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세인트루이스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한 가족 즉-아만다, 그녀의 딸 로라, 아들 톰 사연이 작품의 내용이다.
이들 세 식구는 모두 자신만의 환상 속에서 살고 있다. 어머니는 남부에서 살았던 과거의 화려한 추억 속에 묻혀 있고 아들은 항상 모험 생활을 꿈꾼다. 딸 로라는 다리를 다친 불구의 몸으로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로 자신이 수집한 유리 동물들을 보면서 그 환상 속에서 살고 있다.
로라는 인간적인 미덕의 소유자이다. 청춘 시절의 감미로운 추억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여 어머니의 넋두리를 다소곳이 들어주기도 하고, 새벽에 만취하여 돌아오는 동생을 마중나가기도 하는 심성 고운 여성이다. 어머니는 로라를 위해 신사를 소개해 주지만 로라는 너무나 수줍어하며 현실에 직면하기를 두려워한다. 로라는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유리 일각수의 뿔이 깨어지자 자신의 꿈이 깨어지는 고통을 맞보게 된다.
* 요약 정리
갈래: 비극, 심리주의극
성격: 비극적, 상징적
구성: 전 2부 7장
주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꿈과 좌절, 그리고 내면의 고독
* 이해와 감상
브로드웨이에서의 장기 공연에도 성공한 이 희곡은 작자의 자서전적 요소가 담긴 추억극이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의 내면적인 심리 묘사가 중심을 이룬다. 여주인공 로라의 병적일 정도의 자기 집착과 현실적인 어머니와의 갈등은 곧 이상과 현실의 갈등이기도 하다. 이상과 환상의 세계 속에 살고 있는 로라. 현실적인 세계에 집착하는 어머니 사이의 갈등은 때로는 잔잔하게 묘사되고 있다. 이 극은 상징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므로, 대사의 압축된 표현이나 등장 인물들의 세세한 표현과 동작, 무대 소도구의 배치와 무대 배경도 주목하여 읽어야 한다.
*‘로라'의 분석
‘유리 동물원’에서 로라의 성격은 매우 다정하고 심성이 고운, 미덕의 소우자로 묘사되고 있다. 한 마디로 로라는 유리 처녀다. 자기의 성품이 그래서 인지 유리 동물 수비품 중에서도 로라가 가장 아끼는 동물은 일각수(一角獸)이다. 이 일각수는 로라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왜냐하면, 일각수는 중세기 기독교 전설에서 순결을 상징하는 짐승이기 때문이다. 오직 로라가 두려워하는 것은 현실이다. 그녀는 현실의 틈바구니 속에 자신의 운명을 던져 그것을 스스로 지배할 수 있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 윌리엄스<Williams, Tennessee>(1911.3.26~1983.2.25)
미국의 극작가. 미시시피주(州) 콜럼버스 출생. A.밀러와 더불어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이다. 남부에서 출생하여 불황시대의 세인트루이스에서 불안정한 청춘시절을 보냈다. 미주리대학과 워싱턴대학을 중퇴하고 아이오와주립대학에서 연극을 전공, 졸업하였다. 뉴올리언스에서 호텔 보이와 제화회사의 잡부 등을 하면서 희곡·시·단편소설을 썼다. 최초의 다막극(多幕劇) 《천사의 싸움:Battle of Angels》(1940)은 실패했으나,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면서 쓴 《유리 동물원:The Glass Menagerie》(44)이 시카고에서 상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은 자서전적인 요소가 짙지만 시정이 풍부한 희곡으로서 한 집안이 몰락하는 과정을 추억이라는 베일을 통하여 그린 것이다.
다음 작품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47)로 퓰리처상을 받아 전후 미국연극계를 대표하는 한 사람이 되었다. 이것은 사라져가는 남부의 문화적 전통을 고수하여 고립되고, 욕정을 이기지 못하여 타락하는 특이한 여성상을 창조한 것이다. 그 후에 《여름과 연기:Summer and Smoke》(48) 《장미의 문신:The Rose Tattoo》(50) 《카미노 리얼:Camino Real》(53)을 발표하였고, 이어 성공작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55)로 다시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것은 유산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의 추한 암투와 흥정, 허위로 위장한 인간의 겉옷을 벗기고 집념과 집념이 맞부딪치는 강렬한 쟁투를 그렸다.
이후에는 세속적인 폭력과 타협하지 않고 고독의 껍질에 틀어박힌 예술가 기질의 인물이 패배하는 줄거리를 엮은 이야기를 즐겨 써서 《지옥의 오르페우스:Orpeus Descending》(57) 《지난 여름 갑자기:Suddenly Last Summer》(58) 《청춘의 달콤한 새:Sweet Bird of Youth》(59) 등 격렬한 세계관의 심화를 보였다. 즉 애정의 가치 부정, 약육강식의 사회구조 등을 통하여 인생에 의문을 던졌다. 그 후에 《적응기간:Period of Aduistment》(60) 《이과나의 밤:The Night of the Iguana》(62) 《우유열차는 이제 서지 않는다:The Milk Train Doesn? Stop Here Anymore》(63) 등을 발표하면서 관용과 인종의 정신을 호소하였다. 이 외에도 단막극집·시집·단편소설집 등의 여러 작품이 있고, 작품의 대부분이 영화화되었으며 몇몇 희곡은 한국에서도 상연되어 호평을 받았다.
*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세계
2차 세계 대전 이후 새로 등장한 윌리암스(Tennessee Williams)와 아서 밀러(Arthur Miller)는 침체한 유럽 연극을 누르고 오히려 미국 연극을 세계 연극에 클로즈업시킨 중요한 작가이다. 윌리암스는 남부를 배경으로 현실사회에서 좌절된 인간의 비극을 시적으로 그려 나갔는데, 인물 묘사에 있어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였다. 특히, 여성을 묘사하는 데 묘한 맛을 풍긴다는 평을 받았는데, 그 밑바탕에는 잔혹성과 같은 것이 깔려 있다. 또한, 그의 시적인 대사 표현력은 극적인 분위기와 정서를 무대상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발군의 힘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