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간 810호 [159. 5]
지상설교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대암 최은석_청년회 회장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27일(금)
역사적인 남과 북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두 정상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할 때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정치인들은 성과가 있네 없네! 말들이 많지만
저는 일단 만났다는 것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가을에도 만나고
이산가족 상봉의 기쁨도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며
무엇보다 북에 있는 교인들과
자유롭게 합동 시일을 보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 등
모임이 많은 달입니다.
어린 자식이 있는 가정에서는
부모님도 챙겨야 하고 아이도 챙겨야 하고
또, 그 아이의 선생님도 챙겨야 해서
주머니가 가벼워지는,
달갑지 않은 달이기도 합니다.
저는 청년회 중앙본부 회장을
올해 6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을 모시고
어른의 의무와 어린이의 의무에 대해
몇 번 이야기한 적도 있습니다.
저보다 먼저 경험하고 연륜이 높으신 분들에게
어른이 해야 할 의무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오늘 제 얘기를 들으시고
한 번쯤은 자신의 모습과 행동에 대해
생각을 하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라는 말은
다시 말하면 아이를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조금 고전적이기는 하지만
부모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를 보면 모임들이 많고 또,
모임을 만들기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몇 명만 모이면 바로 정기모임을 결성하고
회비를 걷고 합니다.
그 모임이 오래 가는 경우도 있지만
한두 사람의 부딪힘으로 얼마 가지 않아
와해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렇듯 여럿이 모여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에게
변화가 왔습니다.
손에서 스마트폰이 떠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아이폰은 2009년
애플이라는 회사에서 처음으로 들여왔습니다.
그리고 많이들 쓰시는 갤럭시는
삼성에서 2010년에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진관, 또는 디지털카메라,
보통 디카라고 하지요.
핸드폰 카메라가 워낙 화질이 좋아서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인터넷에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많기 때문에
굳이 사진관에서 인화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마트 기기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켰고,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도 건조해져 가고 있습니다.
2012년에 네이버에서 밴드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일명 SNS라고 하지요.
처음에는 밴드라고 하면
대일밴드나 연주자들이 합주하는 밴드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짧은 기간에 엄청나게 많은 가입자와
모임이 생겼습니다.
현재 2천만이 넘는 인구가
그 공간에서 모임도 하고 정보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폐쇄형으로 비공개 밴드로 시작해서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의 소통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인터넷 공간에서,
각자가 좋아하는 취향이나 취미가 같은 모임에서,
이야기하고 만나고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저도 몇 개의 밴드를 가입해서 활동을 합니다만
정말 다양한 모임들이 있습니다.
라면밴드는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맛있게 끓이는 법을 공유하고,
유머 밴드는
각종 재미있는 글이나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그 많은 사람이
인터넷 모임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바쁘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에서
필요한 것들을 찾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예전에는 친구들 간에도
맞다 아니다의 논쟁이 생기면
내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되면서부터는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네이버에 물어봐, 네이트에 물어봐
같은 말이 돌아옵니다.
단 몇 초면 바로 답을 찾을 수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이렇게
밴드나 인터넷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요즘 아이들과 부모 간에 대화가 줄어든 것은
바로 앞에 말씀드린
인터넷의 영향이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검색창에 글자 몇 개만 입력하면
수많은 자료가 나오고
거기에서 필요한 부분을 읽거나 복사해서
사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에게 물어보거나 대화를 할 시간에
인터넷을 더 보게 되는 것이
요즘 청소년들의 일상입니다.
부모님들도 아이가 학교나 학원에 들어가고 나올 때
문자로 알려주기 때문에
전화를 해서 어디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는 것이
요즘 부모님들의 일상이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은 학생들 과제도 인터넷으로 하고
선생님에게 메일로 보내는 경우도 많이 생겨
아날로그식 제출은 없는 편입니다.
이러한 인터넷이 과연 편하기만 할까요?
인터넷은 일단 감정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글자 입력을 할 때
시간을 줄이기 위해 줄임말을 많이 쓰게 되고
신조어 같은,
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들도 등장을 합니다.
이러한 경우 부모들은
아이의 인터넷 문자를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오히려 오해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때는
서로가 감정이 없는 글자로만 대화를 하다 보니
의견 충돌이 아닌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내 마음을 단어 몇 개로
전부 표현을 할 수가 없다 보니
인터넷으로도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숨 가쁘게 변해가는 IT시대에서
부모와 아이가 소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통이라 하면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가정에서 부모와 아이 간에
소통이 잘 된다면 서로가 오해를 하지 않고
밝고 건강한 가정을 지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소통을 하려면
우선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말에서부터
변화를 가져야 합니다.
