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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인과와 타키온 교환을 통한 물질의 상호작용*
현 남 규**·양 영 웅***
현대물리학이나 고전물리학에서 인과성 문제가 제기된다는 것을 보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물리학자들
은 그 문제를 풀기 위하여 동시인과의 개념을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 논문에서 인과관계를 논의함에
있어서 계기인과와 동시인과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안하였다.
비록 흄이 모든 원인은 결과보다 앞선다는 의미의 인과성의 개념을 가졌지만, 칸트는 자연에서는 대부분의 원인들이 그
결과들과는 동시적이라고 주장했다. 인과성 문제는 철학에서조차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타키온 교환을 통한 입
자들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공부함으로써 동시인과의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주요어】인과성, 연기, 동시인과, 타키온
1. 여는 말
물리학의 장론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매개 입자들의 흡수와 방출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그때 교
환될 수 있는 입자는 에너지는 없고 운동량만이 있다고 보여지는 타키온(무한대의 속도로 추정됨)이
라고 생각된다. 타키온이 도입되면, 로렌츠변환의 경우와는 달리, 초광속 로렌츠 변환 관계에 의하여
결과 사건이 원인 사건보다 먼저 발생한다고 보는 관찰자가 항상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인과관
계는 한층 더 복잡한 양상을 띨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동역학 이론에서 인선과후(因先果後), 인과동시
(因果同時) 및 과선인후(果先因後)의 가능성 모두를 받아들일 경우에 원인이 결과보다 먼저 발생한다
는 흄의 가정과는 다른 관점에서 인과성에 관해 논의해야 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흄이 제시한 조건이
인과관계에 관한 논의에서 절대적이지 않다면, 원인은 결과보다 앞선다 는 조건을 결과가 원인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 라고* 이 논문은 2001년도 제주대학교 발전기금 학술 연구비에 의하여 일부 연구되었다. 2000년 11월 서울대학교에서
열렸던 제13회 한국철학자연합대회 2000의 과학철학회 분과에서 미시물리학적으로 본 타키온 교환과 인과성 문
제 란 제목으로 발표된 논문을 토대로 하여 이 논문을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제목 및 내용을 많이 수정 보완하였
다. 당시 논평을 맡았던 양형진 교수의 좋은 논평과 토론 참석자들의 진지한 토론에 감사드린다.
** 제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
) 현남규(1999) 및 현남규·양영웅(1999) 에서 이러한 논의를 하였다.
수정하고 나서 계기인과 와 동시인과 를 함께 내포한 조건하에서 인과성에
관한 논의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많은 학자들이 타키온의 존재성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의에 부합되는 철학적인
논의와 결부시켜 타키온을 도입한다는 것은 설득력을 잃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키온을 도
입한다고 해서 기존의 물리학 체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물리학 체계가 빛보다 느린 속력을
갖거나 빛의 속력을 갖는 물질계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타키온 물리학은 빛보다 빠른 물질에 관한
물리학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타키온 물리학을 물리학 이론에 도입할 경우 지금의 물리학 이론을 확
장시켜서 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물리학적 이론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이론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센(Sen)이 끈이론(string theory)을 사용하여 brane 과 antibrane 에서
의 타키온 응축 ) Sen(1998).
에 관한 이론을 1998년에 발표하고 난 이후, 요사이 우주론 분야의 입자물
리학 이론에서 타키온에 관한 논의) 연구 논문들을 검색하기 위하여 공개되고 있는 전자 문서 보관소(arXiv.org)에 들어가서, high energy physics-theory
부문에서 제목(Title)을 Tachyon이라 치면, 2001년 한 해에 입자물리학 이론 분야에서 Tachyon이라는 단어가 제목
으로 들어 있는 논문으로서 이곳에 등록되어 있는 것은 63건이다.
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물리
학자들이 타키온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빛보다 빠른 입자가 존재해서는
안 될 분명한 물리적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존재할 수 없는 주된 이유는 물리적
인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과성을 위배한다는 철학적인 이유에서일 것이다. 따라서 인과
의 시순과 동시인과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잘 언급되지 않는 철학적인 주제를 다룬 몇 가지
사례를 드는 것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
2. 인과의 시순과 동시인과
원인은 결과보다 앞선다 는 흄이 언급한 인과의 시순에 대하여 철학에서도 이러한 관점과
는 다르게 논의한 예가 있는지에 대하여 우선 살펴보고자 한다. 라이헨바흐는 원인과 결과를
시순에 의하여 구분하는 것이 불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인과관계는 만일 ∼라면, ∼이다 라는 관계로 표현되므로, 인과관계는 같은 유형의 사건이 반복해서 일어나
는지 시험해 봄으로써 증명된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가 설명해야 할 것은 원인과 결과를
어떻게 구별하느냐는 것이다. 원인은 관련된 사건 중 먼저 일어난 사건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못될 것이다. 왜냐하면 시간 질서를 인과 질서에 의해 정의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간 질서와는
무관하게 원인과 결과를 구별하는 기준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Reihenbach(김희빈(1994)), 172-3.
그뿐만 아니라 그는 인과관계는 예외 없는 반복을 일컬을 뿐이며, 원인과 결과가 연결되었다는 생각
조차도 불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인과 법칙과 단순한 우연의 일치를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반복밖에 없으므로, 인과관계의 의미는 예
외 없는 반복을 주장하는 진술로 표현된다. 인과관계가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 원
인과 결과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 즉 결과는 원인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의 기원은 의인화된 생각이므로 불필요한 생각이다. 인과관계가 의미하는 것은 만일 ∼라면 ∼이다 라
는 것뿐이다.) Reihenbach(김희빈(1994)), 182.
라이헨바흐의 논의만을 고려해 보더라도, 원인과 결과에 대하여 원인은 결과보다 항상 앞
서야 한다 는 시간 순서에 관한 언급은 고정 불변의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렇다고 해서 원인은 결과보다 나중에 발생한다 는 가정을 세운다면 그것은 인과에 대한 용
어의 적합성 여부부터 논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 인과는, 수학에서의 극한
의 개념을 생각해 보더라도, 그 두 가지 경우의 경계 영역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철학적으
로도 반드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여기서 동시인과에 대한 흄과 칸트의 견해를 살펴 보자. 흄은 어떤 특정의 원인이 특
정의 결과를 필연적으로 낳는다는 인과의 필연적 연관성 은 부인하였으나, 원인이 결과보다 앞선다
는 것은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흄(Hume)은 모든 대상이 서로 원인 또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실제로 인과관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8개의
일반적인 규칙을 정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보았는데, 오늘날에 있어서는 대개 다음의 네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
야 한다고 보고 있다. (1) 원인과 결과의 관계는 불변하고 일정한 것이어야 한다. 언제든지 동일한 원인이 있을
때에는 동일한 결과가 불변하게 또는 일정하게 일어나야 한다. (2) 원인과 결과는 공간적으로 근접된 것이어야
한다. 두 사건이 멀리 떨어졌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인과관계를 갖는 한 공간적으로 어떤 접근이 있어야 한다.
