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라가 중심인 프로그램의 제목을 비올라의 옛이름 '비올'을 따서
한자로 "비올(飛兀)밤"이라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오케스트라 협연악기로서 비올라의 한계를 뚜렷이 보여줬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들은 비올라의 윤택한 저음은 매력적이었다.
'월클'이라는 지인의 표현대로 실력, 무대매너, 오케스트라 친화력 등 빠지는 게 없었다.
전반부 버르토크 비올라협주곡에 이어, 후반부 비올라 협연의 교향곡 '이탈리아의 헤롤드'까지
사실 독주자에게는 쉽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는데, 훌륭히 소화한 연주였다.
지인의 표현에 따르면 이런 연주를 '차력쇼'라고 하는데, 이걸 가능하게 했던 괜찮은 연주자였다.
(지휘자가 비올라 출신이다보니 가능했던 섭외라고 한다.)
재미있는 장면이 좀 있었다.
1부 마지막 앵콜 순서에 지휘자가 직접 비올라를 잡고 독주자와 듀오로...진기한 장면이었다.
2부 이탈리아의 해롤드 1악장의 표제가 '산속의 해롤드'인데
독주자없이 연주를 시작해서 비올라 파트가 등장할 즈음 무대 저편에서 비올라가 서서히 등장하더니
산속에서 주변을 살피듯 오케스트라 뒷쪽 오르간 방면을 보며 걸어오면서 주제 선율을 연주하던 장면,
참신한 발상이었다.
마지막 4악장, 비올라 독주 파트를 마치자마자 허둥지둥 입장 반대쪽 무대로 사라지는 연주자.
클라이맥스에서 비올라 독주 소리가 들렸는데(내 좌석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무대뒤쪽 2층 객석으로 이동해서 마지막 독주 파트를 연주하느라 그랬던 거 같다.
홍석원이 떠난 뒤로 상임지휘자가 공석인 부산시향
삼십대 중반, 지휘 커리어를 시작하는 원석 이승원을 잡기를 바란다.
오늘 비인기 레퍼토리로 이 정도 소리를 만들어낸 걸 보면 미래를 보고 투자할 만하다.
10월의 부산시향 정기연주회, 대전시향 여자경은 어떤 라흐마니노프를 들려줄까?
첫댓글 부산 시향의 잠재력을 한껏 뽑아낸 명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