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자연과 시의 이웃들
 
 
 
 

회원 알림

다음
 
  • 방문
    1. 허드슨경
    2. 자하 여요섭
    3. 솔바람
    4. 덕림
    5. 호호야55
    1. 봄바다
    2. 송 운
    3. 설산영
    4. 운수재
    5. 김교태
  • 가입

회원 알림

다음
 
  • 방문
  • 가입
    1. 로즈
    2. 호호야55
    3. 찰리
    4. 하랑 김민채
    5. 野山
    1. 생명과문학 김윤환
    2. 해풍
    3. 김점홍
    4. 와룡산
    5. 자연과 사랑
 
카페 게시글
│★│˚ 美村 시인의 글방。 스크랩 남대희 시인의 봄꽃시
洪海里 추천 0 조회 228 16.02.29 04:49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 제비꽃

 

월남댁 밭둑에 제비꽃이 피었다

 

바지랑대 휘도록 제비들 모여 앉아

지지배배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밥상머리가 휜 바지랑대 같던 시절

"지, 잘 묵고, 우리 숟가락 하나 덜면 됐제"

한마디가 식솔 하나 덜어내는

명분으로 충분했던 시절

고개 고개마다 꽃마저 서럽던 보릿고개

누이동생 식모살이 떠나던 날

아리게 밟히던 코고무신 콧등같던 꽃이

월남 땅 떠나올 때도 피었을까?

북위 10도선 타는 태양보다

고추하우스 열기가 더욱 뜨겁게 느껴지는 것은

따이한의 매운 시집살이 때문이 아니라

비행기 소리에 실려 오는 향수 때문인지도 몰라

월남댁 밭둑 위 포롬한 하늘에

아득한 구름 그리며 비행기 날아간다

 

 

 복숭아 밭

 

사월 복숭아밭은 여학교 교실이다

가지가지마다 연분홍빛 소녀들 재잘댄다

뜀박질하는 햇살 사이로

왕거미 뜨게질 한창이다

꽃자리마다 솜털 보송할

풋풋한 꿈 영글어 가는 교실

 

바람과 햇빛

꽃잎마다 쌓이면

꽃분 칠한 벌 나비들 분주히 날고

 

초록 이파리 사이

수줍은 젖망울 부풀 듯

발그레 볼 붉히는 복숭아 단물 오르면

교실 칠판에 빼곡한 글씨처럼

소녀들 가슴에 가득 찬 꿈들도

복숭아 씨앗만큼 단단해지는

 

아지랑이 하롱하롱 꿈꾸는 사월

 

 

♧ 개나리 펀드

 

개나리 큰손이 투자에 성공을 했데요

금값이 치솟는 바람에 뜻밖의 수익을 얻었데요

해마다 하는 가지치기를 생략한 것이 행운이었다지요?

개나리꽃잎 몇 됫박 따주고

소음이 심한 꿀벌전용기를

최신형 나비헬기로 바꿨다지요? 아마?

 

지난겨울이 워낙 혹독해서

담장 밑 개미 동네는 문을 닫고 변두리로 이주한 집들이 태반이라지요?

옆에서 백매화도 은값이 올라서 재미 좀 봤다고 덩달아 자랑이에요

목련은 궁전 같은 별장을 여러 채 지어 놓고 있어요

분주한 개미들만 분통 터지고

냉이 뿌리는 더욱 억세어져 가는 4월이에요

 

 

♧ 얼레지꽃

 

기다림이지요

이젠 그리움의 시간이 보름달같이 찼어요

 

서로의 가슴이 떡잎만 하여

잔설 녹을 시간도 참지 못하고

이파리 말리듯 닫아버린 감정들

열어보세요

향기가 없으면 어때요

벌나비 오지 않으면 또 어때요

‘얼라이오좀’으로도 희망의 꽃은 피지요

 

여린 꽃 대궁 휘어지고

수척한 보랏빛 얼굴에

눈물 같은 이슬이 봄빛을 담고

탱글거려요

 

기다림은 사랑을 위해 주어진

확실한 소명 아닐까요?

내일도 기다려야 오지요

내일은 바로 희망이고요!

 

 

♧ 매화 지는 봄 밤

 

온종일

들판에서 밭고랑만 뒤적이며

심심하던 바람이

달 밝아오자

뜰 앞 매화가 가지에 걸터 앉네

 

향기에 취해

파르르 몸 흔들다

꽃잎 껴안고 땅으로 눕네

한바탕 격정의 몸짓으로 뒹구네

달빛 사이로 터지는

새하얀 속살속살들

 

봄밤

하늘엔 별들이

꽃잎같이 분분하고

매화나무엔

꽃잎이 별같이 총총한데

 

마을 앞 방죽엔

개구리들 괜히

악을 쓰네

 

 

 
다음검색
댓글
  • 16.02.29 14:28

    첫댓글 술술 잘 읽혀집니다. 늘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 16.02.29 18:24

    오랫만에 대하는 미촌 님의 봄꽃 시 술술 맛나게 읽었습니다!

  • 16.04.25 20:20

    아름다운 시로 여행과 추억을 하다 갑니다
    좋은 시를 쓰시네요^^*

  • 16.08.07 19:44

    감사합니다,
    다녀가신줄도 모르고있었네요~~~^^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