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부는 공정하지 않고 평등하지 않다. 사람들은 부가 횡포를 부려도 당연시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남녀 주인공 중 한사람은 재벌급으로 부유하고 한사람은 찌찌리도 못 살고 되는 일이 없이
고생고생하다가 우연히 서로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로 전개되어 나가는 설정이 많다.
우리는 이것은 실재가 아닌 가상의 이야기인 것을 알면서도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고 마음 졸이고 안타까와 하면서
이야기에 몰입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들은 부유한 것이 마냥 자신들의 특권으로 착각하고 몰상식하게 갑질을 해대고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같이 믿을수 없는 행동을 마구잡이로 해 댄다.
2014년 12월 5일 소위 말하는 ‘땅콩 회항 사건’ 이 있었다.
땅콩 리턴, 땅콩회항, 땅콩갑질, 땅콩유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객실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램프 유턴시킨 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하였다.
이 사태로 뉴욕 J.F.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 인천국제공항을 향하던 KAL 086기는 46분이나 이륙이 지연되었다.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이렇게 기본적인 상식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재벌이랍시고 벌이는 만행은
당연시하고 받아들인 갑질이 빚어낸 비극이다.
이러한 갑질을 받아들이고 용납한 국민의 책임도 있다.
온 국민이 깨닫고 지탄하여 벌을 받게 하였을지라도, 대한민국의 이름을 빛낸 기업이 망가지는 일을 발생하게 하였다.
대한 항공은 우리나라 대표 항공사로 대한 민국을 빛낸 기업이다.
국민이 공분하고 그룹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국제적 망신을 한 이 사건으로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와 주가도 하락하고
가족들의 이미지도 여러가지 갑질논란을 빚으며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총수 일가의 전형적인 권한 남용과 직계가족들의 여러가지 갑질 논란으로 2019년 3월 말에 열렸던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박탈당한 아버지 조양호 회장은 20년만에 경영에서 물러나야 했고
지병이었던 폐섬유종의 악화로 10일 쯤 지난 후인 2019년 4월 8일에 생을 마감하였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라고 했지만, 전 가족들이 행한 갑질 행태로 보건데,
아버지로써 집안을 권위적으로 다스리지 않았을까 추정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저질러진 이 갑질 횡포는 주위 사람들이 묵인해 온 결과가 아니었을까?
옛날에는 백만장자라고 하면 부자의 대명사였고 백만장자에 도전하는 중산층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억, 10억, 100억이 누구의 이름도 아닌데 아무나 소유할 수 있는 돈인 거 같다.
나는 우리 세대에서도 책과 공부만 아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물론 우리 때도 재벌도 있었고 조금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교칙을 어기고라도 극장도 가고
남학생들을 만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런 일들이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오로지 학교와 집을 왔다갔다 하며 부모와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순진하고 착한 어린이로 잘 자라서
별 풍파없이 학교를 졸업하고 그 덕에 먹고 사는 일은 지장이 없는 중산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돈은 무척 많지는 않아도, 하고 싶은 일과 먹고 사는 일에는 지장이 없어 삶을 즐기며,
돈 많은 사람도 부러워하지 않고 믿음도 유지하며 학연, 지연, 혈연으로 연결된 사람들과 교제하며
그 중에서도 도토리 키재기 식의 잘 난척도 하며 지낸다.
학교 다닐 때는 별 볼일 없던 친구가 탈렌트를 잘 살려서 성공하고 유명해 진것을 부러워도 하고
칭찬도 하고 축하도 하면서 그렇고 그런 삶을 유지하다가 어느새 은퇴도 하고 70이 훌쩍 넘는 노년이 되어 버렸다.
내가 제일 잘난 줄 알고 살았는데, 나도 별볼 일 없고 아무도 아닌 사람인 것을 한탄하며 우울중에 걸리기도 하는 거 같다.
그러나, 부나 권세나 명예를 탐하다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며 쫄닥 망하는 사람들을 볼 때에
바르게 살아온 자신의 삶이 자랑스러워지고 ‘그래, 잘 했어, 잘 버티고 열심히 잘 살았어’ 하고 대견해 하기도 한다.
매일의 일상에서도 우리는 늘 부의 불공평과 불공정을 목격하며 지낸다.
시선을 느낄 필요가 없는 수퍼마켓이나 백화점도 있지만, 대부분의 상점에서는 돈을 쓸만한 손님으로
인지되면 대접을 잘 받을 때가 많다. 재벌들의 갑질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그러한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 들이고 ‘돈이 좋긴 좋아’ 하면서 지나친다.
돈으로 사치를 하고 보통 사람이 누릴 수 없는 온갖 특혜를 누리는 것은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돈으로 안락함과 편안함을 누릴 수있는데, 그걸로 족하지 아니한가?
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무릅을 꿇리고 수치와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가?
가업을 다 무너뜨릴 정도로 갑질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생각해 볼만하다.
돈이 많다고, 기업주라고 해서 타인을 학대하거나 구박하고 탄압하는 것은 인권차원에서 허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부의 불평등과 불공정이 바로 코 앞에서 벌어져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며,
바르게 정직하게 원칙대로 사는 일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이라면 결정하기 쉽지 않은 일이 간혹 발생하고, 흔들리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밥줄이 걸렸거나 직분과 명예를 몽땅 잃을 경우도 있다.
그래도 소신대로 정직하게 행하는 일은, 나이 들고 모든것을 내려 놓을 때가 되면,
한 점 자기 양심에 부끄러움없이 살았음을 감사할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