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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13:4, 혼인을 귀히 여기라. 21.9.26, 박홍섭 목사
히브리서의 마지막 장인 13장은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유업으로 받은 그리스도인이 흔들리는 이 땅에서 어떻게 믿음으로 살아야 할지에 대한 실제적인 권면입니다. 오늘은 첫 번째 권면인 “형제 사랑을 계속하고 손님 대접을 잊지 말고 갇힌 자와 학대받는 자들을 생각하라”에 이어지는 ‘결혼을 귀히 여기라’는 권면을 살필 차례입니다. 헬라어 원문은 조금 더 직설적으로 “모든 사람들 안에서 결혼이 명예로운 것이 되게 하라”로 되어 있습니다. 결혼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지혜로 고안해서 제정하신 명예로운 제도이므로 명예로운 상태와 의도를 유지하라는 뜻입니다.
결혼을 귀하게 여기라는 당부는 결혼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함부로 취급하는 사람이 있기에 주어지는 권면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당시에도 결혼에 담아주신 하나님의 뜻과 의도를 무시하고 침소를 더럽히며 음행과 간음으로 결혼의 명예로운 의미를 짓밟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결혼의 의미와 거기에 담긴 명예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왜 결혼이 귀하고 명예로운 것입니까? 여기에는 하나님의 특별한 의도와 뜻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창 2:20-24입니다. “아담이 모든 가축과 공중의 새와 들의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주니라.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들매 그가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통해 남편과 아내라는 이름으로 둘이 하나 되게 하셨습니다. 결혼의 가장 큰 의미는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루는 것입니다.
남편과 아내의 하나 됨이 왜 중요합니까? 왜 명예롭습니까? 거기에 그리스도와 교회의 하나 됨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엡 5:22-32입니다.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그가 바로 몸의 구주시니라. 그러므로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 아내들도 범사에 자기 남편에게 복종할지니라.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 이는 곧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사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려 하심이라. 이와같이 남편들도 자기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 자신과 같이 할지니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 누구든지 언제나 자기 육체를 미워하지 않고 오직 양육하여 보호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함과 같이 하나니 우리는 그 몸의 지체임이라.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결혼의 의미가 여기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는 하나님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복종하는 관계, 뗄레야 뗄 수 없는 머리와 몸의 관계로 부름을 받아 한 몸이 되어 가정을 이룹니다. 하나님은 남편은 사랑하는 자, 아내는 사랑받는 자로 불러 이 둘을 부부로 엮어 그 안에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담았습니다. 남편은 성부가 영원히 성자를 사랑하듯이 아내를 사랑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도록 하셨고, 아내는 성부의 그 풍성한 사랑을 누리며 사랑으로 성부에게 복종하는 그리스도의 복종을 남편에 대한 순종으로 드러내도록 하셨습니다. 부부는 그 사랑과 순종의 하나 됨으로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여 가정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고 확장해갑니다. 이처럼 결혼에는 부부의 사랑을 통해 삼위 하나님의 사랑이 체험되고 발산되며 그 사랑이 자녀들에게 전달되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게 하는 하나님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고 있는 혼인에 대한 설명은 단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우연히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고 그저 그렇게 사는 정도가 아닙니다. 성경은 혼인을 두 사람의 연합을 통해 한 몸이 됨으로 과거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 속에서 시간과 제약을 초월하여 신성한 삼위 하나님의 사랑의 세계로 비상하는 명예와 영광이 깃들여 있다고 가르칩니다. 아울러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한 몸 되는 결혼에 그리스도가 성부 하나님을 떠나 십자가에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시면서 교회를 신부로 맞아 결혼하는 언약의 큰 비밀이 담겨 있다고 알려줍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이 영원한 연합의 신비를 담아내기 위해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한 몸 되는 결혼을 제정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아담과 하와의 결혼에 그리스도와 교회의 이 언약 관계를 비밀로 반영해놓았고 믿음의 부부가 그 비밀을 사랑과 순종으로 드러내기를 원하셨습니다.
명예는 책임을 동반합니다. 남편과 아내는 부부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와 그 무게가 의미하는 삶의 책임을 감당할 때 결혼에 담겨 있는 명예와 영광을 맛볼 수 있습니다. 혹시 결혼 서약을 기억하십니까? 우리는 결혼할 때 상대방의 미래 모습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서약했습니다. “나는 누구를 남편과 아내로 맞이하여 지금부터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하고 존경하고 아껴줄 것을 맹세합니다.” 이 서약은 결혼이 서로 좋아서 함께 사는 동거생활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동거는 싫을 때 안 살면 끝이 납니다. 그러나 결혼은 싫어도 함께 사는 언약으로 묶이는 전혀 다른 차원의 관계입니다.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는 은혜는 책임지는 사랑과 은혜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은혜를 배신하고 도망가는 음탕한 고멜과 같지만, 그리스도는 이런 우리를 버리지 않습니다.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하십니다. 그리스도가 교회를 버리는 일은 없습니다. 그리스도는 교회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몸 된 교회가 방황해도 오래 참고 기다리면서 교회를 사랑하십니다. 모든 지혜와 열심을 동원해서 마침내 교회가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자리로 돌아오게 하십니다. 저와 여러분은 그렇게 언약을 지키는 그리스도의 책임지는 은혜를 힘입어 그리스도의 신부로 남아 변화되어 갑니다. 남편과 아내의 결혼에 그리스도와 교회의 이 신실한 언약과 사랑의 책임이 신비로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결혼에 이 비밀을 담아 세상 가운데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과 언약을 드러내기를 원하십니다.
