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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정겨운 클래식 산책 '
< 파이프 오르간 오디세이 >
-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그리고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
지난 토요일 오후,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의 정기연주회가
있었습니다.
메인디쉬인 '샤를 카미유 생상스'의 음악에
앞서 에피타이저 격인 첫 곡으로,
정교한 색채와 환상, 그리고 위트로 가득한
피에르 블레즈의 '노타시옹(Notations)'이
무려 120명에 가까운 관현악단 총주로
그려졌지요.
이어 두번째 곡으론,
정통 클래식만의 스펙트럼을 넘어서,
재즈와 오페라의 아리아 변주곡을 아우르는
마술사적 색깔의 피아니스트 장이브 티보데가,
이집트 선상 여행 중 작곡된 곡으로,
나일강변의 개구리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생상스의 고혹적인 피아노 협주곡 5번
'이집트'를 협연했습니다.
앵콜 곡으론 역시 프랑스 음악가인 라벨의
몽환적인 피아노 곡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 '를
선사해줬지요.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이 있기에...
기다리고 기다려지던 후반부 프로그램은,
오케스트라가 마치 결투를 압둔 숙연함의
비장미어린 사운드를 토해내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Le Carnaval des
Animaux)'중 '수족관(Aquarium)'의 신비한 선율을
연상케하는 피아노 연주가 상행음형을 달리며,
긴장에 찬 정적 후 파이프 오르간이 웅장한 화음을
뿜어내면서 분위기가 그 절정에 달하는,
바로 생상스의 장대한 교향곡 3번 c단조, Op.78
'오르간’ 이었습니다.
압도적인 전율을 빚어내기에 충분한 이 교향곡에
객원 수석 지휘자 티에리 피셔는 프랑스 특유의
색채감을 맛깔나게 더해줬지요.
일반 오르간 협연으론 결코 마주할 수 없는
가히 파이프 오르간 만의 웅혼(雄渾)하면서도
심원(深遠)한 울림이던데...
롯데콘서트홀에선 'L.Organ 오딧세이' 이름의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무대 위의 이동식 콘솔과 합창석 벽면에 고정되게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 연주이지요.
5천 여개의 금속파이프와 나무파이프,
(제일 큰 것은 7미터 길이에 달합니다만...)
68개의 스톱 , 그리고 4개의 손 건반과 1개의
발 건반으로 이루어진 파이프 오르간을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세계 최고의 Organ Builder인 오스트리아의
'리거(Rieger)사'가 제작했다는 데요,
덕분에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내부의 모습,
특히나 심장부 역할을 하는 '바람상자'의 기능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스톱' 등의 장치가 제대로
안돼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기 위해선,
'칼커터'라 불리는 풀무질 전문가(?)가 대거
동원되곤 했다는데요,
그 당시 영국 런던의 대성당에선 무려 26개 풀무에
70 여명이 달라붙었다고 합니다.
로렌초 다 폰테와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 영화 < 돈 조반니 > 속,
모차르트가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장면에서도 바로 이러한 상황이 연출됐었지요.
1.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Toccata and Fugue)
D단조, BWV 565'
https://youtu.be/oOmcs7FG8OA
: 한스 안드레 스탬의 오르간, 발터하우젠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는
'파이프 오르간 음악' 하면 단연 맨먼저 떠오르는
곡이지요.
https://youtu.be/ho9rZjlsyYY
: 가보 레호트카(Gabor Lehotka) 오르간,
1988
파국적 운명의 팡파레처럼 울려 퍼지는 선율,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 565'...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습니다.
바흐에게 이런 정열적인 면이 있었던가,
깜짝 놀라게 하는 음악이지요.
음표 하나하나가 모두 완벽하고 질서 있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즉흥적인 연주가 자유분방하게 펼쳐지지만,
음표들은 모두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거의 필연적 숙명처럼 느껴지지요.
“그의 두 발은 마치 날개가 달린 것처럼
페달 위를 날아다녔다.
천둥이 치는 듯한 힘찬 음향이 교회에 울려
퍼졌다.”
분방한 충동과 상상력으로 가득 찬 20대 초반
바흐의 젊은 힘과 억센 개성이 넘치는 곡으로,
다행히도, 이 열정 때문에 당시의 가장 엄격한
‘형식’은 다시 생기를 찾을 수 있었지요.
