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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
이 소설은 웹 소설 플랫폼인 ‘문피아’에 2017년 1월 연재한 ‘도래인’의 일부입니다.
지금도 우리 항공모함 건조에 관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6월 16일 현재 조회수가 1,188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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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항공모함
“아, 국산 항공모함이요? 그거 우리도 벌써 25년 전에 건조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은 왜 항공모함을 안 만드느냐는 정경재 소장의 질문에 정책실장 우두석이 반색을 하며 나섰다.
“어? 그래? 25년 전이면 대통령이 누군데 그리 엄청난 일을 시도했어?”
4 반세기도 전에 우리나라에서 항공모함을 건조했다는 얘기에 정 소장이 반신반의하면서 물었다.
“예, 지금은 고인이 된 김영삼 대통령 시절입니다. 그때 우리나라와 일본 간에 독도문제가 아주 심각해서 군사적인 문제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보고가 있었답니다. 일본에서도 항공모함 건조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고요.”
여러 사람 만나 술자리에서 들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은 우두석이다.
“아, 그러면 구체적인 건조 계획도 있었나 보네?”
“그럼요. 한국형 항공모함을 KCVX라고 부르고 국방부 장관도 모르게 국내 민간업체 두군 데에 비밀리에 설계 발주를 내고 진행했답니다. 그러다 1996년에 건조 계획을 발표했고요.”
“그때 수준이면 항공모함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겠지?”
“예. 경 항공모함으로 1만 5000톤급인데 길이 197m에 저폭 24m인 모형을 공개했답니다. 조선업체 두군 데서는 설계에 참고하려고 러시아에서 퇴역한 고물 항모 두 척까지 사들여 왔었답니다.”
“에구, 너무 작은 항공모함이네. 그 정도면 그 당시 기술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겠는데, 왜 그만둔 거야?”
“예, 그때 하필 나라 경제사정이 급격히 나빠져서 대기업의 연쇄부도와 국가 디폴트까지 겪을 뻔한 외환위기에 처하지 않았습니까? 1998년에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곧바로 IMF를 겪었고요.”
“아, 맞다. 그랬구나! 그럼 IMF 회복된 후에 다시 건조하지 왜 중단했을까?”
“예, 국가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다시 항공모함 건조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답니다. 처음 계획보다 규모가 훨씬 큰 3만 5000톤급으로 함재기 25대를 탑재할 수 있도록 계획이 새롭게 진행됐답니다.”
“아, 그랬어? 그런데 왜 흐지부지하고 진수를 안 했을까? 역시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구먼.”
“예, 기술적인 문제보다 금전적인 문제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큰 항공모함은 건조비용도 문제지만 탑재할 함재기도 새로 구입해와야 되니까, 국방예산에서 별도로 염출하기가 쉽지 않았겠지요. 음, 흠.”
“아, 역시 돈이 문제구먼. 그 3만 5000톤급 항모는 건조비용이 얼마나 들까?”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혹시 박 실장은 알고 계시오? 하하.”
우두석이 잘난 체는 다해놓고 모르는 문제는 모두 다섯 살 아래인 경제실장 박제민에게 떠넘긴다. 항공모함 건조비용이 경제실 소관이라도 되는 건가?
“예, 항공모함은 역시 그 크기에 따라서 건조비용이 큰 차이가 납니다. 현재 한국 조선업체에서 제작할 수 있는 규모는 4만 5000톤급 중형 항공모함인데, 1척의 예상 건조비용이 H 중공업사 기준으로 약 1조 2천억 원 수준, 10억 달러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역시 준비한 자료가 많은 박제민 실장이 파일을 뒤적거려 금세 답변해줬다.
“엥? 4만 5000톤급 항공모함이 1조 2천억 원밖에 안돼? 그 정도면 우리 국방예산 40조 원의 3%정도밖에 안되잖아? 그러면 얼른 한 척 건조하지 뭘 좀스럽게 중단하고 그런대? 전투기는 공군에서 몇 대 빌려다 탑재하면 안 되나? 허허.”