이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죄성이 있고 서로 다른 차이가 있은데 어찌 쉽겠습니까? 천사가 아닌 다음에야 누구나 부부간의 갈등과 위기를 경험합니다. 결혼의 의미와 명예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행복만을 꿈꾸면서 결혼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결혼하고 맨 처음 찾아오는 것은 꿈같은 행복이 아니라 냉엄한 현실입니다. 같이 살 집을 준비해야 하고 숫가락과 젓가락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이를 낳아 하나님의 백성으로 키우고 양육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합니다. 생활의 책임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인생과 가족의 인생에 담겨 있는 삶의 무게도 함께 져야 합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나 혼자 내 짐을 짊어지고 생각하고 결정하면 되지만 결혼 후에는 둘이 합의를 봐야 합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다를 때 조정하고 타협해야 합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산다는 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배웁니다. 삶은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다 쏟아내도록 다그치지 않던가요? 결혼은 그 모든 고단한 문제를 해결받는 비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결혼 아니었으면 배우지 못하는 인생의 현실이 얼마나 많던가요? 우리는 결혼 생활을 통해 핑크빛 행복이 아니라 냉엄한 현실이 찾아오는 데서 놀라고 그 현실 속에서 너무나 연약하고 무능한 자신의 실력과 죄 성 앞에 당혹해합니다. 그러나 그때 결혼을 통해 둘이 한 몸 되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과 아내라는 이름으로 어려움과 갈등을 참고 견디고 이겨내면서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 듯이 서로에게 은혜를 흘려보내도록 애를 써야 합니다.
왜 어려운 일이 없겠습니까? 살다 보면 도저히 같이 못 살겠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 결혼이 단순히 감정의 문제나 애정의 문제, 혹은 이해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교회의 비밀이 담긴 하나님의 법도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한다고 하시면서 음행 외에는 이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지금 같이 살아서 힘든 이 상황보다 헤어지면 더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이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살면 삶이 더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이 들 때 속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누구와 살아도 똑같습니다.
결혼에 담긴 명예를 생각하면서 남편의 책임, 아내의 책임을 감당하십시오. 짐을 지지 않고 책임을 감당하지 않으려고 외면하지 마시고 감당하기 위해 우십시오. 남편 때문에 흘리는 눈물, 아내 때문에 견디는 눈물은 우리를 십자가 밑으로 인도해 나를 받아내시고 용서하시고 참아내시는 주님의 은혜를 만나게 합니다. 십자가 밑에서 우리는 벌레 같은 나를 택하시고 거룩하게 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만납니다. 나를 받아내시고 참고 용서하시는 주님의 은혜는 당연한 은혜가 아닙니다. 주님은 눈물 흘리는 정도가 아니라 십자가에 피를 흘려주시는 희생과 목숨을 내어주는 사랑으로 우리를 받아내시고 용서해주셨습니다. 나를 향한 주님의 은혜는 그런 은혜입니다.
그 은혜 안에 뿌리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의 결혼은 사랑으로 유지되기 힘듭니다. 어떻게 매일 좋겠습니까? 하나님의 은혜는 주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듯이 배우자를 긍휼히 대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긍휼은 애끓는 연민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를 애끓는 연민으로 대하십니다. 만약 그리스도에게 우리를 향한 긍휼의 마음이 없다면 벌써 그리스도와 교회의 언약은 깨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우리를 긍휼히 보십니다. 배우자에게 불만이 생길 때마다 그 불만을 초래하는 배우자의 모든 것을 애끓는 긍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그 눈이 있어야 남편은 아내를 사랑할 수 있고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할 수 있습니다. 그 눈이 있어야 침소를 더럽히지 않고 음행과 간음에 자신을 내어 맡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눈이 있을 때 부부는 서로의 죄 성과 연약함에 눈뜨고 서로 함께 짐을 지는 법과 책임을 감당하는 법을 눈물과 인내 속에서 배우고 마침내 하나 됨의 비밀을 맛보고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결혼에는 이런 명예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결혼을 허락하시면서 이런 삶의 깊이를 만들어내십니다. 하나님 없는 이 살벌한 생존 경쟁의 세계가 아니라 끝없이 사랑하고 순종하는 은혜의 세계가 이끌어가는 하나님 나라의 생명과 성도의 삶에 허락된 존귀와 영광을 체험하게 하십니다. 이 명예와 영광은 남편과 아내에게 맡겨진 사랑과 복종의 책임을 감당할 때, 부부라는 이름에 지워진 삶의 무게를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짐으로 함께 짊어지고 나갈 때 맛볼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도 동일합니다. 신앙생활은 영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결혼한 것과 같습니다. 결혼 후 행복이 아니라 현실이 먼저 찾아오듯이 신앙생활도 형통과 편안함이 아니라 고난과 고단함의 현실이 찾아옵니다. 인생이 감당해야 할 보편적인 고난에 신자가 감당해야 할 신앙의 고난이 더해집니다. 그때 예수 믿는 신앙에서 떠나면 남편과 아내의 하나 됨을 포기하고 침소를 더럽히는 것과 같습니다. 고난 때문에 신자의 책임을 외면하고 더 편한 신앙을 찾아서 떠나는 것은 음행과 간음과 같습니다. 거기에 신자의 명예와 영광은 없습니다. 남편에게 사랑해야 할 책임이 있고 아내에게 순종해야 할 책임이 있듯이 신자의 삶에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의와 공의를 드러내어야 하는 믿음의 책임이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랑하고 순종하면서 삶의 무게를 감당할 때 결혼의 명예가 드러나고 부부의 존귀함과 아름다움이 깊이와 넓이로 나타나듯이 고단한 삶의 현실에서 신자의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감당하려고 마음을 먹고 기도로 은혜를 구하며 나갈 때 신자의 명예가 드러나고 믿음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와 길이가 생길 것입니다. 이런 저와 여러분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