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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장,
박유찬은 아버지 박회장을 찾아간다.
미리 연락을 드린 것이라서 비서실에서는 박유찬을 보자 안내를 해 준다.
유찬이 오는 시간이 되자 박회장은 모든 연락을 두절시킨다.
“어서 오너라!
정확한 시간에 와주었구나!“
”바쁘신 시간이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여비서는 두 잔의 차를 가져와 조심스럽게 놓고는 이내 나간다.
“자, 어서 식기 전에 차를 마시자.”
박회장은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간다.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아들이다.
마음 같아서는 늘 곁에 두고 함께 회사를 운영해 나가고 싶은 아들이기도 한 마음이다.
“하는 일은 잘 되어가고?”
“네!
언제나 걱정을 해 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시는 아버지의 손길로 인해서 뜻대로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허허...........
내가 마음뿐이지 도움을 주는 것이 있나?
잘 되어간다는 말을 들으니 참으로 기쁘다.“
박회장은 말 한마디라도 곱게 말을 하는 맏아들인 유찬이가 더욱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럽다.
“아버지!
실은 제가 결혼을 합니다.“
가지고 온 청첩장을 조심스럽게 아버지 앞에 놓는다.
박회장은 잠시 유찬이를 바라보다 청첩장을 집어 펼쳐본다.
“음!”
자신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송지영의 아들로만 되어 있는 청첩장이다.
“아버지!
죄송스럽습니다.
먼저 아버지께 허락을 얻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아들로가 아니라 제 어머니의 아들로 결혼식을 올리겠습니다.“
박유찬은 조심스럽게 말을 한다.
“음!”
박회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긴다.
자신의 아들로 결혼식을 올린다면 송지영은 그 결혼식에 참석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뭔가 서운해진다.
아버지의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유찬이다.
“아버지!
제 어머니가 참석을 할 수 없는 결혼식은 제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를 낳아주신 제 어머니가 평생에 한 번뿐인 제 결혼식에 참석을 하실 수 없다면 어머니의 그 한을 누가 풀어드리겠습니까?
아버지께서 충분히 이해를 해 주시고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래!
네 어미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되지.
또한 네 마음도 충분히 이해를 한다.
허나, 내 며느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생긴 아이인지 봐야 할 것이 아니냐?“
“지금 저하고 함께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진숙입니다.”
“아!
디자인을 맡아서 하고 있는 이사장이라는 사람?“
”네!“
“그래, 잘 했구나!
이번 주말에 함께 집으로 오너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유찬은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버지의 사무실을 나선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모든 것을 흔쾌하게 받아주시는 아버지의 마음에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홀가분하게 승용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간다.
이제 장모님의 병세도 많이 좋아지시고 결혼준비도 진행이 되어간다.
어차피 본가엔 진숙을 데리고 다녀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늘 따뜻하게 대해주시던 큰어머니다.
아버지의 맏아들로서 대우를 해 주시곤 하는 큰어머님의 인자한 마음을 유찬은 늘 기억하고 있다.
당신보다 먼저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엄마에게 질투보다는 동정과 이해를 하는 마음으로 대하곤 하시는 큰어머니의 마음이다.
명절이나 아버지의 생일이면 엄마와 늘 큰댁으로 간다.
항상 엄마에게 당신의 자세를 높이시는 것이 아니라 낮춘 자세로 엄마를 인정해 주시고 대우를 해주는 큰어머니의 인자함을 보며 때로는 그런 엄마가 밉고 싫기까지 했던 유찬이다.
큰 집에는 유찬이의 방이 늘 마련이 되어 있다.
언제 어느 때고 마음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맏아들의 방을 만들어 놓고 늘 편안한 마음으로 올 수 있기는 기다리고 계신 큰어머니시다.
주말이 되자 박유진은 진숙이와 함께 본가로 간다.
진숙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큰언니에게 부탁을 한다.
진아는 성심껏 모든 준비를 해서 진숙에게 준다.
“가서 잘 하고 와!”
“언니!
정말 고마워요.
무슨 일이든 큰언니에게 매달리는 것을 이해해 줘요.“
“진숙아!
당연이 이 언니가 신경을 써서 해 주어야 할 일이다.
그러니 편안한 마음으로 잘 하고 와!“
진아는 구하기 어렵다는 영광굴비와 싱싱한 전복 그리고 연어횟감과 양주를 준비해서 보낸다.