어떠한 종류의 분석도 가능치 않은, 대담한 음향이
넘쳐납니다.
격렬한 토카타에 이어 02:42부터 장대한 푸가가
펼쳐지지요.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는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했습니다.
“태고의 침묵, 온통 주위가 캄캄한데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나온다.
눈먼 미물을 심연에서 건져 올려 공간을
만들어 주고, 눈부신 빛으로 밤을 몰아낸다.”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는 파국적 사랑을 그린 영화
< 페드라 - Phaedra > 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했고,
대지휘자 레오폴트 스토콥스키가 관현악으로
편곡해서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 환타지-Fantasy > 에 피처링하면서
더욱 유명해졌지요.
- http://youtu.be/ax9C29_Gcms
: 레오폴드 스토콥스키 지휘 BBCSO, 1954
2.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 c단조 , Op 78.
생상스의 모든 재능이 성숙한 51세 절정기에 작곡한
제3번 교향곡 '오르간' 은,
오르간의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음색과 음향을
극적인 효과로 살린 곡이지요.
악보에는 '프란츠 리스트를 추모하며' 를 적어
리스트에게 헌정하였습니다.
'오르간 교향곡' 이라 칭하게 된 동기는 그 자신이
당시 최고의 오르간니스트로 이 악기의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오르간 협주곡과 같은 교향곡 형태를 띠고
있는 데다가,
파리음악원에서 오르간을 공부할 때 종교음악의
건축적인 장대함에 충격을 받은 것을 이 작품에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이지요.
'오르간 교향곡' 은 생상스가 말했던
'내가 할수 있는 모든 것'에 포함되는,
하여, 생상스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올 댓 생상스(All that Saint Saens)'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레고리 성가 '진노의 날(Dies Iare)'에 기반한
주제 선율을 곡 전체에서 변화시키며 높은 통일성을
갖게 하는 '순환구조'(리스트의 유산) 또한,
고전적 교향곡의 인상을 지우는 장치로 자리하지요.
이 교향곡은 다른 교향곡과는 달리 형식상
2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순환형식(cycle motive)'으로 되어 있어
한 악장 속에 2개 부분으로 구분,
실제로는 4악장의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교향곡을 구성하는 네 부분을 유지하되
둘씩 묶어 두 악장으로 만듦으로써,
'교향시(Symponic Poem)'나
'환상곡(Fantasy)'처럼 보이게 한 것이지요
이처럼 이 곡에서는 풍부한 경험에 의한 확고한
기술을 기본으로 갖가지 형태를 구사하여,
한정된 형식 속에서 집중된 힘의 질서정연한
구심적 통일감을 이루고 있습니다.
제 1악장
: Adagio-Allegro moderato-poco adagio
1부는 아다지오의 느린 서주로 시작하다가
현악기군이 당당한 풍모로 다가오면서
주제선율이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옵니다.
2부에서는 서정적인 오르간이 연주되는데
오르간의 소리들은 마치 오르간의 파이프
하나하나를 다 열어젖히듯 명징하게 분출되죠.
제 2악장
: Allegro moderato-Maestoso
화려한 스케르초와 푸가 풍의 장엄하고 숭고한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음표들은 새처럼
푸드덕거리면서 날아오르는 듯합니다.
이어서 피아노의 미려한 분산화음이 수놓지요.
마지막은 다시 주제 선율이 현으로 나오다가
오르간으로 이어지면서 현과 오르간은 모두 함께
마지막 절정을 향하여 숨가쁘게 웅비합니다.
- 티에르 에스카이의 오르간
: 파보 에르비 지휘 파리 오케스트라, BBC 프롬스
https://youtu.be/ZWCZq33BrOo
3. 영화 < 차가운 장미 > 예고 영상물
- 프랑스어 버전
https://youtu.be/JC3_UhZrCuQ
향기없는 삶에, '불현듯 스며든 치명적인 향기'를
담아낸 필립 클로델의 영화 < 차가운 장미 >
예고편(Trailer) 외화 버전엔,
생상스의 교향곡 3번 c단조, Op.78. '오르간'
1악장 중 그레고리오 성가(Gregorian Chant)의
선율을 본딴 서주 부분이 비감스런 엘레지 풍의
배경음악으로 흐르지요.