항공모함이니 핵잠수함이니 수천 톤씩 나가는 함정들을 얘기하느라고 통이 커진 정 소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었다.
“하이고, 소장님도 참! 군대는 갔다 오셨습니까? 육군, 해군, 공군의 편제가 다른데 어떻게 해군이 공군 전투기를 빌려다 써요? 하하. 해병대도 해군과 별도로 해병대 사령부가 따로 있습니다.”
우두석이 고교 선배인 정 소장을 놀렸다.
“어? 그렇나? 하긴, 전투기 파일럿은 해군에 없겠네. 허허.”
괜한 소리를 했던 정 소장이 무안해서 웃었다.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60대를 보유하고 있는 F-15K인데, 지금 미국에서 사 온다면 대당 1천억 원 넘게 지불해야 될 겁니다. 12대만 탑재해도 1조 2천억 원인데, 항공모함 건조비용과 맞먹습니다.”
박제민이 비싼 전투기 가격을 참고로 알려줬다.
“어, 그래. 전투기가 엄청 비싸긴 하지. 그러면 뭐, 서너 대만 싣고 다니면 안 될까? 항모 건조비가 워낙 싸다니까 말이야. 허허.”
그래도 정 소장은 항공모함이 있으면 좋겠는가 보다. 하기야 서해 백령도 주변이든 동해 울릉도 주변에 떡 버티고 있으면 폼도 나고, 북한이나 일본에서 감히 넘보지 못할 테니까 얼마나 든든하겠나 싶기는 하다.
“그렇기는 하지요. 7600톤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건조비가 10년 전이긴 해도 1조 원 정도였으니까, 4만 5천 톤급 항공모함을 1조 2천억 원에 건조한다면 톤수만 비교했을 때 아주 싼 것처럼 여겨질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건조비용 1조 원 중에 선체 만드는 비용은 2600억 원 밖에 안되고, 이지스 시스템 가격이 3500억 원이나 됩니다. 나머지는 장착 무기들 비용이고요.”
박제민이 선박 건조비용의 개략적인 구성내역을 설명해줬다.
“아, 그러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크구먼! 허허.”
싼 맛에 어째 보려던 정 소장이 점점 무안해진다.
“거기다 항공모함 운용비가 건조비용의 약 10%가량 듭니다. 항모를 1조 2천억 원에 건조한다면 운용비가 연간 대략 1200억 원가량 예상되는데, 승조원 300명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운용비가 800억 원인 것에 비하면 그것도 적기는 합니다.”
정 소장이 한마디 할 때마다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박 실장만 피곤해진다. 그래도 이런 토의 중에 공유하게 되는 쓸데없어 보이는 지식들이 나중에 중요한 사안을 결정할 때 의견 일치를 보는 원동력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굳이 항공모함을 보유할 필요가 있을까?
항공모함의 존재 목적은 해상무역로 보호나 전투를 위한 원거리의 무력 투사이다.
해상무역로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오는 소말리아 앞바다 해적은 이미 국제 해군이 지키고 있다.
싱가포르가 있는 말라카 해협은 수많은 나라가 이용하는 국제수역이라서 만약 우리 항모전단이 파견되어 지키면 국제사회문제로 발전되어 우스꽝스러워질 것이다.
결국 항모전단을 만들면 한반도의 서해나 동해를 지키자는 건데, 우선 중국 동북부 다렌항에 기지를 둔 랴오닝 함 전대가 타깃이 되겠다.
과연 랴오닝 함 전대가 민감한 NLL선이 있고 한국과 미국의 잠수함이 득실거리는 황해(서해)를 장악하기 위해 구성된 것일까?
아니다. 랴오닝 함 전대는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남중국해-말레이시아를 잇는 제1도련선(열도선)을 통과해서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것이 중국의 목적이다.