(3) 원인과 결과는 시간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 원인은 결과보다 앞서며, 원인과 결과 사이의 시간적 사이가 오
래다고 할지라도 일의(一義)적인 시간의 계속 사이에 일어난 것이어야 한다. (4) 원인과 결과의 관계는 비대등
성을 띠어야 한다: 원인과 결과의 관계는 뒤집을 수 없다고 본다.[Hume(1978), 173-176; 이준호 역
(1994),186-88; 김준섭(1966)]
흄과는 달리 인과관계의 필연성을 인정하는 칸트로서는 원
인을 작용이나 힘의 개념과 연관시키는 것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원인을 작용이나
힘에 의해서 규정하려는 것은 개념의 뜻을 밝히는 분석에 지나지 않는 동어 반복에 불과하므
로) 박정하(1998), 104.
, 시간적 선행성을 원인을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경험적 기준으로서 본다는 점에서 칸트는
흄과 동일하다.) 박정하(1998), 105.
흄의 입장에서 보면 계기인과는 서로 다른 순간에 존재하는 현상들의 관계인데, 계기인과가 성
립하기 위해서는 인과관계를 이루는 두 사건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서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독
립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린 경우, 돌을 던진 사건과 유리창이 깨진 사
건 사이에 서로 필연적 연결 관계는 없다. 왜냐하면 공을 던져서 유리창을 깨뜨릴 수도 있고, 돌을 던
졌지만 유리창이 안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지 그 두 사건은 시간적으로 연이어 일어났고 공간
적으로 근접해 있을 뿐, 존재론적으로는 별개의 독립된 사건들인 것이다. 그런데 동시 인과는 동일한
순간에 존재하는 사물들의 관계로서 전혀 별개의 종류이다. 한 순간에 다른 것의 작용을 받고 바로
다음 순간 다른 것에 작용하는 원인으로 이루어진 세계와 한 순간에 작용을 받으면서 동시에 작용하
는 원인으로 이루어진 세계의 모습은 전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흄과는 달리 칸트는 두 가지 인과가 함께 존재하는 세계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을 뿐
더러 실제로 경험되고 있다고 보았다.) 칸트가 제시한 동시인과의 사례: (1) 실내에는 외기(外氣)에는 없는 따스함이 있다. 나는 그것의 원인을 사방으로 찾다가
더워진 난로를 발견한다. 그런데 원인인 이 난로는 결과인 실내의 따스함과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원인과 결
과 사이에 시간상으로 아무런 계열적 후속이 존재치 않고, 도리어 그것들은 동시적으로 존재한다. (2) 속이 채워진 쿳숀(이
불) 위에다 공이 놓여 보조개가 생겨 있거니와, 공을 내가 원인으로 본다면, 이 원인은 결과(보조개)와 동시에 존재한다. 그
러나 나는 양자를 양자의 역학적 연결의 시간 관계에 의해서 구별한다. 내가 쿳숀 위에 그 공을 가져다 놓을 적에, 그 쿳숀
의 이전의 평탄한 형체에서 보조개가 생기나, 그러나 쿳숀 위에(무슨 까닭에서인지 모르지만) 보조개가 있었다 해도 쿳숀
위에 납으로 된 공이 생기지는 않기 때문이다. [Kant(1956); 최재희(1974), 205-206]
즉, 칸트는 작용하는 원인의 대부분이 그것의 결과와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에 있어서 작용하는 원인의 대부분은 그것의 결과와 동시적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결과들이 시간
적으로 후속 하는 까닭은 그것의 전(全) 결과를 한 순간 에 실행할 수 없는 데에 기인한다. 그러나 결과가
처음 발생하는 그 순간에 있어서는 결과는 언제나 그 원인의 인과성과 동시에 존재한다. 왜냐하면 원인이
일 순간 전에 존재하기를 중지했더라면,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터이기에 말이다) Kant(1956); 최재희(1974), 205-206.
.
그래서 칸트는 양자의 공존 가능성을 부정하기보다는 하나의 원리에 근거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박정하(1998), 110
즉, 흄이 동시인과 를 거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라고 본) 박정하(1998), 106
반면, 칸트는 동시인과 를 일단
인정한 뒤에, 이것을 흄처럼 계기인과와 개념적으로 독립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계기인과의 한 특수
한 형태로 파악하려 했던 것이 칸트의 전략이다.) 박정하(1998), 109
그런데, 동시인과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한 예도 있다. 원인과 결과를 대칭
관계로서 간주하느냐, 반대칭 관계로서 간주하느냐에 의하여 원인과 결과가 동시에 발생한다거나 시간
적 선후 성을 지니고서 발생한다거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일 원인과 결과를 상호조건적인 대칭관계
로서, 혹은 함수 관계에 있는 것으로서 설명한다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으므로 동시에 발생
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과성에 관한 논의 중에서, 인과성을 반대칭 관계로서 간주하던 것이 이제까지의 일반적인 통념이었던
것도, 인과성이 그 본성상 그러한 관계이기 때문에 라고 하기보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인과성을 논의할
경우에 큰 불편이 없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즉, 인과성을 반대칭 관계로서 간주하고 있는 것은 실용적 정
당화의 설명을 지닌 것으로 판명된다. 물론 테일러를 비롯한 몇몇 학자들이 이러한 기왕의 통념에 이의를
제기하고 상호 조건설을 제시하게 된 것은, 인과성을 무엇이라고 규정하느냐 에 따라서, 이제까지의 견해와
는 다른 접근 방식도 있을 수 있음을 보인 것이라고 하겠다. 이와 같이 하여 원인의 규정과 같은 인과성에
관한 논의는 주관성의 개재가 불가피하며, 일반적으로 해당 시기에 과학자 공동체에서의 공공성에서 얻어진
상호 주관성 안에서 성립된다고 하겠다.) 안건훈(1986), 108-9.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인과성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대칭 관계이거나 또는 반대칭 관계에 의한 분
석만을 주장하고 있고 그 둘을 전부 고려해서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불교철학의 아비달마의 철학에서는 인과관계에 관한 이론) 인과관계에 대한 이론들은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방식에 따라 발생인과 이론(generative theory of causality)
과 계기인과 이론(successive theory of causality) 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발생인과 이론에서 원인은 결과를 발생시키는
실질적인 능력으로 간주하는 것에 반해 계기인과 이론은 원인을 보통 어떤 사건이나 상태 앞에 오는 것으로 간주한다. [박
정하(1998), 103.]
