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한국기원 2층에서 ‘한국기원 프로기사 입단제도 개선안’ 공청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바둑학원ㆍ도장 원장, 연구생 자녀를 둔 학부모, 프로기사, 기자, 유관기관 관계자 등 약 50명이 참석했다.
이번 개선안을 연구ㆍ발표한 한국기원 산하 바둑발전위원회는 앞서 25일 기자 간담회 때 발표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간략히 요약해 제시했고 이어서 참석자들의 의견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3시에 시작한 공청회는 질의응답 및 의견이 뜨겁게 오고 가 4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참석자 대부분은 연중산발적으로 실시되는 입단대회의 횟수를 줄이고 1ㆍ2명씩 뽑던 인원을 한번에 7~8명씩 뽑자는 의견에는 대체적으로 찬성했으나 연구생 제도를 완전 폐지하고 그에 따라 연구생 리그가 없어지는 데 대해서는 우려했다. 연구생 리그가 없어질 경우에 발생할 프로지망생의 실력 저하를 막기 위해 마련된 대안들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속기 위주인데다 전국 규모의 대회가 적은 아마추어 대회 참가로는 현행 연구생 리그의 높은 질적 수준을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입단인원의 변동이 거의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나왔다. 개선안에 따르면 10명에서 11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입단인원을 늘리는 것을 바둑계 침체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보거나, 일단 늘리는 것을 고려해 보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발위는 입단인원 수가 핵심이 아니라 시스템이 문제라고 대답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럼에도 입단인원 변동은 유연성 있게 바꿔나갈 수 있고 시장의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으로 관망했다.
영재를 선발하는 입단제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의견들이 많았으나 선발 방식에 관해서는 다양한 생각들이 나왔다.
그 밖에 지역연구생과 관련해 지역연구생 제도가 같이 폐지됨에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고 갔다.
공청회 내용
김수장(바발위 위원): 회의를 할 때, 다 성격이 다르고 생각하는 게 다른 5명이 모여 회의를
했다. 누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수용한다는 마음으로 회의를 하자는 걸 전제로 했다. 장점과
단점을 생각을 했다. 나나 최명훈 위원은 프로기사로서 도장하고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순수하게 폄하하지 않는 마음으로 의견을 제시해 해주길 바란다. 확정안은 아니다. 그전에 보
완할 게 있으며 하자는 것이며 총회에 밀어붙이자는 생각이 아님을 확실히 해둔다.
최명훈(바발위 위원): 지금 연구생 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지난해 새로운 안을 만들었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연구생 사범으로서 느끼는 보완점을 생각하다가 지금 개혁안의 결론에 이르게 됐다. 연구생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이 어린 학생들이 잘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김정열(바둑도장 원장): 연구생 제도 폐지는 한국기원 정관에 어긋난다. 개혁안을 내기 전 연구생과도 토론 내지 의견 수렴도 없었다. 또 연구생 리그는 행복추구권 박탈이 아니다. 같은 논리라면 각종 고시, 자격증 시험 등은 모두 행복추구권 박탈이다. 연구생 제도 하에서도 학생들은 스스로 진퇴 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연구생 제도 때문에 한국기원을 원망하지 않는다. 리그가 없다면 (자신의 성적에 대한) 판단 기준이 흐려져 더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바둑의 침체는 연구생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입단 문호가 좁은 것과 입단 후 복지가 여의치 못한 것에 있다. 훌륭한 연구생 제도를 보완하고 유지하면서 개선안을 찾는 것이 보다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준열(대한바둑협회 전무이사) : 지방은 오히려 연구생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프로가 10명밖에 없다. 경북은 하나도 없다.또 고령화되어 활동이 미미하다. 연구생제도가 없어진다면 더욱 심각해진다.
천풍조(프로기사): 정관에 위배된다. 정관에 의하면 한국기원은 바둑 문화를 창달하는 단체다. (개선안은) 승부를 가열화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천재기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천재라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며 도태되기도 하며 처음에 재능이 안 보이다가 나이가 들면서 발휘되는 사람도 있다. 내가 프로기사가 될 때 프로기사는 도인이지 승부사만은 아니었다. 프로기사라면 누구나 젊을 때 좋은 기보를 남기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보급도 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친교도 맺는다. 지금 천재기사라 해서만 중시해서는 안 되고 프로기사들은 기술적인 면만 늘리는 게 최고 선의 가치를 둔 것이다. 강한 기사들이 많이 양산되더라도 도태되는 사람이 있다. 살아가면서 바둑계에 업적을 남기는 것이 프로기사다.
