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시피 도안을 그려서 만든 퀼트지갑이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퀼트나 뜨개질을 많이 하셨었는데 맞벌이를 하게 되면서 그만 두셨다가, 최근에(내가 중학생 때) 다시 조금 하시면서 만들어주셨다. 퀼트는 미싱을 돌리지 않고 손바느질로 하는데 그 점 때문에 참 많이 끌렸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 가정시간에 하는 퀼트가 예상 외로 재미있다. 드문드문 내가 만들었던 키홀더나 파우치들이 있었는데 지금 꺼내보니 참 민망하더라. 그래서 솜씨가 좋은 어머니 작품으로 자랑을 좀 할까 하면서 이 지갑을 올렸다. 평소 집에서는 손으로 만든 것들을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미술감상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작품을 찾다보니, 모든 것이 다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선생님 말씀이 떠오르면서 내가 너무 주위를 돌아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너무 앞만 보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 또 한번의 각오를 다졌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내 방 그 자리 그대로 놓여있는 나와 내 가족들의 작품 아닌 작품들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며 소중한 추억들을 꺼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