을 논의함에 있어서 계기
인과와 동시인과를 선택적으로 다루지 않고 다종·다양하게 얽혀 있는 인과관계 중에서 이것들
은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논의되어지고 있다.) 아비달마 철학에서는 모든 인과관계를 6인5과(六因五果)로 정리하고 있다. 육인에는 (1)능작인(能作因), (2)구유인(俱
有因), (3)상응인(相應因), (4)동류인(同類因), (5)편행인(遍行因) , (6)이숙인(異熟因)이 있으며, 오과에는 (1)증상과(增
上果), (2)사용과(士用果), (3)등류과(等流果), (4)이숙과(異熟果), (5) 이계과(離繫果)가 있다. 그런데 6인과 5과 사이
에는 능작인―증상과, 구유인―사용과, 상응인―사용과, 동류인―등류과, 편행인―등류과, 이숙인―이숙과의 인과관
계가 있다. 이 중에서 능작인―증상과의 경우에는 인·과가 동시인 경우도 있으며 또한 이시(異時)인 경우도 있으므
로 인이 과를 주는 것은 인이 현재에 있을 때도 있고 인이 과거로 가 버린 경우도 있다. 구유인―사용과와 상응인―
사용과의 경우에는 인과가 동시이기 때문에 과를 취하는 것은 그대로 과를 주는 것이다. 즉 인이 과를 취하는 것
도 현재에 있어서이며, 과를 주는 것도 현재에 있어서이다. 동류인―등류과, 편행인―등류과 및 이숙인―이숙과의
경우는 인과 과가 시간을 달리하며, 인은 과거에 있으면서 과를 주며 , 과를 미래로부터 현재로 가져오는 것이다.[우
에야마·사쿠라베 (1990), 66 - 71.]
유식학에서는 종자에 내포된 6가지 의미) 전7식이 합작하여 일종의 선, 악업을 지은 후에 그 영향력이 아뢰야를 훈습하여 그 안에 인상(印象)을 남겨 응보를 받지 않
고서는 마멸될 수 없으니 이 인상을 이름하여 훈습 또는 종자라 하는데, 성유식론 에 의하면 종자에는 여섯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1)찰나멸의(刹那滅義), (2) 과구유의(果俱有義), (3) 항수전의(恒隨轉義), (4) 성결정의(性決定義), (5)대
중연의(待衆緣義), (6) 인자과의(引自果義).[ 방륜(1993), 147-8. ]
중의 과구유의(果俱有義)에는 동시인과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종자가 비록 성숙하여 현행되지만 현행의 시간 내에서 순간 순간마다 종자의 성능은 결코 소실되지 않으
며, 항상 그것과 서로 부합하여 현행(現行)하므로 모든 현행은 모든 종자의 공능(功能)에 의해 표현된 것이
다. 복숭아나무에 비유하면, 복숭아나무의 가지, 꽃, 열매와 최초 한 톨의 핵(씨앗)은 긴밀한 관계가 있어서,
핵이 비록 변멸(變滅)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남긴 잠력(潛力)은 일체의 가지, 잎, 꽃, 열매와 더불어 모두 동
시에 존재한다.) 방륜(1993),145.
이와 같은 논의로부터 원인은 항상 결과에 앞서야 하므로 동시인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일
반적인 인식에 대한 정당성은 철학적으로도 확보될 수 없다. 수학에 있어서 어떤 정리가 성
립될 수 없다는 것을 엄밀하게 증명하지 않더라도 이 정리를 적용시킬 수 없는 적절한 반례
(反例) 하나만을 제시해도 증명이 된다. 마찬가지로 여기서 제시한 몇 가지 예만으로도 이러
한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로서는 충분하다. 특히 아비달마 철학이나 유식학에서는 계기인과
와 동시인과를 전부 고려해서 처음부터 인과관계를 논의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논의가 바탕
이 되고 있는 불교철학에는 전반적으로 이 두 가지 인과의 개념이 동시에 고려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물리학에 있어서도 계기인과만이 인과에 대한 유일한 논의이므로
동시인과에 대한 논의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3. 물리학에서 제기되는 인과성 문제들
자연에는 중력·전자기력·강한 핵력 및 약한 핵력이란 4 종류의 힘이 존재한다고 하였으나 이제는
중력상호작용·전자기상호작용·강상호작용 및 약상호작용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 상호작용이란 용어
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서로 다른 두 개체들 간에 글루온 등의 매개 입자들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영
향을 주고받는다고 할 수 있다.) 물리학에서는 제일 간단한 상호작용의 문제로서 2체 문제를 다룬다.
따라서 상호작용이란 관점에서 보면 이들 중에 그 어느 하나가 영
향력을 행사하기만 하고, 다른 하나는 그 영향을 받기만 한다고 할 수는 없는 대신에 서로에게 동시
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는 입장에서 동역학 이론을 전개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따
라서 이러한 경우에 인과성에 관한 논의를 함에 있어서는 원인이 먼저 발생하고 결과는 나중에 생긴
다고 전제하기보다는 인과가 동시에 성립 가능하다는 개념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러면
고전물리학이나 현대물리학 분야에서 이것과 관련시킬 수 있는 인과성에 관련된 어떤 문제가 제기되
고 있는지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고전역학에서 논의되는 물리 법칙들은 시간에 대해서 대칭인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원인
과 결과의 발생 시간 순서 문제에 관련된 인과성 문제에 관해서는 반대칭의 관점을 취하고
있는 실정인데, 그렇게 해야만 할 당위성에 관한 설명은 이직도 명확하지 않다) 만약 인과 문제에 있어서 대칭인 경우를 생각한다면, 결과가 원인보다 먼저 발생하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받
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초광속 로렌츠 변환을 고려한다면, 어떤 초광속 관찰자는 이 경우에도 원인과 결과가 동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타키온 물리학을 도입할 수 있다면 물리학 영역에서도 대칭 관계에 의한 인과성 논의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 생각된
다. 이러한 문제는 고전전역학뿐만 아니라 물리학의 전 분야에서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맥
스웰(Maxwell) 방정식은 시간에 대하여 대칭) Rohrlich(1965), 248-51.