신병식(전 SBS 논설위원): 현재 연구생 제도는 주말 리그 순위 결정전이 되고 있다. 신인 프로기사를 발굴하려면 한국기원이 도장이 하고 있는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 연구생 제도 폐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김학서(학부모): 내가 몇 조ㆍ몇 위인지 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모른 채로는 자기 수준도 모른 채 덧없는 도전을 할 수밖에 없다. 자기 실력도 알고 실력이 느는 것을 알면 공부도 열심히 할 것이다. 고등학교 시험을 하나도 치르지 않은 채 대학입시를 바로 치르는 것과 같다. (상위조가 목표가 되는 것에 관해서는) 내 자녀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도 모르고 부모가 자녀를 바둑에 완전히 맡길 수는 없을 것이다. 연구생 수가 너무 많으면 줄이면 된다. 운영의 비효율성을 막으려면 입단 인수를 늘리면 된다. 김연아도 학업을 제대로 수행 못하고 올인 했다.
심우상(대한바둑협회 사무국장): 평일에 10시간 공부시키는 게 문제지 주말을 이용하는 것은 찬성이다. 도장은 학교공부를 시키면서 바둑공부를 시키는 방향으로, 연구생 제도는 보완해서 유지하는 방향으로 하길 바란다.
최규병(바발위 위원): 한국기원은 첫째로 프로기사를 위한 단체다. 둘째가 보급이다. 그 과정에서 연구생 제도도 나온다. 우리가 일단 최강을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프로를 교육시키는 것이다. 연구생은 아마추어다. 한국기원은 지난 30년간 연구생들을 마치 프로기사인 것처럼 꽁꽁 묶어놨다. 또, 60년대에 만들어진 정관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정관 때문에 입단제도나 연구생 제도를 개혁할 수 없다면 그것이 더 문제다.
나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 아들도 프로기사를 지향한다. 실력을 모른 채 바둑을 둔다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구생 제도가 확실하게 그 아이의 실력을 알려주지 못한다. 한국기원에서 연구생 폐지에 따르는 다른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첫째, 오픈전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15명에서 20명까지도 참여를 시키고 있다. 일정한 성적이 나오면 입단을 시킨다. 두 달에 한 번 꼴로 프로기전에 참가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체제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나아가 입단대회 시드나 특례까지도 준비 중이다. 대바협에서 연간 수많은 아마대회에 협력한다. 연구생들은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생 제도가 폐지되고 그 대회들에 참가한다면 자기 수준을 아는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박덕수(바발위 위원): 학부형은 (개선안에) 무조건 찬성할 줄 알았는데 놀랐다. 내 아이가 프로를 지망하고 있다면 포기시킬 것이다. 평균 6년 이상이 걸려 대입보다 더 치열하고 시간과 정력을 뺏기는 그 제도에 아이를 집어넣고 싶지 않다. 더구나 100% 입단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결론적으로 지금 이 순간에는 이것을 없애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의무와 선택은 다르다. 김연아가 주말에 의무적으로 훈련해야 한다면 지금의 김연아는 있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연구생 제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열에서 올라가는 제도다. 이런 상황에서 입단지망자는 줄게 마련이다. 위가 줄면 아래도 준다. 최강국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최강국을 지향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바둑 활성화를 위해서다. 고수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아직은 아니기 때문이다. 100명씩 혹은 200명씩 입단한다면 오히려 지망자가 더 줄 것이다. 이미 오픈전 등 열린 체제로 가고 있는 마당에 우리 아이들은 더욱 닫힌 체제로 가고 있다. 처음에는 도장이 거의 없었고 한국기원이 가르쳤다. 하지만 도장들이 그 기능을 가져갔다. 프로가 된 후에는 공부를 안 한다. 아마추어 모든 기전에 참가할 수 있다면 주말도 바쁠 것이다. 9개월간 공부하다가 2개월간 입단을 준비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주말은 가족과 놀러가고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계획을 짜서 공부할 수 있는 식으로 자기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김학서(학부모): 지방에서 올라와 아이에게 밥을 해 먹이며 바둑을 가르치고 있다. 억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바둑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김진환(바발위 위원ㆍ사회자): 왜 연구생이 됐느냐는 질문에 80%가 바둑이 좋아서. 두 번째가 너는 기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릴 때는 좋아서였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어쩔 수 없어서라는 것이다. 현재 체제로는 연구생을 다니지 않으면 프로기사가 될 수 없다. 이제는 연구생 제도라 하면 바둑은 도장에서 배우고 한국기원은 리그에 붙여주는 브로커 역할을 할 뿐이다.
