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과 철학 강의(240쪽)
피타고라스 정리는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우리는 다시 최초의 기하학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의 최초의
질문은 이런 것이었다. 모든 기하학적 추리는 연역추리다. 연역추리의
최초에는 증명될 수 없는 자명한 공리가 있다. 과연 그 공리는 어떻게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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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가? 삼각형 내의 내각의 합은 180도다 라는 것은 대전제다. 그러나
이 대전제가 성립하는 과정은 우리 경험으로부터 시작했다. 1더하기 1이 2가
된다는 것이 사과 한 개 에다가 사과 한 개를 더하면 사과 두 개가 되는 것을
경험한 데서 1+1=2라는 공식이 구성된 것처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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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 신비한 것이 있다. 우리의 경험으로는 아무리 내각의 합을 더
해봐도 180도는 되지 않는다. 그것은 영원히 그러할 것이다. 그러면 영원히
180도가 되지 않는 데서 어떻게 영원히 180도가 되는 그런 경험할 수 없는
단정적 말을 할 수가 있었는가? 모든 직삼각형의 빗변의 제곱이 남은 두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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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곱의합과 같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우리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인데
어떻게 그는 그렇게 단정적인 진리, 어떻게 그렇게 절대적인 진리를 만들 수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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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언저리다”라는 명제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다”라는 명제 사이에는 분명히 비약이 있으며 이 두 명제는 동일한
차원에서 논의 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명 우리 인간에게는 이
비약을 가능케 하는 어떠한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은 분명 매우 신비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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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다. 그리고 좋은 개나 돌고래라 할지라도 이런 능력은 없는 것 같다.
바로 이런 신비스러운 능력, 분명히 경험에서 주어지지 않는 이 능력, 그러면
서도 확실한 지식을 우리에게 선사하는 이 능력을 희랍사람들은 이성이라고
불렀다. (비약, 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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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매우 신비적이고 선천적인 능력이며 인간에게만 고유한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바로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종(種)이 동물이라는 유(類)의 한 종류인데
(종은 유의 하위개념임), 이 종이 다른 종과 구분되는 것, 즉 이 사람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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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 그러면서 다른 종과 구분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성이라는 뜻이다. 즉 인간은 종이며 동물은 유며 이성은 종차(differentia
specifica) 이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언저리다”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다”와의 사이에는 분명히 비약이 있으며 이러한 비약을 가능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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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능력을 이성이라고 불렀고 이 능력은 경험으로 부터는 주어지지 않는다
고 보았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라는 사실은 경험으로 확인 할 수
없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추론해 낼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은 매우
신비스러운 것이며 따라서 인간에게 속하지 않는 신성한 무엇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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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인 것처럼) 삼각형이라는 내각의 합이 180도라는 것은 어떻게 알아
냈을까? 두 개의 평행선을 가로지르는 임의의 선으로 형성된 a와 b의 각
(동위각)이 같다는 것은 여러분들이 잘 알 것이다. 다음 맞꼭지각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a와 b가 같다는 것은 어떻게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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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c를 더하면 180도가 된다. 그리고 b와 c를 더해도 180도가 된다. 그러면
a+c = b+c 라는 등식이 성립할 것이다. 여기서 똑같이 c를 빼도 등식은 성립
한다. 따라서 a+b가 된다. 맞꼭지각은 같다는 것이 증명된다. a+b+c가 180도
가 된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동위각과 맞꼭지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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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로서 모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도가 된다는 것을 쉽게 추론해낼
수 있다. 삼각형의 밑변에 병행하는 평행선을 그려보자. b와 b’는 동위각으로
같고 b와 b’’ 맞꼭지각이라서 같다. c와 c’’의 관계도 같다. 그렇다면
a+b’’+c’’가 180도가 된다는 것은 우리는 추론해낼 수 있다. 삼각형의 내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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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이 180도가 된다는 것은 경험적 실측으로 알아낸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명백한 관념의 추론에 의해서 알아낸 것이다. 이 기하학의 이해력 즉 이성이
독립적으로 확보되지 않으면 고등수학은 불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파이)값은
경험적으로 검증될 수 없는 것이며, 그것은 공리적 약속을 기초로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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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머릿속에 들어있는 개념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으로만 계산해 낸 것이며,
결코 경험적으로 실증되는 그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2023.2.4.sat.정리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