이므로 과거에서 미래로 뿐만 아니라 미래에
서 현재 및 과거로 신호가 전파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나 후자의 경우는 안 된다고 하고 있
다.
고전역학과 함께 고전물리학의 초석이 되고 있는 고전전자기학 이론에 볼 수 있는 인과성
문제를 살펴보자. 복사 반작용을 고려한 하전입자의 운동 방정식에서는, 하전입자가 외부의
힘이 정지한 그것에 작용하기도 전에 미리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선가속(preacceleration) 현
상이) Rohrlich1965), 177.
나타난다. 즉, 가해 준 힘을 원인이라 하고 그것에 따라 나타나는 가속 운동 상태를
결과라고 한다면, 원인보다 결과가 먼저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선가속 현상을 제거시키기 위하여 조르그(Sorg)가 새로운 이론 모형을 세우
는) Sorg(1974), 664.
등 여러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기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러한 인과성 위배 현상에 대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석이 있다. 그 중의 하나로서 휠러
(Wheeler)와 파인만(Feynman)이 공동 저자로 1945년에 발표한 한편의 논문) Wheeler & Feynman(1945).
중의 복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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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체 이론) 하전입자의 운동방정식은 시간에 대한 3계 미분방정식이므로 초기 조건이 3 개가 필요한데 그 중에 둘은 시간 에서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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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와 속도에 의해서 주어진다. 서로 충분히 떨어진 상태에서 원천(source)에 대하여 천천히 움직이는 하전입자들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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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진 우주의 흡수체에다 나머지 한 개의 경계조건을 두면 아주 짧은 시간 간격( 초 정도)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과성
위배 현상이 비물리적 현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하는 등의 복사의 흡수체 이론을 여러 사람들이 논하였다.(현남규(1983) 참조)
이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나 그걷도 이 문제에 대하여 완전한 해
결을 본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고전물리학의 토대가 되는 고전역학 및 고전전자기학 이론에서도 인과성의 문
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었음을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곳에서 언급하여 잘 알고 있듯이
현대물리학의 기반을 이루는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은 물론 최근에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비선형동역학 분야에서도 인과성 문제가 역시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어
있음을 차례로 간략하게 살펴보자.
양자역학에서는 질점이나 속도는 물론 가속도와 같은 고전물리학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기
본개념도 없이 물리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이것은 질점의 현재의 위치나 속도를 알면 과거
나 미래의 운동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고전역학의 경우에는 제
기되지 않았던 확률 해석이라는 문제를 처음부터 야기시켰다. 이는 아인슈타인 등에 의하여
1935년도에 발표된 논문에 의거하여 명명된 EPR 역설을 야기시켰는데, 이 문제는 인과성
문제와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아직까지도 그 근본적인 해결을 보지 못한 상태이다. 물론 인
과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양자역학적인 응용이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오늘날
세상에 널리 보급된 컴퓨터나 TV 등의 다양한 전자 제품들도 양자역학의 원리를 응용한
반도체 기술의 결과로 탄생된 것들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성이론의 경우에도 인과성 문제가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제기되었다. 그는 물체의 속
력은 빛보다 작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보통의 관찰자가 원인과 결과라고(또는
물체의 방출과 흡수) 할 수 있는 사건들이 물체의 속력이 빛보다 빠를 경우에는 초광속 관
찰자에 있어서는 그것과는 정반대로 원인이었던 사건은 결과로, 결과였던 사건은 원인이라
고 볼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빛보다 빠른 초광속 입자를 타
키온 ) 에너지가 E이고 운동량 p인 어떤 입자를 생각하자.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이 양들은 다음 공식을 만족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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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만약 같은 입자가 다른 기준계에서 관찰된다면 그것의 에너지와 운동량 성분들은 다를 것이나, 그 값들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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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만족시켜야 함을 말한다. 이 식에서 인 경우는 양성자나 전자 등의 보통의 입자들이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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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식인데 이러한 입자들을 bradyon이라고 하며(Banard & Sallin(1969)), 인 경우는 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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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중성미자 등이 만족하는 식인데 이를 luxon 이라고 한다.(Bilaniuk & Sudarshan(1969))
인 경우는 초광속 입자들이 만족시키는 식인데 이를 tachyon이라고 한다.(Feinberg(1967))
이라고 하며 타키온에 관한 물리학을 타키온 물리학 이라고 한다. 지난 1960년대 말
에서부터 1980년대 초까지 이탈리아의 일부 물리학자들을 중심으로 하여 타키온 물리학이
깊이 연구되었다. 그 연구 결과들을 보면 타키온 물리학이 학문적으로 결함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인과의 시순의 문제와 같은 철학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타키온
물리학이 물리학계에서 아직까지도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지난 20세기 후반에는 컴퓨터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하여 복잡계에 대한 동역학
적인 기술이 비선형동역학으로 체계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선형 동역학 이론
에서 볼 수 있는 혼돈 이론에는 장기간의 예측이 곤란하다는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면 우리가 기술하고 있는 서술세계는 현실세계를 정확
하게 기술하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만약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서술세계는 현실세계인 자연현상과는 관련이 없는 수학적인 체계화에
불과한 동역학계가 되므로, 엄격한 결정론을 따른다고 보는 고전역학적인 기술을 복잡계에
적용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문제가 직접적으로 제기되게 된다.
