다시봐도 역시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제로나지미를 하시는 분을 많이 봅니다......근데.....저건 아닌거 같은데 싶을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