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의 시 춘설은 선경후정의 시상전개인가? 그렇지 않은가?
2020년 수특 개념학습에서 춘설과 관련한 1번 문제 1번 답지항에 다음처럼 나와 있습니다.
'외부의 정경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이동하고 있다.'
이 답지항은 흔히, '선경후정'의 시상 전개방식의 참진술로 많이 사용되는 답지입니다.
문제에서는 참진술의 답지항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따라오는 질문이 '선경후정'인가 입니다.
정답해설은, 거짓진술인 5번 답지항에 대해서만 설명이 되어 있어서,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사용설명서에서도, 선경후정에 해당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춘설'을 선경후정의 시로 보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를 만드신 출제진들이 너무나 안일하게 답지항을 구성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논란이나 다양한 해석의 상황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구성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런 문제를 구성했으니 말입니다.
위의 문제 상황으로 인하여
2가지 물음에 대한 답이 필요합니다.
선경후정인가?
선경후정이 아니라면 위의 답지항은 왜 참진술인가?
위 내용은 수특 사용설명서 내용입니다.
사용설명서의 해설을 보면, 화자의 감정이 노출되고 있는 부분은,
5연과 7연입니다.
1~4연은 외부 정경에 대한 묘사 중심으로 시상을 전개하며 그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감정이 노출 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6연 역시 봄의 생동감을 묘사 중심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흔히 배경 혹은 경치를 먼저 제시한 후 개인의 정서나 생각을 나타내는 선경 후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시 답지항으로 돌아가 보면
외부의 정경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이동하고 있다.
이라고 서술 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이 1~4연과 5연, 6연과 7연에서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선경후정은 아니지만 참진술입니다.
여기까지는 1번 답지항이 참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설명입니다.
지금부터 아래 설명하는 내용은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혹시 학생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 점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1번 답지항은 참진술로 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1번 답지항이 참이 되면,
이는 그 동안에 문제 출제 방식에 대한 경향성을 무시한 것이고,
국어는 해석의 시각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잘못된 생각을 더욱 확증하게 하는 나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답지항이 참이 되버리는 순간,
일반적으로 선경후정으로 이해한 그 동안의 문제 구성이 이제부터는 무시되고,
위의 문장이 나오는 답지항은 대부분 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들이, 부분적으로 배경(정경)이 나타나고 이후 정서(내면의 시선)이 나타납니다.
그러한 구성의 모든 시들이 위의 답지를 만나면 참진술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에 선경 후정은 '외부의 정경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이동하고 있다.'이렇게 나타난다는 많은 선생님들의 설명이 틀리게 되어 버린 상황이 된 것에 해당합니다.
참으로, 정말, 좋지 않은 문제 구성입니다.
** 그냥 해프닝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앞으로 이 문제가 계속해서 재생산되면 엉뚱한 해석과 결론이 나는 강의나 해설들이 양산이되고 지도하는 선생님과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