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7일, 토요일, Ushuaia, Violeta de la Montana (오늘의 경비 US $60: 숙박료 40, 식료품 19, 관광 120, 환율 US $1 = 2.85 peso) 나는 귀마개를 하고 자서 몰랐는데 어제 밤에 늦게까지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기타를 치며 놀아서 집사람은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한다. 매일 긴장 속에서 살다가 외국에 나와서 긴장을 풀어보는 것인데 돌아가면 또 긴장 속의 생활로 돌아가는데 우리가 이해해 줘야지. 오늘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Ushuaia 앞 바다 구경을 갔다. 아침 9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3시간 동안 앞 바다 Beagle 해협을 다니면서 해조, 물개, 등대 등을 보고 오는 관광이다. 배에는 30여명의 관광객들이 있었는데 경치도 좋고 날씨도 좋고 바다동물 구경도 할만 해서 즐거운 나들이였다. 단 비용이 1인당 $20로 좀 비싼 것이 흠이었다. 볼리비아나 페루 같으면 $5 정도였을 텐데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비싸다. 항구 입구 조그만 바위섬에 등대가 하나가 있다. 1930년에 Cervantes라는 유람선이 이 바위섬을 들이받고 침몰했단다. 다행히 1,400여명의 승객과 선원이 모두 구조되었는데 며칠 후 이 유람선의 선장이 자살했단다. 자살까지 해야 했을까? 수백 명의 어린 고등학생들의 생명을 뒤로 한 채로 혼자 살아나온 세월호 선장과 비교가 된다. 돌아오다가 보니 항구에 아르헨티나 해군 함정이 정박해 있었다. 혹시나 해군 함정을 타고 남극 구경을 갈 수 있을까 해서 영어를 하는 유람선 선원에게 물어보니 옛날에는 가능했는데 지금은 모르겠단다. 그러나 선장은 언제나 손님을 초청해서 태울 권한이 있으니 한번 찾아가서 물어보라면서 해군기지 위치를 가르쳐준다. 유람선 관광이 끝난 후 시내 끝에 위치한 해군기지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니 웃으면서 안 된단다. 남극 관광의 가능성이 점점 사라진다. 숙소에 돌아오니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또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음악에 취미가 많은 그룹인 모양이다. 이곳은 남극에서 약 800km 밖에 안 떨어진 곳이라서 밤 11시가 되어야 어두워진다. 여행지도 바위섬을 덮고 있는 펭귄 떼 붉은 부리를 한 해조 세 마리 펭귄 네 마리, 바위엔 배설물 같다 잠꾸러기 물개 가족 장난꾸러기 물개 한 마리 물개들이 열심히 움직이는 너머로 아름다운 경치가 보인다 외로워 보이는 등대, 이 바위에 유람선이 부딪치고 침몰하는 사고가 난 후에 세운 등대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