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사투리의 이해 - 17 - <된 발음 약한 발음과 긴 발음 등 발음상의 특이점 - 추석 야그 >
진도 사투리에는 대게 센 발음이 많아서
가르다=깔르다. 가만히=카만히, 고사리=꼬사리, 구정물=꾸정물, 권투=꼰투,
두부=뚜부. 두껍다=뚜껍다. 둥글다=뚱굴다. 성질=씅질, 부수다=뿌수다,
비둘기=삐둘기, 소나기=쏘내기. 좁다=쫍다. 족제비=쪽째비, 진하다=찐하다. 등으로
강하고 된 발음이 되는데 비해<진도 사투리의 이해 2 참조>
그 반대의 경우도 나타나는데
낱낱이=난나치, 벹이=베치, 숯이=수치, 짖어=짖어 등의 발음이
낱낱이=난나시, 벹이=베시, 숯이=숫이, 짖어=짓어 등으로 부드럽게 발음된다.
또
꽃하고=꼬타고, 끝이=끄치, 끝을=끄틀, 못해라=모태라, 퐅하고=포타고, 숯하고=수타고 처럼
끝말이 하다와 이어질 때도
꽃하고=꼬다고, 끝이=끄시, 끝을=끄슬, 못해라=모대라, 퐅하고=포다고, 숯하고=수다고 로
된 발음이 나지 않고 부드러운 발음으로 나온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으로
겁~나게(무척), 교~옹~장히(굉장히), 내~두록(계속해서, 내내), 내~비두제(내버려 두지),
만~썩(많이), 맨~당(만날), 머~달라고(무엇하려고), 무자~게(무척), 뽀도~시(빠듯이),
소~올찬히(꽤많이), 여적~지(여태껏), 점~두록(저물도록, 오래), 지~구다나(겨우),
짜~안뜩(아주, 매우), 허~끔(많이), 한~하고(계속해서), 한~나(가득) 등의 경우처럼
말을 하면서 어휘를 길게 늘여 빼는 말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것들은 평소에 육자배기 등 남도 특유의 가락에 기인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만큼 예전의 진도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도 늘 노래를 부르며 생활했고,
서넛만 모이면 돌아가면서 한 자루(한 곡의 진도 사투리)씩 육자배기와
진도아리랑이 자연스레 돌아가며 이어졌었으며,
이러한 문화가 지금은 많이 퇴색했지만, 아직도 지산면 소포리 같은 마을에 가면
늘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진도의 생활문화이다.
*진도야그 한 마디*
송편을 진도서는 솔펜, 솔핀, 고케 불루지라.
그란데 찰로 예닐곱살 아그덜 손뿌닥만썩하게 맨들지라.
원래 맴덜이 푼하다봉께 고케 크게 맨들었는데,
은제 티비서 먼 음석 맨드넌 선상이라는 어뜬 부남빠진 서울 아짐씨가
"손바닥처럼 크게 만드는 송편은 머슴송편이라 한다." 안 그라요? 안?
알도깔도 몰룸시로 택주가리 놀리능것얼 젙에 있었이믄
고 주뎅이럴 개박그럭도 못하게 칵 지아다 놨으꺼신데 씅질 난당께라.
즈그덜이 옹삭하고 약약시럽게 째깐하게 맨듬시로 푸지게 맨드는 우덜보고 머심이라고??
아나! 머심한테 영금 한번 볼래?
그라고 멩절얼 진도서넌 밀이라고 해가꼬 밀때넌 밀백기 해먹는다고 안 했심짜?
그랑께 설, 추석, 백중얼 질로 치넌 멩절로 백중에넌 소다 여가꼬 맨든 보리빵이 찰로 맛났었는데라?
인자 고런 보리빵 은제나 또 한번 먹어 보꺼니라.
밀백기 말고도 삼복중에넌 복달음 한다고 해가꼬 초복, 중복, 말복에넌
시집갔든 고모덜이 수박이나 국수나 닭 같응거 갖고 친정에 들리고 그랬어라?
따로 사시넌 부모님이나 우게 어런덜한테다 복달음얼 해사 씽께
자연골로 어런 공겡하능 것얼 에릴쩍 부텀 보고 뱄는데라?
▷ 우게 진도 야그 사투리의 표준말덜 ▷
고케 불루지라 = 그렇게 부르지요
찰로 = 정말로
아그덜 손뿌닥만썩하게 맨들지라 = 아이들 손바닥만큼씩 하게 만들지요
맴덜이 푼하다봉께 = 마음들이 풍요하다보니
은제 = 언제
먼(뭔) 음석 = 무슨 음식
맨드넌 선상 = 만드는 선생 ▷ 맹그는이로도 쓰제만 이는 육지짝 사투리
어뜬 부남빠진 서울 아짐씨 = 어떤 실없는 서울 아주머니 ▷ 부실없는이로도 쓰지라?
안 그라요? 안? =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드라니까요? ▷ 안? 은 강조 하고 다짐받는 말이지라?
알도깔도 몰룸시로 택주가리 놀리능것얼 = 아무것도 모르면서(알지도 못하면서) 주둥이 놀리는 것을
젙에 있었이믄 = 옆에 있었으면
주뎅이럴 개박그럭도 못하게 = 주둥이를 개밥그릇도 못하게
칵 지아다 놨으꺼신데 씅질 난당께라 = 콱 쥐어박어 놓았을 것인데 성질 난다니까요.
즈그덜이 옹삭하고 약약시럽게 = 자기들이 옹색하고 째째하게
째깐하게 맨듬시로 = 조그맣게 만들면서
푸지게 맨드는 우덜보고 = 푸짐하게 만드는 우리 보고
아나! 머심한테 영금 한번 볼래? = 옜다! 머슴에게 혼 한번 나 볼래?
멩절얼 진도서넌 밀이라고 해가꼬 = 명절을 진도서는 밀이라 해서
밀때넌 밀백기 해 먹는다고 안 했심짜? = 명절 때는 명절음식 해 먹는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랑께 설, 추석, 백중얼 질로 치넌 멩절로 = 그러니까 설, 추석, 백중을 제일로 치는 명절로
소다 여가꼬 맨든 보리빵이 찰로 맛났었는데라? = 소다를 넣고 만든 보리빵이 정말 맛있었지요?
인자 고런 보리빵 은제나 또 한번 먹어 보꺼니라.= 인제 그런 보리빵 언제나 또 한 번 먹어볼까요.
삼복중에넌 복달음 한다고 해가꼬 = 삼복중에는 복날 음식대접을 한다고 해서
우게 어런덜한테다 복달음얼 해사 씽께 = 웃어른들께 복날 음식대접을 해야 하니
자연골로 어런 공겡하능 것얼 에릴쩍 부텀 보고 뱄는데라? = 자연히 어른 공경하는 것을 어릴 때부터 보고 배웠는데요?
<첨에넌 낱말벨로 하다가 꽁지낭께 낭중에넌 걍 문장이로 해뿌렀구만이라.>
*이곳(내고향진도 카페) 자유게시판에 지난 글들을 보시면 진도사투리 이해의 이전 글들이 있으며,
현재 7,000여 낱말을 표준말과 쓰임새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하는 중에 <진도초59회 카페- 진도의삶>방과
<내고향진도 카페-내고향 옛시절>방
http://cafe.daum.net/jindogoon/IdOm/54
에 우선 정리된 낱말들을 올리는 중이니 참고와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