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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지숙원장과 편지가족 일행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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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 중 가장 추웠다는 11월 22일(토), 마지막 낙엽까지 떨구어낸 나목 사이로 부는 스산한 바람이 더욱 차갑게만 느껴졌다. 한국 편지가족 경인지회 류정호 회장을 비롯해 회원(강명순 박명자 최평자 심재순)들과 함께 석수동 안양보육원을 찾았다.
사지숙 원장은 "추운데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따뜻한 마음이네요"라며 일행을 환영했다.
"(사) 한국편지가족은 정통부 산하 주부 편지쓰기 대회 입상자들의 모임인데요…."
지난 여름, 2박 3일 동안 충북 보은군의 '서당골 수련원'에서 있었던 제3회 중학생편지쓰기 캠프 때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정원이 다 찼음에도 "꼭 좀 해주세요. 우리 애들이 너무 기다려요. 꼭 참여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직원의 간절한 부탁은 차마 거절 할 수 없는 동기였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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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육원 아이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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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이 보육원의 장한진양이 전국 으뜸상을 수상하며 이번 방문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다. 훈훈한 대화가 무르익는 녹차 잔에서 추위가 확 풀렸다.
사지숙 원장의 안내로 아이들이 생활하는 숙소를 둘러보았다. 개나리방. 목련방. 진달래방… 각각의 이름으로 개인주택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또래 집단의 숙소는 다소 떨어져 있었다.
진달래방의 올망졸망한 유아들 틈에서도 어딘가 닮아 보이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애들은 함께 입소한 3남매였다. 다른 아이들도 형제나 자매가 있었지만, 하나같이 해맑은 얼굴이다. 외부에서 흔히 생각하는 보육원의 칙칙하고 어두운 그림자는 이 곳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누구나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외국인 영어회화부터 피아노, 트럼펫, 골프, 태권도, 풍물, 성악 등에 이르기까지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에게 맘껏 배울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펼쳐져 있는 배움의 전당이다.
그 속에서 사랑을 먹고사는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112명이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쾌적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안내 된 2층 식당에서는 초. 중. 고 학생 외에도 직원들까지 편지쓰기 강좌를 듣겠다고 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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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쓰기강좌 중 으뜸상 작품을 읽는 장한진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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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편지 쓰기는 싫어 하지만, 편지를 받을 때는 즐거워하지요. 편지에는 보낸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 있어요"로 시작, 준비해간 자료와 '잡초'란 책자에 보육원생이 쓴 편지와 으뜸상을 받았던 장한진양의 글을 비교하며 잘못된 부분과 잘 된 표기를 예로 들었다.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진지함 속에서 아름답고 편안하게 편지 쓰는 요령과 봉투 쓰는 서식까지 1시간 30분이 후딱 지나갔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의 "편지는 언제부터 생겼어요?"로 시작하여 "편지를 쓸 때요…"라는 직원들의 질문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류 회장은 질문 하나 하나까지도 자상하고 담담하게 풀어 나갔기에 마무리조차 너무도 아쉬웠다. 최평자 회원의 시 낭송 지도는 긴장을 푸는 귀하고 값진 시간이 되었다.
편지가족의 일원으로써, 편지쓰기 문화 정착에 앞장서서 애쓰는 경인지회의 모습이 더없이 아름다웠고, 추위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만큼이나 상쾌함을 느끼게 되는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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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강 중인 류정호 편지가족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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