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동할머니국수 본점
50년간 이어온 시원한 국물 맛, 하루 10번 자리회전 매출 350만원
두부국수ㆍ비빔국수 젊은층에 인기
= "점심시간에는 16개 테이블이 7~8번 회전하죠. 손님들이 서서 기다리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우리집을 찾는 건 오랜 시간 신뢰를 이어온 덕분입니다."
국내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서울 명동에서 50년간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명동할머니국수'의 김경숙 사장(53).
어머니에게 매장을 이어받아 30년째 국수집에서 일한 그는 이곳의 최대 강점을 '빠른 회전율'에서 찾는다.
김 사장은 "국수라는 음식 특성상 손님들이 빨리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회전율이 빠르다"며 "많을 때는 하루 10번씩 회전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육수에 두부를 곁들인 두부국수와 독특한 양념장으로 맛을 낸 비빔국수로 가격은 4000원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통국수만 취급했다. 메뉴가 단순해야 음식을 더 빨리 내놓을 수 있고 손님도 메뉴 선택에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10ㆍ20대 젊은 손님 입맛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4000원에 해결이 가능한 저렴한 메뉴를 하나씩 늘렸다.
김 사장은 "라면과 덮밥류 분식도 팔게 됐고 김치볶음밥 비빔밥 등 식사류도 선보이고 있는데 손님들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사를 제공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전통국수만 판매할 때는 단골이라도 하루 한 번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메뉴가 다양해지면서 하루에도 두 번씩 매장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통의 맛이다. 명동할머니국수는 오랜 기간 영업하다 보니 20~30년 된 단골 손님이 계속해서 찾고 있다. 이처럼 단골 손님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50년간 대를 이어온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맛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김 사장은 "이곳은 1958년 10㎡(3평) 남짓한 매장으로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매장이 너무 좁아서 손님들이 서서 음식을 먹곤 했다"며 "덕분에 '서서 먹는 할머니국수집'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는데 당시 배고픈 시절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이곳을 찾았던 손님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25세 때부터 어머니 밑에서 오랜 시간 종업원처럼 일을 해오며 국수를 삶는 것에서부터 국수 양념을 만드는 '비법'까지 전수받았다. 김 사장은 "어머니는 내가 실수할 때마다 국수 광주리를 바닥에 던질 정도로 엄격하셨던 분"이라고 회상한다.
당시 체득한 것이 바로 종업원들과의 소통이다. 하루 1000명이 넘는 손님을 맞이하면서 입이 마비될 정도로 힘들었던 것을 스스로 경험해봤기 때문에 종업원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김 사장은 "힘들게 일할 당시에도 함께 일했던 종업원들의 위로가 없었다면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금도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분들은 당시 일했던 분들인데 종업원 8명 중에는 38년 이상 일해온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6년 전 어머니의 은퇴와 함께 국수집을 물려받은 김 사장은 종업원들을 생각해 퇴근 시간을 밤 10시 30분에서 10시로 30분 앞당기기도 했다. 누구보다 조금이라도 더 일을 빨리 마치고 쉬고 싶어하는 종업원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밤 9시 30분이면 육수와 국수, 재료들을 모두 버린다"며 "더 장사를 하고 싶은 미련을 버리고자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덕분에 종업원들도 가게일에 자기 일처럼 달려들곤 한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국수를 먹고 가라'고 홍보하는 한편 젊은 고객을 상대로 인터넷 홍보도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70세가 넘은 단골 손님들은 종업원 얼굴 한번 보려고 먼 곳에서도 찾아온다"고 말했다.
하루 1000명 이상 손님이 드는 66㎡(20평) 규모인 이곳 점포 하루 평균 매출은 350만원. 많을 때는 400만원이 넘는다. 객단가는 3500~4000원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손님 수가 많고 회전율이 빨라 수익성이 높다. 또 10ㆍ20대로도 고객층이 확대되면서 폭이 넓어졌고 간식과 주식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명동할머니국수의 창업 비용은 33㎡(10평) 매장 기준으로 3500만원 정도. 일반 매장의 월매출은 3000만원 정도라고 본사 측은 밝혔다. 다만 회전율이 중요한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점포를 내야 해 초기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다.
김 사장은 "육수는 멸치를 기본으로 바지락ㆍ야채ㆍ한약재 등을 넣어 우려냈고 면은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굵은 면을 쓰고 있다"며 "김치볶음밥이나 비빔밥 등 식사류를 주문하면 미니 두부국수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젊은층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 하코야 신림사거리점
꼬들꼬들한 면발에 구수한 국물, 개장 두달만에 월매출 4000만원
블루오션 업종이라 경쟁부담 작아
= "일본 라멘은 꼬들꼬들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죠. 천연재료로 맛을 내 요즘 같은 웰빙시대에도 잘 맞아요."