그래도 엄마를 대신해서 자신이 동생에게 그 모든 것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고 행복해진다.
“나 정말 떨려요.”
거의 다 왔다는 말을 듣고 진숙은 자신의 심정을 말한다.
“그럴 것 없어요.
큰어머님은 참으로 편안하고 좋으신 분이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가도 돼요.“
”정말 그래도 될까요?
어머님은 참으로 편안하고 좋으신데 큰어머님은 왠지 어려울 것만 같고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진숙!
당신은 잘 해 낼 것이라고 믿고 있소.“
박유찬은 한 손으로 진숙의 손을 잡아준다.
진숙이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한 저택 앞에 차를 멈춘다.
“이 집이에요?”
유찬은 진숙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겁내고 주눅이 들 것 없어요.
그저 이곳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갑시다.“
박유찬은 차에서 내려 진숙의 손을 잡고 대문 앞에서 인터폰을 누른다.
소리 없이 육중한 대문이 열린다.
“들어갑시다.”
진숙은 조심스럽게 대문 안으로 들어선다.
대단한 정원이 진숙을 압도하고 있다.
이름 모르는 각가지 나무들이 잘 손질이 되어 있는 대단한 정원이다.
운치 있게 돌로 계단을 만들어 놓고 손질 또한 불편하지 않게 잘 정돈이 되어있는 돌계단을 한발씩 올라간다.
조금 멀리 떨어진 본채의 현관문이 열리면서 박회장의 부인이 모습을 나타내며 이들을 기다린다.
“큰어머니셔!”
진숙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어서 와요.
오느라고 고생 했어요.“
따뜻하고 인자한 음성에 진숙은 긴장감이 조금은 사라지는 느낌이다.
안으로 들어가 두 분께 큰 절로 인사를 드린다.
“초대를 해 주셔서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느라고 고생했어요.
이렇게 직접 보니까 정말 곱고 아름다워서 마음이 흡족하네!“
“칭찬에 더욱 감사합니다.”
박회장은 흐뭇한 미소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함께 사업을 하고 있는 이사장이라 했던가?”
“사장이라기보다는.............”
“생각보다 아름답고 소탈한 것 같아서 마음이 흐뭇하군!
내가 너희들 결혼식에 참석을 하지 못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사정이 그러하니 어쩌겠느냐?
모든 것을 새애기가 잘 이해를 해 주었으면 한다.“
”네, 아버님!“
“유찬아!”
“네, 어머니!”
“넌 우리 집안의 장손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난 지금까지 늘 너를 네 아버지의 장남으로 생각해 왔고 그렇게 대해왔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고맙다.
결혼을 해서 대소사의 장남의 권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네!
그렇게 하도록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새 애기야!“
“네, 어머님!”
“넌 우리 박씨 문중의 맏며느리임을 기억하며 살아갔으면 한다.
네 남편은 비록 내 속으로 낳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불륜으로 생긴 것도 아니다. 네 남편의 아버지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여인이고 나를 만나기 이전부터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살아가면서 그런 네 시어머님을 잘 받들어 모시고 최선을 다해주기를 부탁할 뿐이다.“
”어머님!
참으로 고마우신 말씀이십니다.
늘 가슴 깊이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진숙은 큰 시어머님의 마음이 참으로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질투보다는 사랑과 동정으로 시어머님을 대하시는 태도에 진숙은 깊은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기에 시아버님께서 그런 사람을 곁에 두시고 정을 주고 살아가시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박회장의 부인은 보석함을 진숙의 앞으로 놓아준다.
“이것을 받거라!
결혼을 축하하는 내 나름대로 우리 집안의 격에 맞게 준비를 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저를 며느리로서 기꺼이 받아주시는 부모님의 사랑에 더욱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살아가면서 효를 행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고맙구나!”
박회장 또한 봉투를 내어준다.
“결혼 비용에 쓰거라!”
“아버지!
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 그러나 부모의 마음이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지만 네게 부담이 될까 싶어서 이 정도만 준비를 했다.“
”고맙습니다.“
박유찬은 양손으로 아버지가 주시는 봉투를 받는다.
그들의 결혼준비는 차질 없이 모든 준비가 되어간다.
그들은 사업을 위해서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계획을 세운다.
유행의 도시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면서 새로운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사업을 위해서 뭔가는 새
로운 것을 보고자 하는 생각이다.
김소희는 진숙의 결혼날짜가 다가올수록 마음이 초조해진다.