나종훈(인천지역연구생사범): 연구생 수가 많다면 수를 좀 줄이고 한국기원의 교육이 부실하다면 강화시켜 공부시키는 것도 생각해보자. 지금은 여기 내용은 삭막할 정도로 (연구생 제도)없애는 데 치중하고 있다. 연구생들이 서울 경기 일대에 즉 중앙에 모여 있다.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분할을 해 지역으로 분배하고 핵심 인원의 연구생들만 본원에 넣을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계획이 있을 수 있다.
김수장(바발위 위원): 약 10년 동안 지속된 지역연구생의 취지는 지역발전을 위해서였다. 뽑히면 지역에 내려가 봉사하는 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을 올라간다. 실력 수준이 떨어지기도 한다. 서울에 사는 연구생들을 지방으로 가라 하면 가지 않을 것이다. 수련할 시설도 없다. 입단대회를 지역에서 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최고의 인재를 뽑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만약 어린 영재들을 뽑는 제도가 활성화되면 지역 활성화가 가능해진다. 지역 강자의 레슨을 통해 강해질 수 있다. 연구생 제도가 폐지되면 지방 사범들이 손해를 보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재 제도 때문에 더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과도기에는 제시된 안대로 뽑지만 영재선발 인원을 더 확장할 수도 있다. 지금 안대로라면 도장보다는 바둑교실이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다.
최명훈(바발위 위원): 예전에는 톱기사가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시대였다. 그런 기사들의 그늘 아래서 허리도 단단해졌다. 중국은 인위적으로 조금씩 어린 기사를 많이 뽑는다. 한상훈 3단을 보라. (입단 초 대단한 성적을 올렸지만 늦은 나이로 입단한 탓에) 지금 팍팍 치고 올라가지 못한다. (나이 어려 입단한) 박정환, 강동윤은 고비를 넘고 나서 정상의 반열에 들지만 늦게 입단한 경우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김지석이 박정환에게 연패하는 이유도 그런 데서 찾는다. 적어도 연관이 깊다. 영재 입단 제도가 가장 괜찮은 대안이다.
김정열(바둑도장 원장): 한국기원이 연구생 제도를 운영한 지 오래됐다. 처음 목적은 기력 향상이었다. 연구생 리그는 기력 연마의 장소다.
김수장(바발위 위원): 서정갑 이사장은 “한국 바둑의 앞날을 위해서라면 어린 쪽에서 입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때는 한국기원이 연구생을 가르칠 정도였지만 지금은 한국기원이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내가 이 현행 연구생 제도를 만들었다. 지금은 이 기능이 좀 퇴색했다.
최규병(바발위 위원): 수많은 학생들이 입단에 실패하고 있다. 1등만이 입단하고 있다. 개정안처럼 7명~8명씩 뽑으면 운이 작용하지 않는다. 연구생 제도를 그대로 놔두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뭔가 연구생에게 조금이라도 특혜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나이가 찬 학생들이 입단할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 문제다.
김희용(바둑도장 원장): 연구생 리그는 훌륭하다. 입단제도는 그대로 가고, 연구생제도도 그대로 가길 바란다. 지금 제도 하에서 모든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게 진짜 영재다. 박정환 8단은 특별한 기회를 타고 입단하지 않았다.
한종진(프로기사): 입단이 늦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사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는 찬성할 수 업다. 외려 군대 때문이다. 난 이성재 같은 천재를 본 적이 없었다. 윤성현 등이 군대를 다녀오면서 쇠락했다. 어린 아이들끼리 붙어서 빛난다면 영재가 아니다. 만약 그렇게만 따졌다면 나도 영재였다. 1조를 통과했을 때 진짜 영재다. 후배들이 군대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는 걸 본다. 한국기원이 어린 영재들을 뽑아서만 아니라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일에도 힘을 쏟아줬으면 좋겠다.
김진환(바발위 위원ㆍ사회자): 현행 연구생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좋은 이유를 말해보자.
나종훈(인천지역연구생 사범): 내가 어릴 때는 프로기사들 기록하고 복기하면서 바둑실력을 늘렸다. 연구생 제도가 생긴 뒤로는 서로 경쟁하면서 한판 한판 바둑 실력을 쌓아가는 걸 보면서 좋다고 생각했다. 기력증진이 도움이 됐다. 공식시합은 기력 증진에 매우 도움이 된다. 기존의 아마추어 대회가 50개쯤 있지만 실질적으로 속기로 일관하는 감각위주의 바둑이다. 지금 연구생 바둑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심혈을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김희용(바둑도장 원장): 연구생 리그는 진검승부를 할 수 있게 하고 자기 자신의 수준을 알 수 있는 잣대가 된다.
