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창고의 기록 외1편
탁 운 우
옛날에 로마 병사들의 월급은 소금이었다고 말랑한 삼겹살 기름이 종지를 통과하는 동안 다음 달 소금을 걱정하는 이에게 위로를 시작하고 버석거리는 이마에 핏물이 쏟아지면 양동이를 가져와 핏물을 받았지
우리는 넘어져 뒹굴면서 기차를 멈추려 상심했지만
언제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소금창고로 가는 역사였어
맨바닥 아래 이마를 굴려 떨어지는 소주병을 보면서
또 의기양양 소금창고가 있는 바다를 향하면
그곳엔
푸른 모자 쓴 역부 두 사람이 집으로 가는 대합실에 앉아 표를 검수하고
그 밤 도시의 먼 바닥으로 펄펄 눈이 쌓이고 플랫폼은 멀고 눈은 내리고
우리는 언 발을 동동 거리며
다시 피 묻은 철로를 걸어 집으로 가지
거기 사람이 있어요
탁 운 우
도시의 맨 아래 웅크린 몸 위로 사람들이 소리쳤다
거기 사람이 있어요
흥건히 땀을 쥐고 있던 손
헛손질하며 날아간 해머
거푸집 아래로 남자가 추락했다
오늘 새벽 인력사무소로 나가는 남자의 뒤에 대고 아내는 말했었다
큰 애 등록금 내는 날이라요 - 오늘이
머리를 들어야 겨우 보이는 꼭대기
미끄러진 운명이
남자의 해머를 안고 추락했다
머뭇거리며 소리쳤을 텐데
분명 소리치고 있었을 텐데
거푸집 난간 깊게 쓸려나간다
탁운우 프로필
• 2012년 《시현실》 등단.
• 시집: 혜화동5번지)
*시문회 회원, 빛글문학회 회원
• 춘천민예총문학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