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입춘이 지나고 산악인들이 시산제를 지내는 때가 다가왔다. 산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이나 기업인들도 해가 바뀌면 산에 올라 새해 소망이나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의지를 다지기도 한다. 시산제를 드리기 좋은 장소로 지역마다 기가 센 곳을 찾게 되는데 서울 근교에서 기(氣)가 가장 센 곳으로는 강화도 마니산(472m)과 하남 검단산(657m)을 들고 싶다.
해발 657m의 검단산 정상. 부(富)를 소망한다면 이곳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게 좋다. ©김정인 |
백두산을 출발한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향하다가 속리산 천왕봉(1058m)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북금북정맥을 이루고 안성 칠장산(492m)에서 금북정맥과 한남정맥으로 나누어져서 한남정맥은 다시 북진한다. 용인 할미성에서 서북쪽으로 행진하여 광교산(582m), 수리산(469m), 김포 문수산(376m)으로 솟고 그러고도 힘이 남아 강화도로 건너가 마니산(472m)으로 솟았다. 또 다른 한줄기는 할미성에서 법화산(383m), 불곡산(335m), 영장산(414m), 청량산(482m)을 지나 하남에서 검단산(657m)으로 우뚝 솟았다.
하남 검단산은 천리를 달려온 용이 한강을 만나기 전 높이 솟아 기가 센 곳으로 전해지며 이곳에서는 백제 한성시대(BC18~AD475)부터 왕이 하늘에 제를 지내는 제단이 있던 곳이다. 검단산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동쪽으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되고 경안천이 모여들어 팔당댐을 이루고 예봉산, 운길산 등이 좌측을 감싸주고 앞으로는 조안산이 겹겹이 펼쳐진다. 검단산 동쪽으로는 조수지국(朝水之局, 물이 굽이굽이 들어와서 재물이 늘어나는 국세)이요 조안산이 겹겹이 펼쳐져 이곳 검단산에서 시산제를 지낸다면 팔당 배알머리동에서 올라가는 검단산 동쪽 능선이 좋을 것이다.
2015년 2월, 실제로 100여명의 기업인이 모여 새해 안녕과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산행을 하였다. 검단산 동쪽 8부능선에서 기원제를 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를 발견하였는데 산의 기운을 받고 한적하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행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뒤로는 검단산이 받쳐주고 앞으로는 한강물이 조수하며 좌우로는 산의 능선이 감싸주어 바람이 갈무리되고 양지바른 평평한 곳으로 시산제 장소로 아주 적합한 곳이다.
강화도 마니산 정상. 하늘을 상징하여 정상부가 둥글게 형성됐다. 명예를 추구한다면 마니산에서 기원제를 올리는 것을 추천한다. ©김정인 |
또 다른 시산제를 드리기 적합한 장소로는 강화도 마니산을 꼽을 수 있다. 마니산은 한남정맥인 문수산을 건너 강화도에서 수많은 봉우리를 기봉하며 가운데서 우뚝 솟아 기(氣)를 뿜어내 우리나라에서 기가 가장 센 곳이다. 올림픽 성화도 이곳에서 채화되며 단군 이래 하늘에 제를 올리던 참성단(塹星壇)이 있는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마니산이 있는 강화도가 고려 39년간 도읍지였다. 오늘날에도 기(氣)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마니산이다.
마니산 시산제 장소로는 마니산 동쪽 능선 함허동천 자락이 좋으며 아침 일찍 해맞이를 겸한다면 마니산 정상 제단이 좋은 장소이다. 마니산 정상은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모양이며 마니산을 중심으로 사방의 산들이 읍(揖)하는 형상이라 제왕(宰王)의 자리이다.
매해 시산제나 기원제를 드리기 좋은 산은 검단산과 마니산이다. 천리를 달려온 용이 한강을 만나 기(氣)를 멎는 곳 검단산과 한남정맥의 끝자락 문수산을 지나고도 힘이 넘쳐 강화도에서 다시 우뚝 솟아난 마니산은 풍수지리적으로 두 곳 모두 기(氣)가 센 곳이다. 부(富)를 소망한다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조수되고 경안천이 합수되는 검단산 조수지국에서 시산제(또는 기원제)를 드릴 것이요, 명예를 추구한다면 생기가 높이 솟아오른 강화도 마니산에서 기원제를 올리면 좋을 듯하다.[논객닷컴=김정인]
김정인서경풍수지리학회장 서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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