4.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 c단조
-피날레(편곡 조나단 스콧:Arr. Jonathan Scott)
https://youtu.be/Eq_jzx-gLBk
- 티모시 눈의 오르간
피터 토마스 지휘 오클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https://youtu.be/eW-7S9fjyfU
롯데콘서트홀 완공 이전엔 대공연장으로는
세종문화회관의 파이프 오르간이 유일했습니다만,
세종문화회관 메인 홀의 음향 문제와 왼쪽 사이드에
치우친 오르간 위치로 인해
그 사운드 울림의 깊이와 잔향(殘饗)이
매우 아쉬었습니다.
저는 35년 전,
정명훈의 지휘로 KBS교향악단이 연주한
생상스의 교향곡 제 3번 c단조, Op.78, '오르간'을
통해,
파이프 오르간 사운드의 웅대한 위용을 처음
접해봤지요.
피날레에서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며 울려 퍼지는
파이프 오르간의 장중한 음향은 가히 천상의 울림,
황홀한 전율 그 자체로 다가왔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잠을 못이룰 정도로 감격적인
공연이었지요.
안타깝게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아직 파이프 오르간이 없습니다.
물론 합창석 뒷면에 여유 공간이 있습니다만,
파이프 오르간을 완벽하게 설치 완료하기까진
최소한 몇개월이 걸리는 대공사인데다,
공사 기간 중 휴관에 따르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되겠죠...
사실 파이프 오르간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주되는
곡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생상스의 교향곡 3번 c단조,
일명 '오르간'(Organ)을 비롯해,
말러 교향곡 2번 c단조, '부활'(Resurrection)과
8번 E#장조, '천인교향곡'(Sympony of a Thousand),
리스트의 3개의 초상으로 나누어진 교향곡
'파우스트(Faust), S.108 - 괴테에 의한' ,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b단조, Op.58,
'만프레드'(Manfred) 정도이지요.
이외에도 20 여곡에 달하는 헨델의 오르간 협주곡,
바흐의 수난곡(Passion)과 오라트리오, 멘델스존의
오라트리오 등에서도 파이프 오르간이 쓰입니다만,
이들은 대부분 편성 스케일이 작은 '합주협주곡'
(Concerto Grosso) 형식입니다.
아무리 한국 클래식 공연장을 대표하는
'예술의전당'의 품격을 감안하더라도,
이 몇 곡 안되는 파이프 오르간 음악들을 위해
기회 손실을 감수하고 투자하기엔 좀 그렇다고
볼 수 있는 게지요,
(이는 예술의전당 기획 관계자의 답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백번 이해한다 치더라도,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이나
8번 '천인교향곡'의 피날레,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의
피날레 연주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일반 오르간을
대형 스피커에 연결시켜 들을 수 밖에 없어,
매번 무척이나 큰 아쉬움으로 남았었습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견해로,
아쉽지만 오케스트라와 파이프 오르간 협연의 공간은
신생 클래식 공연장인 롯데콘서트홀에 양보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어쨌든 롯데콘서트홀 개관 기념 공연으로 연주된
말러의 교향곡 8번 '천인교향곡' 피날레
'신비의 합창'(Chorus Mysticus) 속,
'영원한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끌어 올린다
(Das ewig weibliche zieht uns hinan)'
코랄과 함께 울려 퍼졌던 파이프 오르간의
그 광휘(光輝)로웠던 음향이란!
마치 우주의 대폭발로 하늘이 열리는,
이른바 '빅뱅의 포효'로 울려왔지요...
5.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Resurrection) 합창 피날레
- 리카르도 샤이 지휘
라히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https://youtu.be/Nkx1gQyfKJc
'Mit Flügeln, die ich mir errungen
Werde ich entschweben.
Sterben werd'ich, um zu leben!
Sterben werd'ich, um zu leben!
Aufersteh'n, ja aufersteh'n
wirst du, mein Herz, in einem Nu!
Was du geschlagen,
Was du geschlagen,
zu Gott, zu Gott,
zu Gott wird es dich tragen!,
'내가 얻은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날아 오르리.
나는 죽으리라, 살기 위해서!
나는 살기 위해 죽으리라!
부활하라, 그래 다시 일어서,
그대, 내 영혼이여, 일순간에 일어서라!
그대가 받은 고통,
그대가 받은 고통,
하나님에게, 하나님에게,
그것이 그대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리라!'
