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주민센터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기초수급자 확인 조사에 매달렸다. 소득, 가족관계 등에 대한 자료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주민센터로 찾아와 언성을 높이는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날 김씨는 아침 일찍 출근해 공문을 처리하고, 방문상담 대상자들의 집 위치와 가정 실태를 파악했다. 오후에도 기초수급자 가정 한 곳을 더 방문한 뒤 상담한 내용을 정리하고, 각종 민원상담과 공문 처리를 하다 보니 퇴근 시간이 됐다.
...
인천 남동구의 이러한 구상은 ‘주민들의 현실을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주민센터 안에만 머물러 있던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임문진 남동구 복지자원관리팀장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주민센터에 찾아와 ‘내가 어떻게 사는지 찾아와서 살펴본 적 있나’라고 항의하면 공무원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2.
서울 SH공사에서 직접 고용해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의 하는 일이 복지관이 해왔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앞으로 이렇게 직접 사회복지사를 채용하여 복지사업 하는 일을 늘려가겠다고 합니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2091620415823419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공사가 그동안 건설공급에 치중한 면이 많았다는 걸 인정한다"면서 "330개 단지, 13만4000가구를 관리하는 주거복지센터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우선 가용된 예산 범위 내에서 돌봄일자리 확대, 독거노인 등 맞춤형 주거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해당 사회복지사를 현재 8명에서 15명으로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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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은 "차상위계층이 가진 더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데, 이들이 (영구임대에 살면서)일정정도 안정이 됐을 때 수급권을 내놓을 수 있도록 정부에 주문해 개선토록 하겠다"면서 "복지관도 이제는 빈곤계층의 일자리, 경제 회복을 위해 역할토록 변해야 하고 그 자원을 연결해 자족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족적인 커뮤니티', 복지관이 오래전부터 꾸준히 해왔던 일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박원순 시장님이 보기에는 그렇게 일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럴만도 하겠지요...
SH공사가 한 단체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그 일에 조금 참여했는데
그 보고서를 읽어보니 여기서도 이제 SH공사가 마을만들기,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에 관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회의에 참석하고 쓴 글 http://cafe.daum.net/coolwelfare/O2Kk/29)
SH공사 홈페이지에 소개한 사회공헌사업만 봐도, 복지관의 사업과 다르지 않습니다.
영화제, 음악회, 진료봉사, 장수사진촬영, 안심콜 서비스, 무료법률자문봉사, 합동결혼식, 가족사진 촬영, 자선바자회 벼룩시장, 김장나누기...
http://www.i-sh.co.kr/html/user/business/together/toge_main.jsp
LH공사 홈페이지에 소개한 사회공헌사업도 마찬가입니다.
마을형 사회적기업 설립지원, 저소득가정 아동 멘토링, 공부장 지원활동, 어른이 급식, 합동 결혼식..
http://www.lh.or.kr/lh_html/lh_open/open_4_2_4.asp
3.
서울시에서 마을만들기에 적극적 있습니다. 주민모임, 주민조직... 복지관이 붙잡고 가던 일입니다.
서울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조례 제정
http://nowon.newsk.com/bbs/bbs.asp?group_name=109&idx_num=13520&exe=view
"예들 들어 한 아파트 주민들이 커뮤니티를 조성해 단지 내 육아를 공동으로 분담하는 사업을 제안하면 서울시가 예산을 비롯해 주민 교육,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사업 지원이 가능한 마을의 규모는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알고 소통이 가능한 범위로 인원이나 행정구역 제한은 없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주민들이 공동의 문제를 인식하고, 자발적인 추진 의지만 있으면 마을공동체 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http://www.seoulmaeul.org/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행복하기보다 고단한 일상을 살아내야하는 현실 속에서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의 관계망을 회복시켜 보다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마을지원센터가 함께 하겠습니다!"
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있는 센터 소개 글입니다.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의 관계망 회복'
우리가 즐겨 사용하던 말인데, 이제 이런 일을 지역복지관만 하는 게 아닙니다.
'아파트에서 희망을 찾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서울시에 만든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 소개자료입니다. 서울시가 추진한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의 사례집입니다. 서울시가 훈련하여 파견한 '커뮤니티 전문가'들이 아파트에서 일하며 마을축제, 주민모임 등을 진행한 사례집입니다.
서울 아파트공동체 우수사례 책 발간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11128012004
http://gov.seoul.go.kr/archives/2659 매뉴얼 PDF로 내려받기
"서울시는 이를 단순 사례집이 아니라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매뉴얼로 꾸몄다. 아파트에서의 자원봉사, 텃밭 가꾸기, 공동육아, 녹색장터, 문화강좌 프로그램, 축제 등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7개 영역으로 사례를 나눠 정리했다."
마을공동체, 아파트공동체... 우리 복지관들도 이런 일 하겠다고 나선지 오래인데, 서울시내 대형 서점 사회복지 코너에서 이런 책 한 권 찾지 어렵습니다. 서울시에서는 뚝딱,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제 복지관은 어떻게 일해야 할까요?
이런 상황이 위기일까요?
그리고 마을 주민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복지관이 해 왔던 일을 다른 이들이 감당해도, 그와 상관없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면에서 더 살기 좋아졌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변화에 그리 신경 쓰지 않습니다.
위기는 우리가 우리답게 일하지 않아 느끼는 것인지 모릅니다.
사회복지관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었고, 저도 복지관에서 그렇게 일하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일할 뿐입니다. (그렇게 일하다 설령 사라진다 해도, 떳떳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2009년에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푸른복지출판사의 첫 번째 책 '복지현장 희망 여행' 끝에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를 통해 사회복지관이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할지 뚜렷해졌습니다. 사회사업이 사람을 사람답게, 사회를 사회답게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함을 각자의 경험을 통해 증언해 주셨습니다.
사회복지관이 어떻게 일해야 할 지, 저는 명확합니다. 그 실천해야 할 바가 분명합니다.
① 약자를 돕되 돕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주체가 될 수 있게 도와야 하며, 주체가 될 수 있게 돕는 다는 것은 그에게 우선 묻고 상의하며 실천하는 것입니다.
약자를 돕는 과정에서 가급적 평범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② 지역사회를 잘 일궈야 하는데, 지역사회가 약자에게 우호적으로, 약자와 관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살려내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평소 이웃 사이에 인정과 애정이 넘치도록 주선하고, 특히 약자와 관계할 수 있게 두루 주선하고 살피면 됩니다.
그러나 약자를 돕는 것을 구실로 지역사회를 일굴 때에 약자를 모임의 대상, 봉사의 구실로 삼아 특별한 존재로 대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약자의 자주성을 해치면서 지역사회를 일군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이런 기준이 있으니 어떤 일이든 적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식사배달 사업, 사회교육사업, 주민모임, 다문화가정사업, 김장김치 사업 등 어떤 사업도 이를 위한 구실이 됩니다.
따라서 복지관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보다,
어떤 일이든지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