이와 같이 현대물리학의 토대가 되는 학문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고전물리학의 주요 분야들
에서조차 인과성 문제가 예외 없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
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4. 미시·거시 물리계와 동시·계기인과
앞에서 보았듯이 상호작용이란 관점에서 보면, 미시적인 물리계(2체 문제 등)에서는 동시인과
를 허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고전물리학이 적용되는 정도의 거시적인 다체계에서는 동시인과
에 대한 이러한 논의를 하기가 힘들어 지는 경우가 많다. 미시 세계에서는 안 나타나거나 별로
영향력이 없는 현상들이 거시 세계에는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탱크 안에 막으로 분리된
파란 잉크 물과 하얀 물이 있을 때 서서히 이 분리 막을 제거하면 연한 청색의 물이 되지만 그
반대의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분자나 원자의 차원에서의 두 물체의 충돌
문제에서는 이런 문제가 제기될 수 없다고 논하면서, 파인만(Feynman)은 미시적인 논의와 거시
적인 논의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한편에는 파란 잉크 물을, 그리고 반대편에는 잉크가 없는 하얀 물을 한 탱크 안에 막과 같은 것으로 분리시켜 담은 뒤, 서서히
분리 막을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그 물은 한쪽은 파란색, 다른 쪽에는 하얀색으로 분리된 채로 시작한다. 잠시 기다리다 보면,
파란 물과 하얀 물이 서서히 섞이기 시작해, 얼마 후에는 색깔이 반반으로 잘 섞인 연한 청색으로 된다. 그것은 전 체적에 걸쳐
서 50대 50으로 색깔이 골고루 퍼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 기다려 본다 해도 이 물이 저절로 다시 원래의
모습과 같이 분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저절로 반대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어떤 단서를 제공한다. 분자들
을 관찰해 보자. 만약 우리가 파란 물과 하얀 물이 섞이는 영화를 본다고 하자. 거꾸로 필름을 돌리면, 균일한 물에서 출발하여
점차로 두 종류의 물들이 분리되는 - 실제로는 불가능한 - 그 모습은 매우 우습게 보일 것이다. 이제 모든 물리 학자들이, 실
제 비가역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어떤 것인가를 보기 위해, 원자들을 하나하나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사진을 확대해
보자. … 그 사진에서 뽑아 온 어떤 하나의 충돌 장면을 보자. 영화에서는 이 원자들은 서로 다가와서 충돌한 다음, 방향을 바
꾸어 멀어져 간다. 만약 이 장면을 거꾸로 돌리면 이전 장면에서 충돌 후에 멀어져 갔던 방향으로부터 온 두 개의 분자들이 충
돌해서 원래 왔던 방향으로 다시 멀어져 간다. 물리학자들은 그들의 예리한 시각으로 모든 것을 재어 본 후 그것은 좋아, 물리
법칙에 합당하군. 두 분자들이 이 쪽으로 와서 부딪치면 이쪽으로 튀어 나가겠군. 이라고 할 것이다. 그것은 가역적이다. 그러므
로 분자 충돌의 법칙은 가역적인 것이다. 따라서 너무 자세히 관찰한다면 여러분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 하나
의 모든 충돌은 절대적으로 가역적인 것인데, 거꾸로 필름을 돌려 영화로 보면, 분자들이 최초에 청-백-청-백으로 균등하게 섞
인 상태에서 출발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청색의 분자와 백색의 분자가 서로 붕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이 청색 분자
가 백색 분자로 저절로 분리되는 것과 같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며 그럴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 거꾸로 상영되는 영화를
자세하게 관찰하면 모든 충돌 하나하나는 아무 이상도 없다.[Feynman(1992), 111-2.]
그런데 미시 세계의 극단인 소립자를 연구하는 입자물리학자들이 거시 세계의 극단인 우
주론을 동시에 연구한다는 것은 분석의 방법이 극도로 발달한 이 시기에 무엇인가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다. 그런데 우주를 통째로 연구할 수는 없으므로 소립자와 우주 사이에 있는
수 많은 물질적 대상들을 계층별로 나누어서 연구하는 방법이 잘 알려져 있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들을 중심으로 한 계층 구조) 소립자(Elementary Particles) ↔ 원자(Atoms) ↔ 분자(Molecules) ↔ 세포소기관(Organelles) ↔ 세포(Cells) ↔ 조직
(Tissues)↔ 기관(Organs) ↔ 기관계(Organ Systems) ↔ 개체(Individual Organisms) ↔ 개체군(Populations)↔군집
(Communities)↔ 생태계(Ecosystems)↔생물군계(Biomes)↔생물권(Biospheres) ( Kirk etc.(1978), 20.)
뿐만 아니라, 범위를 더 넓히면 이와 비슷한 계
층 구조를 유사하게 되풀이하는 저 넓은 우주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각 계층마다 상호
작용이 서로 다른 경우들이 있다는 것을 고찰해 보자. 소립자 크기의 차원의 아주 짧은 거
리에서는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나 이들 크기보다 많이 벗어나면 영향력이 거의 없는 강상호
작용이 있다. 원자, 분자나 고분자들의 차원에서도 이들의 크기보다 훨씬 많이 떨어지면 원
자핵과 전자들 또는 전자와 전자들과 같이 하전입자들 사이에 서로 작용하는 전자기상호작
용이 매우 약화되어서 중성적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원자핵과 전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전자
기상호작용과 함께 작용할 때에 영향력이 매우 미약한 중력상호작용도 이것들이 모여서 중
성적으로 작용하는 차원에 이르러서는 다른 어느 상호작용보다도 이것이 각각에 더 많은 영
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개체의 수준에 이르면 그것들을 구성하고 있는 소립자의 수는 매우
많아져서 개개의 소립자들의 거동을 일일이 추적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게 되어 버린다. 따
라서 강상호작용은 원리상 우리의 경험 세계에 나타날 수 없고, 19세기 이후에야 발전기가
발명되었으므로 18세기 이전만 해도 일상생활 하는 가운데서 사람들은 전자기상호작용의
혜택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원인이나 결과에 대한 개념은 18세기보다
훨씬 전에 정립되었으며, 인과성의 개념 또한 그렇다. 따라서 오늘날 초경험적인 초미시 세
계나 초거시 세계를 정량적으로 언급하면서 경험 세계에서 정립하였던 인과성의 개념을 그
대로 적용해야만 한다고 전제한다면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가능성은 적지 않을 것이다. 사
과가 떨어지는 사건을 한 가지 예로 들면서 설명해 보자. 이전의 관점으로 보면 지구의 중
력에 의하여 사과가 아래로 떨어진다는 설명이 가능하였다. 즉 지구의 인력이 원인으로 작
용하여 익은 사과가 떨어지게 하는 결과가 초래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똑 같은 사건에
대하여 상호작용의 관점에서는 이것과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즉 사과가 사과나무에서 저
절로 떨어질 때에는 지구가 사과를 끌어당겼기 때문에 사과가 지구를 향해서 운동하였을 뿐
만 아니라 사과 역시 지구를 끌어 당겼기 때문에 지구도 사과를 향해 아주 조금은 움직였다
고 표현해야 옳다. 그러나 사과의 이동 거리에 비해서 지구의 이동 거리는 너무나 작기 때
문에 그것의 움직임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감지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의 물질들은 주로 원자나 분자에 있는 전자들의 운동
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들은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데에 알맞은
에너지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태양 빛이 결국은 이 지구상의 생명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중성미자는 빛과 같이 정지 질량이 0으로 알려져 있고 우주에 매우 많이 있지만 ,그
