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팡에서 생활한지 한 달 보름, 드디어 짐을 싸고 충칭으로 향했다.
고속기차로 3일 가까이 걸린다길래 가산을 탕진하면서까지 비행기표를 샀다.
한 달 반동안 잘 지낸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 두고 짐을 챙겨 공항으로 갔다.
웨이팡 공항은 정말 작고 아담했다. 거의 작은 시골 마을의 기차역 같았다. 12시 40분 비행기였는데 11시 30분이 되자 안내원이 나타났다. 짐을 부치고 곧바로 게이트를 통해 들어가니 비슷한 크기의 대기실이 있다. 바로 옆이다. 그리고 비행장도 문을 사이에 두고 있다. 날씨가 너무 어둡다. 비가 오실려나^^
12시 40분 비행기가 떠날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다. 안내하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10분만 기다리란다. 10분만^^
비행기도, 기차도, 버스도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
정말로 10분쯤 기다렸더니 줄을 서랜다. 드디어 비행기 탑승이다. 문을 나가서 비행기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2분^^
비행기는 조금 지체하는 듯 하더니 출발한다. 다행히(?) 김샘과 같은 자리에 앉게 되지 않았다. 대신 내 옆자리는 상하이에서부터 타고 왔다는 멋진 총각이었다. 친구 결혼식에 참석할려고 충칭을 간다고 했다. 물론 이 비행기는 상하이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점심식사시간이 되었기에 먹을 것을 주겠지, 세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생각하고 있는데 250리터짜리 물한병씩을 나누어준다. 옆 총각한테 물어보니 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 엠 헝그리^^' 총각도 배가 고프다고 했다....
세시간 걸릴 줄 알았던 비행기는 두시간 반만에 충칭에 도착했다.
'우와, 충칭 비행장 정말 크다'
비행장을 빠져나와 모노레일이 개통되었는지 알아보았다. 아직 안되었단다.(불행히도 모노레일은 다음 날인 1월 1일부터 개통되었다^^)
그래서 장거리버스(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물어 물어서 이동했다. 2호선 우각탁 역까지는 15위안, 올라탔다. 거리는 거의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택시로 100위안 든다고 택시타고 오랬는데 내가 여행삼아 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했더니 자세히 알려준 덕분에 길을 물어 물어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우각타 역까지 걸어가는 길은 험했다. 20여분 걸린다고 해서 별 생각없이 걸었는데 지하도로, 차도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20킬로그램의 가방을 짊어지고 끌고 가기에는^^
그렇게 지하철역에 도착했더니 웬걸, 사람들이 다 줄서 있는게 아닌가?
이게 웬 시추에이션^^
일단 줄부터 서고 나서 신산촌 가는 길을 물었더니 우리 줄이 아니고 옆이란다. 에궁^^
그리하여 다시 줄을 바꾸고 이리저리^^정말이지 지하철에서 줄서 있다 역무원이 문을 열어주면 들어가고 짐을 검색대를 통해 통과하고... 이건 뭐, 비행장보다 지하철을 타는 것이 더 어려웠다. 나중에 이선생님한테 지하철 타는 것이 비행기 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오늘이 12월 31일이라 혹시 사고가 날까봐 그랬을거란다. 중국, 사람 정말 많더라^^
신산촌 역에 내려서 삼무화원을 물었더니 길을 가르쳐 주긴 하는데 몇번을 물었는지 모르겠다. 짐만 없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는 20킬로그램이 넘는 가방을 메고 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간신히 집을 찾아 들어갔다. 이선생님이 깜짝 놀란다. 전화한번 없이 찾아올거라 생각을 못했겠지^^
들어서자마자 대뜸 '침을 놔주실래요, 생체전기를 해주실래요'하고 물었더니 "어디 아프세요?" 한다.
아침 9시 반에 출발해서 저녁 5시가 넘어서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멀고 긴 여행이었다.
처음 만난 이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식 식당에서 돌솥밥을 먹고 집으로 들어와서 곤히 잠들었다. 첫쨋날의 이야기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밥을 먹고 이선생과 함께 셋이서 시내구경을 나갔다. 장강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외곽을 돌아 돌아 신항만쪽으로 갔다. 오늘도 역시 다섯 시간을 넘게 걸었다. 워낙에 크고 넓은 땅이라서 걸어도 걸어도 끝이없다. 특히 중경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로 알려졌다. 인구 3800만, 땅떵어리는 한반도 전체를 모아놓은 것보다 더 크단다. 웨이팡에서는 저녁 일곱시만 되면 버스가 끊기고는 했는데 이곳에서는 지하철도 있고 물론 저녁 12시까지 운행된다고 했다. 도시라 다른겨^^
둘째날은 주로 강구경 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안개가 워낙에 심하게 껴서 잘 구경을 할 수가 없었지만^^
셋쨌날, 우리는 충칭시내 구경을 나섰다. 충칭의 중심가 중의 중심가라할 수 있는 홍야동으로 갔다. 그곳에서 또다시 장강을 구경하고 시내를 싸돌아 다녔다. 간간히 비가 오셨지만 상관하지 않고 구경을 다녔다. 중국식당에 들어가서 밥도 사먹고 의료기상점에 가서 침도 사고 그렇게 하루종일 다녔다.
저녁에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1층에 있는 맹인안마소에서 안마를 받기로 했다. 내가 먼저 하자고 제안을 했다. 첫날 짐을 나르느라 어깨를 무리했더니 오른팔 어깨가 움직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가격을 물어보니 35위안, 우리돈으로 7000원이 채 안되는 돈이었다. '가산탕진이냐, 몸을 살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였지만 나는 과감하게 가산을 탕진하기로 했다. 한시간동안 안마를 받으면서 거의 실신이 될정도 몸이 아팠다. 덕분에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목을 타고 내려오는 승모근쪽이 거의 나무쪼각만큼이나 굳어있었다.
밤새 비가 오셨다. 그 빗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깼다 들었다를 반복했다.
넷쨌날은 거의 장마철 수준의 비가 종일 내렸다.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차라리 비가 게이지 않기를 바랬다. 통해서일까^^ 정말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덕분에 하루종일 침대에서 뒹굴고 놀았다. 아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오늘, 충칭 다섯번째 날, 김샘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침을 해서 먹고 지하철로 공항으로 향했다. 거의 두시간이 걸렸다. 지하철 요금이 8위안, 택시로 100위안이 드는데 지하철요금은 거의 거저다^^
9시 20분에 집에서 나섰는데 12시 40분에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부쳐주고 사람까지 부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기차표 대행업소에서 청두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다. 중국은 워낙에 사람이 많아서 이렇게 곳곳에 기차표를 대행해 주는 곳이 있다. 대신 대행비 5위안.
6일 12시 40분 고속기차를 예매했다. 103위안. 이제 내일 하루 시내구경만 하고 짐을 챙겨서 청두로 떠나면 된다. 청두에서는 배낭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믹스호스텔을 예매했다. 그곳에서 차분히 쉬고 여행하면서 올 한해 여러가지 일들을 계획해야겠다.
웨이팡에서 웨이하이, 칭다오, 연태, 취푸, 충칭 그리고 청두로 내인생의 화려한 여행이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