아이들이 우리 부모님은
나랑 안 맞아~ 안 통해~ 라고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부모님들은 일반적으로 아이들에게 말을 할 때
‘왜’라는 말을 붙여서 말합니다.
“왜 너는 밥을 안 먹니?” “왜 그랬어?”
“왜 싸웠어?” 이렇게 왜 라는 말을 씁니다.
마치 왜라는 말을 넣지 않으면
아이를 혼낼 때 약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라는 말을 빼고 이야기하면
상당히 부드러워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도 부드러운 가르침에는 순응을 하고
본인이 잘 못 했다고 말하며 반성을 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잘못을 했어도
반항을 하게 되고 그게 극도에 다다르는
사춘기라는 기간을
부모, 아이 모두 힘들게 겪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부드러운 단어 사용을 습관화하게 되면
부모 자식 간에
오해나 부딪힘 없이 소통이 되게 되고
소통이 되면
밝고 건강한 가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쉽게 화내는 부모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잔소리가 심하다.’
‘더 이상 부모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난다.’
‘이죽거리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분노가 치민다.’
‘아이를 향해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남의 집 아이는 잘 하는데
유독 내 아이만 이상한 것 같다.’
‘혼내줘야지 라고 벼르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부모들은
아이들을 도서관이 아닌
경찰서로 가게 하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경찰서에 처음 온 아이들에게 조사를 해보니
그 아이들은 위와 같은 특징의 부모님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계속 강하고 무섭게 이야기하면
아이는 밖에 나가서 친구들에게
부모님이 자기에게 한 것처럼
강하고 무서운 아이가 된다는 사실을
꼭 새겨 담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가 부모의 거울이라는 것입니다.
1922년 천도교 소년회에서
‘어른에게 드리는 글’과
‘어린이에게 주는 글’을 만들어 장안에 배포하며
어린이날 지정을 준비하였을 때
어른에게 드리는 글에 쓰인 내용에는
“어린이들을 내려다보시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
“어린이를 가까이 하시어
자주 이야기하여 주십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되
늘 보드랍게 해주십시오” 등의 글이 쓰여 있습니다.
96년 전 천도교 소년회에서도 이렇듯
어른들에게 강조했던 말이었음을 기억하시고
아이들을 부드럽게 대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궁금하면 인터넷을 뒤지거나
스마트폰을 열어 보고 있고,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가족끼리 외식을 하더라도
약속도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하고,
식당도 인터넷 검색으로 찾고,
먹는 시간 외에는 핸드폰을 보기만 하는 것이
요즘 가정의 현실입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휴대폰 사용 시간이 170분이라고 합니다.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업무적으로
필요에 의해 봐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까지
TV나 라디오에서 하던 광고를
핸드폰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는 겁니다.
점점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이 시대에
아이들과 소통하고 함께 살아가려면
우리 부모가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현실에 맞게 바꾸고 지적하고 꾸짖지만 말고
잘하면 칭찬도 해야 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고 하는데
칭찬에 인색하다면
그만큼 소통의 길은 멀다 할 수 있습니다.
1988년 개봉한 어른들은 몰라요 라는
이규형 감독의 영화 주제곡인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가사를 잠시 보면,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건데...
알약이랑 물약이 소용 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이런 가사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경쟁 생활에서
피곤하고 힘드니까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경우가 많아져
그 아이들의 인성과
감성의 욕구를 충족해 주지 못하고
인터넷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듯 우리 어른들과 부모들은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어떻게 헤쳐 나아갈지
기초가 되고 기준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어릴수록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꾸고 고쳐 나갈 수 있습니다.
한해 한해 지날수록
습관과 성향이 자리 잡고 굳어져서
나중에는 알아도
고칠 수가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지금 어린아이들의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 세상 어느 부모도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잘못되기를 바라기만 하지,
잘못되지 않도록
곁에서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를
생각하는 부모가 많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를 알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통이 필요하고,
그 소통으로 한 아이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귀중하고 소중하게 받아들여
이제부터라도 부모의 거울인 자식들에게
밝고,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거울에 비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어린이날에는 청년회 중앙본부에서
제97회 어린이날 기념식 및 행사를 합니다.
임원들과 집행위원들이 몇 달간
머리 맞대고 고민하고 기획한 것이니만큼
많은 분이 오셔서 어린이들의 행복한 시간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