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교육실현을위한인천학부모회 도성훈 교육감 1주년 성명서>
무상교육 확산, 학교 청렴도 향상, 노동존중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학교민주주의와 갑질문화청산은 분발해야 한다.
향후 고교서열화 타파와 사교육비 경감에 집중해야 한다.
도성훈 교육감의 임기 4년 중 첫 1년이 지났다. 2018년 전교조 OUT 선언과 흑색선전이 난무한 가운데 민주진보를 표방한 도성훈 교육감은 비교적 큰 지지 속에 당선되었다. 당시 도성훈교육감은 “촛불혁명의 정신을 교육혁명으로 완성하라는 시민 염원이 반영된 승리”라고 밝히면서 인천교육의 개혁과 변화를 다짐하였다. 1년이 지난 지금 도성훈 교육감은 자신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를 살피고자 한다.
우선 인천시교육청이 학부모와 시민사회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무상교육 확대, 청렴도 향상, 민주시민교육(노동존중정책)일 것이다. 무상교육은 모두가 환영하지만 인천은 특히 서민들이 많고 교육비는 학부모들의 직접적인 문제이다. 현재 인천시교육청은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무상 급식을 시행하였고, 중.고교 신입생에게는 무상교복을 지원하였다. 여기에 특수교육과 교육 균형발전 대상학교의 운영비 지원이 확대되었고, 교육경비 보조 제한을 받던 동구와 옹진군의 학교에도 예산을 지원받았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선 30개 안팎의 학교의 신설과 승인, 증축이 진행 중인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2학기에는 중앙정부의 지원 속에서 고교무상교육도 실시될 예정이라고 하니 무상교육의 측면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인천의 불명예였던 낮은 청렴도도 개선되어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인천시교육청은 2등급을 받은 점이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실시한 ‘전국 시도지사 및 교육감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 인천시교육청이 최고 등급인 SA등급을 받은 것도 학부모와 시민들의 불신을 벗고 교육행정의 신뢰를 얻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시민사회로부터는 민주시민교육과 노동존중 정책의 일환으로 노동인권교육의 강화,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전국최초 노동존중위원회 설치, 민주시민교육 등도 좋은 기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학부모들은 교육감과 인천시교육청을 마냥 칭찬하기에 학교현장은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여전히 한국에서, 인천에서 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팍팍한 일이다. 가령 무상교육은 좋은 일이나 실시된 이후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은 금방 다른 데로 옮겨간다. 학교운영비를 확대해도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의 효과는 더딜 수밖에 없다. 특수교육과 유아교육은 여전히 열악하다. 학교신설의 문제는 더 복잡해 지금 신도심의 경우는 과대학교, 과밀화 때문에 학부모 요구가 빗발치고 있고, 원도심에서는 학교 재배치 문제, 신설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은 인천의 학교들을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인지, 학부모와 학생들을 존중하는 민주적인 공간인지 흔쾌히 동의하기 어렵다. 실제로 전교조 인천지부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발표한 도성훈 교육감 교육 정책에서 학교업무경감이나 학교 민주주의 항목은 조사 항목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물론 조사가 아니라도 인천의 학교에는 여전히 각종 민원이 많고 권위적인 제왕적 관리자의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한마디로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느끼기에 학교 현장 내부의 변화는 더딘 것이다. 물론 현장의 변화는 시간이 걸리고 단위 교육청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중앙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학교자치와 학교민주화를 이룰 관련 입법 제정과 함께 인사를 포함한 도성훈교육감의 더 과감하고 강력한 조치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들 입장에서 주목하는 건 경쟁교육 완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다. 일반학교에 애를 보내는 학부모로서는 이번 서울, 경기, 전북교육청에서 자사고 취소를 통해 일반고 정상화와 고교서열화 해소의 의지를 보여준 점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인천에서 포스코자사고는 무난히 통과되었다. 물론 자사고 평가는 공정해야 하며, 이번 인천의 포스코자사고 평가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권학교에 둘러싸인 인천교육의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인천에 자사고의 비중이 적어 보이지만 특권 학교 전체를 놓고 보면 인천교육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즉, 두 개의 자사고 외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고, 진산과학고, 국제고가 있고, 미추홀외고, 인천외고가 있으며 일반고 중에는 교육부 지정의 12개 과학중점학교가 있는데, 이것이 고교 서열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들은 오래전부터 인천의 고등학교를 서열화시키고 경쟁교육을 부추키며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주범이다. 단적으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전국 8개 영재학교 가운데 학생 1인당 교육비로는 가장 많은 2813만원이라는 교육비를 투자하고 있다. 일반고와 비교해서도 터무니없이 많은 비용이다. 따라서 아무리 한쪽에서 혁신학교가 늘고 혁신교육을 외친다고 해도 특권학교가 있는 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과 교육불평등, 살인적인 경쟁교육은 줄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학원들이 ‘초0학년부터 특목고를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학생 유치 경쟁을 벌이니 일반 학부모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도성훈교육감의 임기 1년이 지났으니 아직 시간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개혁에는 때가 있고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초반이 중요하다고 한다. 도성훈 교육감에게 당부한다. 촛불교육감이라는 초심을 잃지 말고 학부모들과 현장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중시하길 바란다. 그리고 인천교육의 개혁을 위해 우리 학부모들도 인천 교육의 정상화와 교육개혁의 완성을 위해 교육당국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협력하고, 때로는 적절한 견제로 자기 역할을 다 할 것이다.
2019년 7월 15일
평등교육실현을위한인천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