에너지가 생명체를 구성하는 원소들을 더 높은 에너지 상태로 여기 시키기에는 적당하지 않
아서, 그것이 생명의 원천이 되는 물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우리가 물리학 이론을 세우고 실험적으로 이것을 검증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우리가 모르
는 사이에 이러한 빛이 적지 아니한 영향을 미치거나 어떤 한계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
을 고찰해 보자. 어떤 사람이 밤에 밖에서 일을 보고 나서 집으로 들어가면 스위치를 눌러
서 우선 전등을 켠다. 그러나 전등에서 나온 불빛이 부딪쳤기 때문에 종이가 퉁겨 나가거
나 컵이 날아가는 경험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자에 빛을 비추면 전자는 빠른 속도로 퉁
겨 나갈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어떤 존재의 형체나 색깔 등을 인식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눈을 뜨고 밝은 곳에서 어떤 사물을 보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그때 밝은 빛이 비추어
진 눈에 있는 망막이 좌우로 크게 요동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망막을 이루는 물질들
속에 있는 결코 적지 않은 전자들과 입사된 빛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하여 우리는 사물
현상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소리를 인식하는 경우도 귀와 매질인 공기의 진동과
의 사이에 성립되는 관계이지만 빛의 경우와 유사하다. 전자와 빛과의 관계는 대칭적일 수
있지만 전등 빛과 망막 사이의 관계는 대칭적일 수 없다. 우리가 저것은 빨간 사과라고 생
각할 때 대뇌에서 빨간빛이 나와서 사과가 있는 쪽을 향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어떻든 경험 세계인 거시 세계에서 통용되는 계기인과의 개념을 미시 세계에서도 똑 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미시 물리학을 다룸에 있어서는 계기인과와는 다른
인과성 개념을 적용할 필요가 있는데, 필자들은 이러한 대상에는 동시인과의 개념도 계기인
과와 동시에 적용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5. 타키온과 동시인과
물리학 이론의 여러 분야에서 반대칭 관계만을 가지고 인과관계를 논하므로 써, 특정한
시-공간 영역에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인과성 문제가 발생되고 있으므로 대칭 관계에 의
한 논의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에 대한 물리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타키온을 도입하여 설
명할 필요가 있다. 물론 타키온이 현재 물리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는 물리적 실체
는 아니나, 지난 몇 십년 간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그러한 입자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면 간략하게 타키온에 대해 살펴보자.
19세기 말엽에 독일의 물리학 Journal 들에 발표된 초광속 입자에 대한 연구 논문들 중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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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영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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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영역으로 어떤 입자를 가져올 수 있다고 1889년에 발표한
헤비시드(Heaviside) 및, 1904-5년에 전자의 전하가 어떤 체적 내에 분포되어 있다면 초광속
이 물리적으로 가능하다고 논한 좀머펠트(Sommerfeld)의 견해들이 주목할 만한 것들이다.
그러나 빛보다 빠른 속도의 물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인한, 1905년에 발표된 아인
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을 연구하고 나서, 좀머펠트는 초광속 입자의 존재 가능성에 관한
그의 견해가 잘못됐다는 결론을 얻었다.) Miller(1981), 118-119.
이렇게 하여 1962 년에 수다르산(Sudarshan)과
그의 공동 연구자들에 의하여 초광속 입자의 존재성에 대한 논의가 설득력 있게 제기되기까
지) Bilaniuk, Desphande, and Sudarshan (1962).
그것의 존재성이 부인되었던 주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속력이 증가함에 따라 그 물체의 질량도 증가하게 되는데, 빛의 속력에 이르러서
는 질량이 무한하게 되므로 에너지 또한 무한하게 된다. 따라서 무엇이 물체를 가속시키던
지간에 빛의 속력까지 가속시키기 위해서는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므로 어떤 물체를
빛보다 느린 속력에서부터 빛의 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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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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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가속시킬 수가 없다. 또한 정지 질량을 불변
량으로 하면 빛보다 빠른 물체들은 허수의 에너지를 가지므로 이는 실수의 에너지를 갖는
물체들과 에너지를 교환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들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Feinberg(1968).
둘째는, 초광속 입자의 세계선이 공간꼴(space-like)이기 때문에 특정 관찰자에게 있어서
는 신호가 과거로 보내어져서 신호를 보내기 전에 이미 신호를 받는 일이 발생하여 인과성
에 위배되는 논리적인 모순성의 문제이다.
그러나 입자물리학이 발전됨에 따라 소립자들이 쉽게 생성·소멸되는 사실들을 알 수 있
었으며, 상호작용 과정에 있어서 에너지 등이 불연속적으로 변한다. 빛은 생성되어 소멸할
때까지 항상 빛의 속력을 갖듯이, 항상 빛보다 빠른 입자의 생성과 소멸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빛의 속력의 장벽을 넘어서기 위한 무한의 에너지를 공급할 필요
가 없다.) Feinberg (1968),
따라서 이러한 조건하에서 에너지가 항상 운동량보다 작기만 하면 질량·에너지
및 운동량들은 실수 값을 가지며, 보통의 입자처럼 에너지가 운동량보다 큰 경우에는 허수
의 정지질량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고전역학에서 다루고 있듯이 질량 m은 매개변수이고,
어떤 속력의 입자에 대해서는 그 양을 직접 측정해야 할 상수가 아니다. 다만 측정할 수 있
는 에너지와 운동량에 의하여 표현되는 정지질량의 제곱만이 측정 가능한 양으로 볼 수 있
다. 이와 같은 논의는 시간에 대해서도 적용시킬 수 있어서) Bilaniuk, Desphande, and Sudarshan (1962).
항상 빛보다 빠른 속력을 갖
는 입자의 존재를 가정하는 한 그 첫 번째 부정의 이유는 극복될 수 있다.
두 번째의 인과성 위배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의 역설들이 논의되었다. 즉 특수상대
성 이론에서 논의되는 공간꼴 영역(spacelike region)에서는 로렌츠(Lorentz) 변환에 대하여
시순의 불변성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초광속 변환된 좌표계에서는 변환되기 전의
좌표계에서 원인이었던 사건이 결과였던 사건보다 나중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과성의 역설은 여러 학자들이 다양한 상황을 예를 들어서 논의하였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들을) Recami(1986), 64-76.