그렇다면 다음은 동해 방어인데, 독도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이즈모급의 헬기 항모가 아닌 정식 항공모함을 건조해서 진출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러시아 최신형 원자력 잠수함이 집중 배치되어 있는 블라디보스토크항이 인접한 이곳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항모 전단을 투입한다는 것은 유사시 자살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설령 랴오닝 함 전대가 서해를 침범하거나 일본이 추후 항공모함을 건조해서 동해에 진출해 독도 근해에서 전투가 벌어진다고 해도, 항공모함 갑판이 아닌 육지의 공군기지에서 전투기를 발진시켜 싸워도 시간상 그렇게 문제될 건 없지 않을까?
항모전단을 만들면 항모의 호위를 위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 함, 율곡이이 함, 서애 류성룡 함 중에 한 척이 선정될 것이고, 그 이지스 구축함을 호위하고 있는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1만 4000톤급), 한국형 구축함(KDX-11)인 충무공 이순신 함(4200톤급), 1800톤급 잠수함인 손원일 함 등으로 편성된 기동전단도 함께 항모에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오히려 대공, 대잠능력이 부족한 우리 연안함 위주의 해군 전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아, 세종대왕 구축함에 승조원이 300명이나 타는구나. 미 7함대 항공모함에는 승조원이 6천 명이나 탄다고 했던가? 그러면 거 중국 랴오닝 항모에는 승조원이 몇 명이나 타는고?”
정 소장이 항공모함에 대해 좀 아는 체했던 우두석을 바라보고 물었다.
우두석이 랴오닝 함에 대한 상세한 자료가 없는지 금세 대답을 못하고 어물거리며 박제민을 쳐다보자 박 실장이 자료를 들춰보며 대신 답변했다.
“예, 랴오님 함의 탑승원은 항모 승조원 1,960명에 항공기승무원 626명으로, 탑승원이 모두 2,586명이 됩니다.”
“아, 그래? 로널드 레이건함의 절반 정도는 되는구먼. 운용비용이 꽤나 많이 들겠다. 허허.”
영민한 부하직원을 둔 정 소장이 오늘 많이 배운다.
“그런데, 소장님! 랴오닝 호는 활주로 끝인 갑판 앞쪽이 스키처럼 비스듬히 솟아올라있습니다. 미국 항공모함은 전부 평평한데 말입니다. 하하.”
정 소장에게 자기도 많은 내용을 얘기하고 싶은 우두석이 반짝하고 나섰다.
“응? 그래? 그렇지. 앞이 비스듬하게 솟아있으면 함재기가 이륙할 때 하늘로 치켜 오르니까 바다에 빠질 염려는 없겠구먼. 허허. 그런데 왜 미국 항모들은 밋밋한 수평으로 만들었을까?”
정 소장도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럴듯해서 나름대로 추리를 해본다.
“맞습니다, 소장님! 미국 항모에는 캐터펄트(catapult)라는 사출기가 있어서 함재기를 그 위에 태워서 이륙시킵니다. 증기식 사출기 발사장치인데 3~4초 만에 76m 정도를 밀어내면서 시속 256Km까지 끌어올린답니다. 하하.”
우두석이 제 딴에 새로운 사실인 냥 신이 나서 자랑처럼 늘어놓았다.
“아하, 그런 게 있었구먼. 우 실장이 항공모함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했네. 허허.”
만날 말썽만 부리던 우두석이 제법이다 싶은지 정 소장이 즐거워했다.
“함재기가 착륙할 때도 시속 200Km로 내려오는데 200m도 안 되는 활주로에서 어떻게 멈추는지 아십니까?”
“아, 그렇지! 어떻게 멈추냐?”
“항모 갑판에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가 설치되어 있고 함재기 꼬리에 어레스팅 후크라는 고리가 달려있는데, 이 고리에 어레스팅 와이어가 걸려서 짧은 거리에서 멈추게 됩니다. 하하.”
“아, 그래? 완전히 낚시로 비행기를 낚아채는 거구먼! 허허.”
정 소장과 다른 직원들도 모두 재미있어 웃었다.
“역시 중국은 아직 항공모함 제작에서 미국을 못 따라 가는구먼! 다행이다.”
