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감 / 윤승원
조선일보(9.28일 자) ‘편집자 레터’를 읽고
조선일보 40여 년 독자로서 다른 매체보다 조선일보 기사 문장을 신뢰해 왔습니다.
문장을 정교하게 다듬고 고치는 데 기자들은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사실을 확인하는 기자의 사명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걸 잘 압니다. 한때 오피니언면 ‘에세이’와 ‘아침편지’ 필자였던 제게 밤늦게 전화가 온 적도 있습니다.
아니, 이 늦은 시간에 전화하시다니요? 그러자 조선일보 편집국 기자가 말했습니다.
“활자화하여 신문이 나오기 직전까지 다듬고 고칩니다.”
그동안 조선일보에 실린 저의 에세이와 아침편지도 그랬습니다. 더 좋은 제목을 위해 필자와도 진지하게 상의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놀랍습니다. 글을 한 사람이 검토하는 게 아니라 두세 명의 기자가 돌아가면서 읽고 의견을 나눈답니다.
그렇게 해서 오류를 발견하거나 글 내용이 사실인지도 거듭 확인하고, 또 본문과 제목이 부합하는지 치밀하게 검토하기도 한답니다.
그런 정밀한 과정을 거쳐서 칼럼이나 기사가 비로소 독자 앞으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오늘 곽아람 기자의 ‘레터’에서 말하고 싶은 것도 자신의 문장 수련 체험에서 나온 ‘완성도 높은 글쓰기’의 기본 이론이 아닌가 짐작합니다.
‘글쓰기 고수’들이 다 모인 곳이 언론사이지요. 그렇게 고단한 과정을 거쳐도 이튿날 신문에는 『바로잡습니다』라는 코너에 오류가 지적돼 바로잡혀 나옵니다.
그래서 예부터 문사들 사이에서는 “활판술을 지배하는 것은 악마다”라고 말한 에라스무스의 격언을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요?
2024.9.28. 윤승원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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