몇 가지 들면 다음과 같다.
ⓛ 톨만-레게(Tolman-Regge) 역설: 1917년 톨만(Tolman)은 초광속으로 신호가 전달될 수 있다면 과거를 향
해 통신이 가능한데, 이러한 역전화(antitelephone)는 허용될 수 없다고 함으로써 초광속 입자의 존재가 논
리적으로 모순을 포함하고 있다고 논하였다.
② 에드몬드(Edmond) 역설: 왼쪽에 타키온 레이저가 있고 오른쪽엔 표적 꽃이 있으며 짧은 지렛대가 측면에
나와 있는데 이를 당기면 레이저가 작동하여 속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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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강한 타키온 빔이 나오는 x 축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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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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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속도로 움직이는 로키트를 생각하자. x축 방향을 따라 떠 있는 무수한 우주인들이 각자 숫자 판을 돌려
13번이 나올 때, 그와 동시에 로키트가 그의 앞을 통과하면, 로키트 측면을 당겨서 레이저를 작동시켜서 타
키온 빔이 발사되고 발사된 모든 타키온을 맞은 꽃이 산산조각이 난다고 하자. 그런데 로키트 내에 탄 관찰
자는 타키온 펄스가 레이저에서 꽃으로 가는 것을 볼 것이다. 그러나 로키트 속도가 충분히 느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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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관계가 성립하면, 우리들이나 우주 비행사는 모두 레이저가 발사된 후에 꽃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볼 것이나, 로키트가 충분히 빨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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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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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관계식이 성립하면, 우리는 반타키온의 펄스가 꽃에
서부터 레이저로 가는 것을 본다: 즉, 꽃이 먼저 부서지고 나서 레이저가 발사된다. 따라서 레이저를 발사시
킨 우주인은 꽃으로 오는 반타키온을 레이저가 곧 꿀꺽 삼키는 것을 본다.
③ 벨(Bell)의 역설: 타키온을 발사함으로써 완전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 즉, A가 기소 당함이 없이 B를 죽
이고자 한다고 가정하자. 그가 우연히 목격자 C와 함께 B를 보게 되었을 때, B와 C가 위협을 느껴서 속
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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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
└─┘
로써 달아나기 시작하자마자 B의 머리를 향해 타키온 권총을 겨눈다고 하자. 그때 그는 타키온 총
알의 속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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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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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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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 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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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되도록 선택한다. A에 정지한 기준계에서 보면 그 타키온은 곧 B 의
머리를 맞추어 B를 죽게한다. 그렇지만 목격자 C는 B의 머리에서부터 반타키온이 나와서 A의 권총 속으
로 흡수되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입장은 B도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피라니(Pirani) 역설 및 카디롤라-르까미(Cardirola-Recami) 역설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원인이 원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과보다도 시간적으로 앞서야
한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고 해석할 수 있는 아인슈타인 인과율
에 위반되므로 오늘날 대부분의 물리 학자들은 빛보다 빠른 입자가 세상에 존재할 수 없
다 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아인슈타인은 전기 신호들이 결코 빛의 속력보다 빨리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이것
을 일반적인 원리라고 추측했다.(이것은 마치 각운동량 보존 법칙을 한 곳에서 증명한 것에서부
터 우주의 나머지 현상에 이르기까지 그 법칙이 적용된다고 보는 추측 게임과 똑 같다.) 그는 그
것이 모든 것에서도 적용되는 진실이며, 중력에 있어서도 진실인 것으로 추측했다. 만약 신호가
빛의 속력보다도 빨리 전달될 수 없다면, 순간적으로 힘이 미친다고 기술하는 것은 매우 불충분
한 것으로 판명된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이 중력을 일반화함에 있어서 뉴턴의 물리학을 기술하는
방법이 적절하게될 가망이 없으며 엄청나게 복잡한데 반하여, 장의 방법은 산뜻하고 간단하며,
최소작용원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나중의 둘 중에 어느 하나로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Feynman(1965), 53-4.
그런데 지난 1962년에 수다르산(Sudarshan) 등이 초광속 입자가 존재해서는 안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Bilaniuk etc.(1962), 718.
이래, 지난 1980년대까지는 많은 물리학자들이 타키온에 관
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타키온 물리학자 들조차 인과성 위배
문제에서 원인과 결과의 시순만은 유지시켜 보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그 대신에 필자는
타키온의 도입으로 인하여 동시인과에 대한 해석을 매우 간결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
다.) 현남규(1999), 56-57.
(1) 우선 당구공과 같은 두 입자가 탄성 충돌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질량 중심 좌표계
에서 보면 그것들은 운동량만을 교환하는 바, 교환되는 것이 실제의 입자라면 에너지 교환
없이 운동량만을 교환할 수는 없다. 따라서 탄성 충돌할 때 교환되는 입자는 타키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질량과 운동량이 서로 다른 두 입자 A, B 들이 탄성 충돌할 경우에는 음수의 값을 갖는 4차원-운동량의 제곱에 해당하는 것
을 교환하는데, 여기서 음수라는 것은 충돌시 타키온을 교환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즉, 탄성 충돌 시에는 타키온이 교환된다
고 볼 수 있다. (주창근· 홍한식(1972), 13) 따라서 탄성 충돌 시 타키온을 주고받음에는 방출과 흡수를 구분할 수 없으므로
문자 그대로 상호작용인 것이다. 따라서 어느 한 쪽이 일어나지 않으면 다른 한 쪽도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물리학계에서는 타키온이 실재하는 입자로서 받아들여지지는 못
하고 있으므로 장론의 입장에서 탄성 충돌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가상 입
자(virtual particle)로서 타키온의 존재를 논박할 이유는 아직 없다.) Jue(1973), 1757.
특히 타키온의 방출
이 제어할 수는 없고 자발적으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라고 한다면 인과성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호작용할 때 매개되는 가상 입자로서의 타키온의 역할까지 부정
될 이유는 없다.