박호진 하코야 신림사거리점 사장의 일본 라멘 예찬론이다. 박 사장은 지난 2월 하코야 점포를 연 뒤 매달 4000만여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박 사장은 90년대 초 식품회사 단체급식팀에서 냉동면을 제조ㆍ판매하는 일을 하며 '면'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쫄깃하고 따끈한 국물이 어우러진 면 요리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점에 착안해 면 사업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박 사장은 95년 우동에 참치를 곁들여 파는 우동전문점 사업을 구상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정통 우동 국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 그는 이후 이동통신회사에 경력직원으로 입사했지만 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결국 지난 2월 신림역 소재 쇼핑몰인 포도몰에 일본식 라멘집 하코야를 열었다. 그가 하코야 점포를 열면서 투자한 자금은 약 9000만여 원. 가맹비, 인테리어비, 주방 설비비 등 5000만여 원에 점포보증금이 4000만원 소요됐다.
박 사장 예상과 달리 장사는 쉽지 않았다. 신생 쇼핑몰에 입점한 데다 인지도가 낮아 기대만큼 손님이 들지 않았던 것. 박 사장은 손님들의 주문을 분석해 추천 메뉴 등을 선보이며 고객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점포를 연 후 방문한 손님들의 주문을 분석한 결과 남성과 여성의 기호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점을 발견했죠. 그래서 남녀용 추천 메뉴를 따로 두고 판촉활동을 진행했어요."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라멘과 함께 사케, 맥주 등 가벼운 주류 판매도 병행했다.
그 결과 손님이 큰 폭으로 늘어 요즘에는 월 평균 4000만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인건비 800만원과 관리비 200만원, 브랜드 사용료 10만원, 부가세 등을 제한 약 1800만원이 박 사장 몫이다.
특히 어린이날인 지난 5일에는 400여 명의 손님이 밀려와 하루에만 260만여 원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코야는 대기업인 LG패션 자회사 'LF푸드'가 운영하는 일본 라멘 전문점으로 사골육수에 튀기지 않은 생면을 이용해 라멘을 만든다. 본사에서 모든 메뉴를 미리 조리해 공급하기 때문에 전문요리사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깊은 사골육수맛의 '하카다' '구마모토' △천연된장으로 부드럽게 맛을 낸 '삿포로' △야채와 해물맛이 일품인 '나가사끼 짬뽕' 등이 주요 메뉴로 가격대는 6000~8000원 선.
박 사장은 특히 쇼핑몰 주요 고객인 20~30대 여성들이 일본 라멘을 선호한다며 쇼핑몰이나 오피스 등지를 추천 입지로 들었다. "한국 전통국수의 경우 40~60대 분들이 많이 찾으시지만 일본 라멘은 20~30대 젊은 층들이 선호합니다. 쇼핑몰 등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점포를 열기 적합한 창업 아이템이죠."
박 사장은 오전 10시에 매장을 열고 밤 9시에 닫는다. 손님들이 몰리는 시간은 점심식사 시간인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30분, 저녁식사 시간인 오후 6~8시 등이다. 각기 2명의 주방 직원과 홀서빙 직원을 두고 있다.
박 사장은 일본 라멘집이 중국집이나 베트남 쌀국수집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지는 만큼 성장성은 오히려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하코야 라멘집의 경우 신림역 포도몰점, 강남역점 등 서울 시내에 6개 점포밖에 들어서 있지 않다"며 "경쟁이 비교적 덜 치열한 만큼 점포 운영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종의 성장성 여부와 관계없이 성공은 전적으로 가맹사장 개인에게 달렸다고 박 사장은 설명했다.
"계약관계를 확실히 살펴야 해요. 본사와 인테리어 관련 세부사항을 꼼꼼히 챙기는 한편 점포계약에도 신경을 써야 하죠."
믿을 수 있는 본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사장은 하코야의 경우 대기업인 LF푸드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본사가 탄탄해야 브랜드도 성장할 수 있어요.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매출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만큼 본사 재정 상태, 운영 상황 등을 미리 확인해야 해요."
그는 "하코야 라멘은 일본 유명 라면집 100곳의 메뉴 중 한국인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것들 위주로 판매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사골을 장시간 우려내 설렁탕처럼 깊은 맛이 나는 하카다 라멘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최승진 기자 / 정석우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