소프라노와 콘트랄토, 두 독창자와 합창단이
뜨거운 포르티시시모로 부활의 주제를 부르고,
마침내 마지막의 가사(?)는 오케스트라에게
넘겨지지요.
하여,
오케스트라는 주제의 첫 선율을 격정적으로
되뇌이며,
파이프 오르간, 그리고 퍼쿠션 악기인 탐탐,
종(鐘)과 함께 어우러지는,
형언할 수 없는 그 찬란한 빛을 펼쳐 놓습니다.
- 구스타프 두다멜 지휘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
https://youtu.be/RONBzkthUjM
6. 말러의 교향곡 8번 제 2부 '파우스트의
마지막 장면'(Schulussszene aus Goethes
Faust ll) 속 '신비의 합창'(Chorus Mysticus)
- 클라우스 텐슈테트 지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https://youtu.be/y5aRbgr0m9U
피날레 즈음,
가운데 부분에 '올 래' 한자인 '來' 글씨가 표시된
퍼쿠션 악기 '탐탐'(징의 일종)이 보입니다.
무엇이 온다는 걸까요?
부활? ,용서?, 은혜 ?
글쎄요...
- 사이먼 래틀 지휘 영국 국립 청소년 오케스트라
https://youtu.be/9WhNn6zxqVg
'신비의 합창(Chorus Mysticus)'
' Alles Vergängliche
ist nur ein Gleichnis;
Das Unzulängliche,
Hier wird's Ereignis;
Das Unbeschreibliche,
Hier ist's getan;
Das Ewig-weibliche
zieht uns hinan. '
' 모든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에 지나지 않으니
지상에서 힘이 미칠 수 없는 것이
이 천상에서 이루어지고
말로 할 수 없는 것이
여기서는 실현되네
영원한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높이 끌어 올린다 '
- 李 忠 植 -
첫댓글 영화 < 페드라 - Phaedra >
-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속
알렉시스의 절규와 추락 장면
https://youtu.be/jCPA0LGOR2M
치욕적인 분노와 패륜의 치정,
그 배반감에 치를 떨며 아들 알렉시스를
두들겨 패는 아버지 타노스...
아버지의 구타로 피투성이가 된
알렉시스는 페드라를 향해 부르짖습니다.
"난 다시는 당신의 얼굴을 보지 않겠어요.
당신이 죽어버리길 바래요!
난 스물 네 살이예요, 그게 전부예요.
스물 네 살요..."
알렉시스는 그의 애마 스포츠카를 타고
좁은 해안도로를 따라 미친듯이 질주하며,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속 선율을
허밍으로 부르면서 절규합니다.
" 페드라!
오, 페드라! "
PLAY
결국 달려오는 트럭을 들이받고
절벽 아래로 추락하며 비극적 사랑을
마감하는 알렉시스...
그렇게,
주제곡으로 처절하게 흐르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와 비극의 서사가
애절하게 어울리는 영화 '페드라'.
감독 줄스 닷신은 그리스 신화의
재해석을 통해
절대 다가가서는 안되는 사랑에 대한
복잡다단한 감정과 미칠 듯한 마음을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 달려라.
애마야, 달리는 거야.
그래, 넌 나의 애마(That's my girl)니까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돼.
음악을 듣고 싶어.
그래, 듣고 싶겠지(Sure you do).
추방당한 사람의 음악을 들어야지.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선율이 흐름)
나의 애마여,
우린 바흐가 직접 건네는 작별 인사와
함께 호송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여!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사람들 말이 맞았어.
너(나)는 알다가도 모를 존재야.
잘 있거라, 그리스의 햇빛이여.
잘 있거라, 바다여.
인정할게요, 존(요한 세바스찬 바흐)!
그녀는 날 사랑했어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페드라가
그랬던 것처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오, 바흐여!
여기에 계세요?
모두 다 당신 음악을 미치듯이 좋아해요.
나도 그리스에서 듣고 있죠.
여기엔 뭐하러 왔을까요?
런던에서 애들이나 돌볼 것이지.
그래요, 따지고 보면 그리스에서
할 일이 있었지요.
페드라와 함께 하기 위해서 아버지를
죽이려 한 거에요.
페드라!
페드라! "
(절벽 아래로 추락하며 '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