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찾아가는 진료'…"우리도 모두 이주민"
입력 2021.10.13 이영재 기자
여수·돌산 지역 이주민 120여명 진료…구급상자·마스크 등 지급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대한결핵협회, X-Ray 이동진료차량 지원
신산한 이주민들의 삶에 곁이 돼주는 의료인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는 10일 전남 여수와 돌산 지역을 찾아 이주노동자 진료를 실시했다. 추석 연휴기간 진행한 고흥·나로도에 이어 여섯 번째 이동진료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의료인들이 직접 이주민들을 찾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여수·돌산 이동진료소는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베트남·스리랑카·중국 등 15개국 121명의 이주민들을 맞았다.
이번 진료에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대한결핵협회에서 X-Ray촬영 장비가 탑재된 이동진료차량을 지원해 결핵검사와 일반진료를 진행했다. 방문자들에게는 평소 건강관리를 위한 비상약품이 들어 있는 구급상자와 불소용액·구충제·마스크·손소독제 등이 지급됐다.
망마국민체육센터·돌산신기항 등에서 이뤄진 진료에는 여수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외국인주민통합지원센터, 여수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돌산읍사무소 등 민관 기관의 지원 속에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게다가 돌산지역 이주민 대부분은 문어통발선, 가두리양식장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제대로 된 진료나 치료를 받기 힘든 여건이어서 이주민 건강관리에 큰 보탬이 됐다는 후문이다.
'찾아가는 진료'를 기획한 김일환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진료팀장(전남 나주·봉황가정의학과의원)은 "차트와 처방전 메모지가 땀으로 얼룩지고 소매를 올리면 땀이 줄줄 바닥에 흘러내리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기쁘게 참여해 주셔서 갑작스레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끝까지 진료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며 "우리 역시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사는 이주민이기에 모국을 떠나 이곳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을 더 이해하고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협력해 가는 활동이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창립한 광주이주민건강센터는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들을 위해 의료를 통한 도움의 손길을 이어오고 있다. 센터는 일반적인 진료뿐 아니라 건강상담, 보건교육, 예방접종 등을 통해 이주민들의 건강권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센터에 참여하는 의사·간호사 등은 모두 자원봉사다. 센터는 미등록이거나 건강보험 미취득으로 병을 얻고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평등한 진료로 다가선다.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30분∼3시 30분까지 센터 1층에서 이주민 대상으로 대면·비접촉 진료를 실시하고 있으며, 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이주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이주민들의 일터와 숙소 인근 지역을 방문해 '찾아가는 진료'를 운영 중이다(문의 : ☎ 062-956-3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