심우상(대한바둑협회 사무국장): 다른 스포츠 제도도 상비군 제도를 두고 있다. 우리 연구생 제도가 다른 단체에 비해 상비군 제도 역할을 훌륭히 해오고 있다고 한다. 축구도 유소년ㆍ 중고등ㆍ대학 상비군이 있다. 도장에서 리그 등으로 실력을 키워가겠다고 했지만 학교가 아니라 도장에서 하면 음성적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국가를 대표할 선수들을 육성하는 제도로 유지해야 하고 이런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스포츠 쪽 부분은 대한바둑협회와 자료를 공유했으면 좋겠다.
최규병(바발위 위원): 진검승부 부분은 일부 공감한다. 그렇게 훌륭한 기사를 키우자는 것이지만, 입단제도를 손보자는 것은 바로 이 점에서다. 6년, 7년씩 진검승부를 하지만 프로가 되지 못하는 기사가 많다. 입단 문호 넓히면 속편하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아니다. 제도적으로 진검승부를 하고도 입단을 못했을 때, 1인자가 꼭 입단하는 것이 아니다. 7명씩 뽑으면 다 입단한다.
김희용(바발위 위원): 연구생 제도는 유지하되 입단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찬성이다. 연구생 제도에서 상위 시드 정도로만 혜택을 주는 것이 좋겠다.
김진환(바발위 위원ㆍ사회자): 연구생들에게 주어졌던 혜택을 전부 없애도, 그래도 연구생 제도를 유지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런 것이라면 이 내용을 추후에 더 논의해보자. 참고로 연구생에게 혜택을 줌과 동시에 개혁을 할 수는 없다는 점을 밝힌다.
박덕수(바발위 위원): 바발위 위원들도 오로지 연구생 제도 폐지를 염두에 두고 개혁안을 만든 게 아니다. 폐지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생각해보자. 공통분모를 찾아내보자.
이상훈(바둑도장 원장): 연구생 제도 폐지에 찬성이다. 저변 확대가 가장 큰 문제다. 그걸 위해서는 입단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이 연구생 제도에 만족하고 있는지가 의문이다.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추어 대회들이 속기 위주에다 진검승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한국기원이 진검승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면 된다. 영재 선발 문제 이야긴데, 연구생 폐지가 되면 영재 기준이 다시 애매해진다. 자꾸 뽑으면서 실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우려가 있다. 어린 아이들이 입단을 하는 것이 작게 나마 어린이 바둑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 생각은 한다. 연구생 제도 폐지가 너무 급박하다면 조건부(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여지)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보급 문제에 관해서는, 여류기사들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현재 여자 프로기사의 수가 적다. 입단자 수를 늘려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요점은 과감하게 입단자 수를 늘려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라는 것이다.
김진환(바발위 위원ㆍ사회자): 지역바둑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강준열(대한바둑협회 전무이사): 서울 및 수도권에 프로 95%가 거주한다. 지역에서는 프로기사들의 활동이 미미하다. 입단자 수도 지역연구생에서 한 명 뽑는데, 전체 20명쯤으로 늘려서 해서 지역에도 넉넉히 배정했으면 좋겠다. 11명 갖고는 해결되지 않는다. 40세 이상이 단수당을 받고 있는데, 지금부터 입단하는 프로기사에 한 해서 단수당을 폐지하면 재정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입단자를 늘리면 영재를 뽑는 것도 다 해결되는 문제다.
김진환(바발위 위원ㆍ사회자): 연구생 제도가 없어지면 지역에서 서울에 오는 것도 자율에 의한 것이 될 것이다. 최소한 영재입단으로 지역에서 충분히 교육환경이 활성화된다면, (지금은 본원에 의해 지역교육활성화가 어렵다). 큰 틀에서는 활성화가 목적이지만 지금처럼 한 명을 뽑는다고 해서 지역이 활성화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나종훈(인천지역연구생지도사범): 지역연구생은 기력 면에서는 미진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학진학 시 연구생 경력을 인정받는다. 즉 대학에 진학하는 데 좋은 여건을 조성하는 중요한 사안이 된다. 지역에서는 연구생을 입단만을 위해 연구생을 하는 학생들은 소수다.