정 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되는 표정을 지었다.
증기식 사출기는 거대한 보일러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과 프랑스, 브라질 이외의 나라들은 랴오닝 함 같은 스키점프 방식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갑판에 전자석을 깔고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석의 힘으로 함재기를 띄우는 전자기식 사출기가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소장님! 랴오닝 함은 중국이 만든 것도 아닙니다. 원래 구 소련에서 만든 것을 사들여와서 개조한 겁니다. 하하.”
우두석이 아주 신이 났다.
“어, 그래? 중국이 만든 게 아니야? 항공모함도 살 수 있는가 보네?”
“예, 소련이 제작하던 5만 5000톤 쿠즈네초프급 항공모함이 우크라이나에 넘어가서 미완성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1998년에 중국이 2천만 달러에 사들였고, 다렌 조선소에서 개조했답니다.”
“1998년이라고? 그게 몇 년 전인데 이제야 취항했어?”
“예, 2012년 9월에 취항했으니까, 14년이나 걸렸네요. 중국이 미국 따라가려면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하하.”
백과사전에 나와있는 내용을 읊어댄 친미 성향 우두석이 아주 신바람이 났다.
“저.. 우 실장님!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지금 중국이 직접 만든 항공모함이 곧 취항할 예정입니다.”
박제민이 뜻밖의 얘기를 하며 나섰다.
“뭐요? 중국이 자체로 만든 항공모함이 곧 취항한다고요?”
우두석이 깜짝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다.
“예, 다렌 조선소에서 자체 기술로 건조한 2번째 항모를 금년 초에 진수시킬 거랍니다.”
박제민이 확실한 뉴스라는 듯한 표정으로 좌중을 둘러봤다.
“아, 그래요? 그러면 러시아에서 또 한 척 사들여 왔는가 보네. 러시아가 돈이 딸려서 국방예산도 4위에서 6위로 떨어지더니, 항공모함 건조하다 중단한걸 한 척 더 중국에 팔아먹은 모양이구먼! 하하.”
우두석이 그래 봤자 랴오닝 함 수준 아니겠냐는 듯 비아냥거렸다.
“예, 맞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3번째 항모가 상하이 장난 조선소에서 건조 중에 있답니다. 작년 3월에 착수했는데, 두 번째 항모와는 달리 기본 설계부터 건조까지 모든 과정을 중국의 독자기술로 진행하고 있답니다. 갑판도 사출 이륙 시스템을 적용해서 평평한가 봅니다.”
“아, 그래? 중국이 항공모함을 자체 기술로 만들면, 이거 우리 서해안은 불안해지는 거 아니야? 우리도 빨리 항공모함을 건조해야 되겠다! 그지? 그 세 번째 항모는 언제나 진수되는고?”
정 소장도 덩달아 놀라서 불안한 듯 크게 뜬 눈을 껌벅거렸다.
“예, 2~3년 내로 진수될 거라니까 2020년이면 중국 항모가 3척이나 되어서 항모전단이 본격적인 전투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2025년까지 남해, 북해, 동해 함대에 각각 2척씩, 총 6척의 항모를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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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신문에 보니, 어제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 '주젠 함'을 진수했답니다.
하여, UFO 시리즈 끝나고 올리려던 이 글을 급히 올립니다.
"푸젠 함" 입니다.
대단하십니다.
우리나라에 금이 무진장 묻혀있고 금 채굴이 다시 활성화된다고 하던데
이젠 자금 문제 같은 건 별 문제 되지 않을 것 같던데요^*^
화이팅!
아, 그런가요? 아직 그 금광 뉴스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우리는 복 받은 울프-1061c 행성의 후손이 분명하군요.
그 당시 울프 선조님들이 지하 자원 탐색도 한 다음에 나라 터를 잡은 게 분명합니다. ㅎ
남한은 몰라도 북한은 광산 자원이 굉장하지요. 제가 앞에 올린 글 '북한 희토류'에도 나오지만 세계 1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