위를 삼분의 이를 절제를 했고 항암치료를 하고 나면 한 동안은 아무것도 먹을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 많아진다.
진아와 진희는 엄마에게 좋다는 음식과 약을 구입해서 가져다주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인지 더욱 힘들어진다.
“여보!
내가 이러다 우리 진숙이 결혼식에 참석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죠?“
”참석을 왜 못해?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 그런 걱정을 하지 마시오.
지난 번 항암치료 할 때 보다는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지 않소?“
”............................“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하는 것이오.
무엇이든 스트레스를 받으면 좋지 않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을 하면 반드시 좋아질 것이오.“
”그랬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에만 있지 말고 드라이브라도 나갑시다.“
이민섭은 답답한 아내를 위해서 가끔씩 차를 태우고 드라이브를 나선다.
집안의 답답한 공기보다는 밖의 시원함이 아내를 위해서도 좋다는 생각을 하며 이렇게 가끔씩 데리고 나온다.
그런 것을 본 진아는 아빠의 승용차를 중형으로 바꾸어 드린다.
지금까지 진희가 쓰던 승용차를 물려받아서 타고 다녔던 부모님이시다.
이제 그런 부모님의 차를 중형으로 바꾸어 드리고 두 분이서 드라이브를 나가시는 것을 자꾸만 권해 드리곤 한다.
“밖에 나오니까 좋지?”
“가슴이 시원해요.”
“저 넓은 들판을 보시오.
이제 조금 있으면 벼가 누렇게 익고 황금빛 들판이 물결을 이루는 것을 상상해 보시오.
참으로 풍요롭고 대단한 광경이잖소?“
”그럼요.
어디 곡식뿐인가요?
밭의 모든 작물들도 수확을 앞두고 익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풍요롭고 편안해지지요.“
”우리 서울을 떠나서 시골에 와서 살아보면 어떨까?“
”시골 어디에?“
”찾아보면 좋은 곳이 있을 것이오.
서울의 공기보다는 당신을 위해서라도 시원하고 상큼한 공기가 있는 곳에서 조금씩 내 손으로 가꾸어 가며 살아보는 것이 당신에게 좋지 않을까?“
이민섭은 본격적으로 그런 방법을 알아본다.
아내를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이 맑고 깨끗한 공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여기저기 찾아다니고 자료들을 보면서 알아본다.
귀농이 아니라 귀촌을 하는 것은 그다지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알고 지역을 선정하려고 많은 고심을 하며 알아본다.
너무 추운 곳이라도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서울에서 너무 먼 곳이라도 아이들에 오가기에 불편함을 주게 되기에 이것저것 걸리는 것이 많다.
이민섭은 일단 진숙이의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자식들과 상의를 해서 결정을 하리라 생각하며 몇 군데를 보아두고 있다.
아내는 항암치료를 너무 힘들어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지만 그런 아내를 바라보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너무 안쓰럽다.
진숙은 결혼식을 앞두고 집으로 들어온다.
며칠만이라도 부모님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집안 살림은 모두 이민섭이 맡아서 하고 있지만 집안은 늘 청결하고 윤기가 흐르고 있다.
이민섭은 진숙의 입맛에 맞추어주기 위해서 늘 새로운 음식을 한다.
얼마 있지 않아서 슬하를 떠나는 자식이기에 조금이라도 좋은 음식을 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다.
“아빠!
너무 그렇게 신경을 쓰지 마세요.
엄마를 보살펴드리는 것도 힘드실 텐데 저한테까지 신경을 쓰지 마세요.“
진숙은 아빠에게 고맙기도 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
가족을 향한 아빠의 마음은 세상 그 어느 아빠보다 더욱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항상 아빠가 좋다.
어려서부터 엄마보다는 아빠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아니라 아빠가 반겨주는 날들이 많았던 진숙이다.
술을 마시는 아빠를 거의 본 기억도 없고 엄마하고 싸움을 하는 아빠를 기억에 없다.
늘 따뜻하고 자상한 아빠의 성품이 진숙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는 생각이다.
이제 내일이면 결혼식이다.
진숙은 아빠와 엄마와 같은 방에서 잠을 자려고 자신의 벼개를 들고 안방으로 간다.
“오늘 이방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잘 거예요.”
진숙의 말에 부부는 환한 미소로 딸을 반긴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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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다음을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보았습니다
ㄳ ㄳ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