김진환(바발위 위원ㆍ사회자): 당장 올해부터 연구생 수시모집 선수선발을 안하고 다른 포인트로 학생들을 뽑겠다고 하면 방금 말씀하신 내용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갈 수 있다. 지역활성화와는 별개가 되는 결과가 된다. 가산점이 문제가 되는 거라면, 대학에서는 다른 대회를 통한 포인트를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심우상(대한바둑협회 사무국장): 지역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서울로 올라가는 게 문제다. 바둑이 스포츠화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각 지역이 고루 활성화되어야 한다. 지역에서 활동할 이른 바 ‘지역프로기사’가 필요하다.
김진환(바발위 위원ㆍ사회자): 지역에서 뽑았다 해도 관리가 안 되면 본인이 다시 서울로 올라온다. 논의가 더 필요하다.
나종훈(인천지역연구생지도사범): 지역연구생 제도를 포기하면 지역에서는 누구도 프로 지망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일치감치 포기를 하게 만드는 길이다. 바둑은 배우다가도 말 것이다.
그 이후엔 바둑과 영영 이별이다. 그 학생이 어른이 되었을 때 바둑과는 멀어져 있다. 궁극적
으로 바둑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진환(바발위 위원ㆍ사회자) : 입단자 수나 특별 입단자 수에 대해서도 말해 보자.
김희용(바둑도장원장): 영재 선발이 연 1회로 되어 있는데 이를 전 후반기로 나누어 하자.
조국환(바둑도장원장): 방법적인 면에서는 영재 대회를 따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입단 인원도 늘려주었으면 좋겠다.
박덕수(바발위 위원): 영재를 왜 별도로 뽑자는 의견인가를 말하자면 현재 나이에서 뛰어난 아이들을 뽑는다는 의미다. 현행 제도는 검증하는 상대가 선배들에게 달려 있다. 친분 등으로 조작의 위험도 있을 수 있다. 2명을 뽑는 것이 꼭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시스템을 바꾸고 나서 그때 수를 생각해 보아도 늦지 않을 것이다. 입단인원에 관해서는 향후 시장의 원리에 맡기는 게 어떠냐는 것이다.
특별입단제도도 좀더 세부화하고 유연성 있는 제도로 바꾸자. 지역연구생 이야기, 외국인 입단도 계속적으로 보완해가겠다는 의지다. 해마다 입단제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상시 입단제도위원회에서 그걸 연구하고 적용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변수들은 아직 연구가 많이 되지 않았다. 무턱대고 늘리는 것이 맞는지는 생각해야 한다. 프로기사들이 많아 생색내기로 한 명 늘렸구나 하는 개념이 아니다. 일단 이 안이 통과되고 나면 많은 아이디어들이 계속 속출할 것으로 본다.
또 두 번으로 나누게 되면 숫자가 다시 줄어들게 된다. 1년에 두 번 준비해야 하는 점도 버거울 것이다. 큰 이벤트화 하는데도, 입단자를 관리하는 데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입단 후 관리도 한 번에 하는 게 유리하다. 그게 지망자를 더 늘리는 길이라고 여겨졌다.
김정열(바둑도장 원장): 기존 연구생 리그를 없애면 기존 연구생들의 긴장감이 상당히 풀어질 것이다. 이렇게 뽑은 입단자들이 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생들은 한 번에 목표를 이루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성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바연 등과 유사한 리그를 유치한다고 하는데, 연구생 리그만큼 진지한 대회가 없다. 이런 리그를 다시 만들 수 있을까 미지수다.
박덕수(바발위 위원): 그럴 수도 있다는 길도 열렸다는 것이다. 프로지망자들은 주말 레슨도 받을 거고 대회에 쫓아다니는 사람 등 기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매진하는 사람들도 증가할 것이다.
김정열(바둑도장 원장): 사적인 교육은 확실한 성적표를 주지 못한다. 오류와 독단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김진환 (바발위 위원ㆍ사회자) : 연구생 특혜를 주지 않는 것이 무방하다면 순기능을 남긴 채 연구생 리그를 지속하는 방안도 없지 않을 것이다. 입단제도 운영위원회에서 계속 좋은 의견을 들을 것이다. .
박병규(바둑도장 사범) : 여자 지망자가 너무 없다 11명을 뽑는데, 남자는 9명, 여자는 2명이다. 여자는 40명 중 2 명이다. 여자가 더 활동영역이 넓다. 또, 연구생 리그제에 대한 대안이 뚜렷하지 않다. 속기에 치중된 수많은 아마추어 대회와 연구생 리그는 무게감이 다르다.
박덕수(바발위 위원): 기력 증진 방책은 미리 밝혀 두지 않은 것이 있다. 준비 중이다.
김진환(바발위 위원 ·사회자): 입단제도 운영위원회에서 제도들의 정비할 것이다. 지금 개혁안은 골자만 말씀드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