우리가 미시 물리학에서 소립자들의 발생 현상에 익숙한 것처럼, 만약에 보통의 두 입자 A 와 B 사이에 자
발적이며 제어 불가능하게 타키온이 교환된다고 한다면, 이러한 모든 (인과성 역설) 문제들은 자동적으로
(간단하게) 풀린다.) All problems are automatically(simply) solved if we adopt the conservative attitude of assuming the tachyon exchanges
between two bradyonic bodies A, B to be spontaneous and uncontrollable, as it happens in microphysics(as far as we
know). (Recami(1986), 76)
따라서 탄성 충돌할 때 매개되는 타키온들의 속도가 무한대가 될 수 있어서 그것들이 방출
되고 흡수되는 시간의 간격을 무시할 수 있으므로 두 입자들은 동시에 상호작용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에다 인과 문제를 적용한다면 탄성충돌 할 때는 동시인과 가 적
용된다고 생각한다.
(2) 전자기학의 경우에는 쿨롱(Coulomb) 법칙과 두 개의 하전입자가 접근하는 아주 간단
한 경우를 예로 들어 이 문제를 설명해 보고자 한다. 쌍생성의 원리에 의하여 갑자기 어느
지점에서 서로 반대되는 부호의 전하를 띤 입자가 광자로부터 생겨난 후에 짧은 시간이 지
난 다음에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때 그곳으로부터 1광년보다 멀리 떨어
진 별에 전기를 띤 입자가 있다면, 매우 작기는 하겠지만 그 시각에 쿨롱의 힘) 정전기학에서는 두 입자들이 전하를 띤 상태로 일정한 거리에 떨어져 있으면 전기적인 힘이 작용되는데 쿨롱 법
칙을 쓰면 이러한 전기적인 상호작용을 시간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으로 기술할 수 있다. 만약 둘 중의 어느 하나
라도 전하를 띠지 않는다면 쿨롱 법칙은 성립되지 않는데, 이때에 두 전하들의 전하량이 많거나 적은 것 등에는
무관하고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취급된다. 예를 들면, 한쪽의 전하가 매우 많고 다른 쪽의 전하가 무시 가능하다
고 하더라도 그 두 입자들의 질량 중심을 기준으로 하여 서로 밀거나(서로 같은 부호의 전하를 띨 경우) 당긴다(
서로 다른 부호의 전하를 띨 경우)고 해석해야지 가벼운 쪽이 무거운 쪽으로 끌린다거나, 그것에서 멀어진다고
해서는 안 된다.
이 그 별에
있는 입자에 바로 작용하는 것이지 1년이 지난 후에 작용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쿨롱 법칙
에서는 시간에 의존하는 항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론에 의하면 신호는 빛보다 빨리 전
달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는 없다. 이것도 타키온을 도입하여 설명한다면
이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타키온은 무한한 전파 속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또한 이곳에서 쌍생성된 입자들과 별에 있는 입자들 사이에 동시 상호작용이 가능하므로
이것은 동시인과 의 또 다른 적용 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3) 전자기학에서 2체 문제로 알려져 있는, 서로 접근하고 있는 같은 부호의 전하를 띠고
있는 두 입자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서로 가까워짐에 따라 그 두 입자들은 감속되므로 전
자기파를 내게 된다. 이때 어느 한 입자만이 전자기파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며, 또한 상대 입자가 낸 전자기파를 서로 흡수한다. 즉, 전자기파
가 어느 한 입자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두 입자가 동시에 대칭적으로
발생된다고 해석된다.) 전자파의 발생과 흡수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경우는 매우 간단한 경우로 볼 수 있으나 특수한 조건을 주었을 때에만
복잡한 미분방정식의 해가 수학적으로 존재한다( Driver(1979), 1098; Hoag·Driver(1990)의 논문 등에서)는 정도의
수준에서 연구되고 있다.
이것도 인과적으로 해석한다면 동시인과 라고 해야 할 것으로 생각
한다.
이와 같이 타키온을 도입함으로 인하여 까다로운 인과성 문제에 대한 보다 쉬운 설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타키온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물리적인 논의도 긍정적인 입장에서 원점
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다.
6. 맺는 말
현대물리학에서 뿐만 아니라 고전물리학의 토대가 되는 학문 분야들에서도 인과성 문제가
다양한 형태로 제기되었음을 보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논의를 하기 위해
서는 인과의 시순과 동시인과에 대한 기존의 것과는 다른 관점에서 철학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지부터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와 관련된 논의를 했던 몇 가지 예들을 먼저
살펴보았다.
그런데 흄이 동시인과를 거부했던 것과는 달리 칸트는 계기인과와 동시인과의 양자의 공존 가능성
을 하나의 원리에 근거해서 설명하려고 했으나 이를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앞선 논의에서 반대칭관계에 의한 인과성의 분석뿐만 아니라 대칭관계에 의한 분석도 철학적
으로는 가능한데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흄의 앞서 가정했던 원인은
결과보다 앞선다 는 인과관계에 관한 조건을 결과가 원인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 라고 수정하여 제
의함으로써 인과성 개념에 계기인과뿐만 아니라 동시인과가 포함될 수 있도록 가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수정된 조건이 철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물리학에서도 계기인과 및 동시인과가 받아들
여져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물리학은 물체의 속력이 빛의 속력보다 항상 느려야만 한
다 고 가정하기 때문에 계기인과만을 문제 삼는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타키온 물리학을 도입하여서 정
지할 수 있는 물체의 속력은 빛의 속력보다 항상 느려야 하지만, 항상 빛보다 빠른 속력을 갖는 물체도
존재할 수 있다. 는 전제를 두게 되면 각각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경우에도 동시인과를 도입하여 인과관
계에 대하여 논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리학에서 논의되는 동역학 이론이 중력상호작용, 전자기약상호작용 및 강상호작용으로 구분되는 데
에서 알 수 있듯이 상호작용이란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동시인과에 대한 논의를 보다 구
체적으로 해야 하겠지만, 이것은 다음 논문의 주제로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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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ultaneous Causality and Interaction of
Particles with Tachyon Exchange
Hyun Nam-Gyu, and Yang Young-Ung
It is not difficult to show that causality problem appears in both fields of modern
and classical physics. However modern physicists would not want to accept the concept
of simultaneous causality to solve that problem. But we tried to suggest the necessity
of using successive and simultaneous causality altogether in discussing causation in this
paper.
Although Hume had a view of causality that all effects are successive in
time with their causes, Kant argued that 'the greater part of operating causes in nature
is simultaneous with their effects'. It is also an open question to solve the causality
problem in philosophy. But it might be easy to understand the concept of
simultaneous causality by studing on the interaction of particles with tachyon exchange.
첫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글 잘 담아갑ㅂ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