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4일 수요일, 맑음.
알베로벨로를 찾아가기로 했다. 일어나는 것은 새벽이고 아침식사는 호텔 식당에서 먹는다. 빵과 커피, 복숭아와 사과를 먹는다. 공짜로 먹는 식사다. 분위기가 값 싸 보인다. 직원이나 장기 투숙객들이 먹는 간단한 식사가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진하게 갖다 먹었다. 숙소에서 오전 8시 30분에 나왔다. 시외버스를 타고 가야하기에 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아간다. 기차역에 바로 옆에 시외버스터미널(Bari Terminal Bus)이 있다.
이탈리아 여러 곳으로 운행하는 다양한 버스(Flixbus, Itabus, Marinobus)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새로 만들어진 버스터미널 같다. 매표소에서 알베로베로를 가는 버스표를 구입했다.
9시 15분에 출발해서 오후 2시 10분에 돌아오는 왕복표를 끊었다. 두당 15.5유(3만원)로다. 나폴리를 가는 버스도 알아봤다. 회사별 시간별 가격차가 크다. 직원이 종이에 메모를 해준다.
알베로벨로(Alberobello)를 가려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많아도 서서 가는 사람은 없다. 정원만 태운다. 겨우 올라탔다. 알베로벨로까지는 바리에서 약 50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알베로벨로(Alberobello)에 도착했다.
이탈리아 폴리아(Puglia) 주에 속한 지역이다. 트롤리(Trulli)라 불리는 원뿔 모양의 돌집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을이다. 이 지역에서 흔한 석회암을 깎아 만든 건식 석조 건축 방법이다.
시멘트나 진흙 같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돌만 쌓아서 만든 집이다. 지붕 끝의 하얀 문양은 신앙적인 바람을 나타낸다고 한다. 쉽게 부수고 다시 지을 수 없는 구조란다.
지붕 꼭대기에 있는 키 스톤(key stone)하나 빼거나 기둥 하나만 건드리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게 설계되었다. 이 독특한 구조에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당시 이 지역을 지배했던 나폴리 왕국의 조세 제도가 문제였다.
가옥세라고하여 집에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영주였던 아콰비바 가문은 세금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사관이 올 때마다 쉽게 허물 수 있도록 농민들에게 이러한 집을 짓게 한 것이다.
탈세를 위한 방법이, 지금은 이 마을을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인 풍경을 만들게 되었다. 마을은 두 구역으로 나뉜다. 우리는 먼저 아이아 피콜라(Aia Piccola) 지역을 걷는다.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조용하다.
상업적 느낌이 덜해서 훨씬 담백하고 고즈넉하다. 골목사이의 빨래가 널려 있는 풍경이 그림 같다. 골목을 걸어 올라가면 중심지에 성 코스마스와 성 다미아노 성당(Church of Saints Cosmas and Damiano)을 만난다.
알베로벨로 역사 지구 꼭대기에 위치한 이 성당은 트룰리 가옥들이 늘어선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19세기 말에 지어진 이 성당은 마을의 수호성인인 성 코스마스와 성 다미아노의 이름이 붙었다.
쌍둥이 종탑이 있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파사드는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다. 종탑에는 두 개의 둥근 시계가 달려있다. 하나는 해시계다.
내부의 밝고 소박한 본당에는 성인들의 목조상이 모셔져 있고 쌍둥이 형제 같은 두 성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기도의 장소이자 시각적 랜드마크인 이 성당은 알베로벨로의 원뿔형 지붕들과 우아한 대조를 이룬다.
교황 파울로 2세의 흉상도 보인다. 단체 관광객들이 많다. 성당을 끼고 좀 더 올라가니 트롤로 소브라노(Trullo Sovrano)라는 보석 같은 집이 나온다. 회색 원추형 석회암 지붕과 하얀 칠 외벽은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너무 예쁘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2층 구조의 트롤리다. 이름부터 ‘군주’라는 뜻이며, 법원이나 수도원, 교회로 사용되기도 했단다. 내부에 당시 상류층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주변에도 온통 하얀 돌집이다. 숙소로 이용되는 간판이 예쁘다.
청포도가 주렁주렁 달린 포도나무가 집에 붙어 있다. 백년초 노란 선인장 꽃이 밝은 햇살에 싱싱하다. 둘러보고 골목길을 내려온다. 포플로 광장에는 전몰자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1,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추모하는 오벨리스크 형태의 추모비다. 좀 더 내려오니 벨베데레 광장의 분수대도 보인다. 성당(Church of Saint Lucia)을 끼고 있는 전망대를 들어간다.
리오네몬티(Rione Monti) 구역의 트롤리 집들이 눈 아래 펼쳐져 보인다. 환상적인 풍경이다. 키타맨이 잔잔한 노래를 들려준다. 카사 리폴리스(Casa Lippolis)를 찾아간다.
알베로 벨로가 영주의 압제에서 벗어나 자유 도시가 된 역사적인 본부다. 독립을 꿈꾸던 시민들이 모의 했던 장소이자 첫 시장을 배출한 의미 있는 곳이다.
이제 리오네몬티(Rione Monti) 구역으로 간다. 대리석이 깔리고 모자를 매달아 놓은 예쁜 길이다. 리오네몬티 구역은 관광중심지로 1,000개가 넘는 트롤리가 밀집되어있다.
기념품 가게, 카페가 많아서 활기차다. 지붕에 그려진 신비로운 문양들이 재미있다. 산안토니오 성당(Chiesa a Trullo) 이다.
세계 유일의 트롤리 양식 성당으로 원뿔 지붕 덕분에 동화 속 마법사의 성 같은 신비로움을 준다. 마을 골목을 돌아본다. 예쁜 글씨를 만났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리노 가에타노(Rino Gaetano)의 노래 가사다. 내 손을 잡고 다시 가까이 와줘요. 우리 정원에 꽃이 자라날 수 있도록. R.G.
전망대 옥상을 갖고 있는 트롤리 집에 사람들이 많다. 파노라마를 구경하러 옥상으로 올라간다. 레스토랑도 예쁘다. 사진을 찍으며 집들을 마음속에 담았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젤라또를 먹는다. 이탈리아에서 일곱 번째다. 나무 그늘만 시원하다. 기념품 가게 앞에서 기념품들을 유심히 살펴본다.
도메니코 모레아(Domenico Morea) 흉상이 있다. 버스 터미널러 걸어간다. 배가 고프다. 작은 편의점에 들어가 샌드위치와 요플레를 사서 그늘에 앉아서 먹었다.
맛있다. 버스 터미널은 버스가 한 대도 없다. 사람들만 기다리고 있다. 기차역을 새로 만들고 있나보다. 들어오는 버스에 바리로 가는 승객들을 태운다.
파란 하늘, 초록 숲들 속에 트롤리 집들이 보인다. 올리브 농장이 많이 보인다. 바리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