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제주 도보 순례 피정
일곱 째날 4월 27일(월)
(중문성당~화순공소~모슬표성당~대정성지)
4월 27일 월요일 제주도 도착 8일 걷기 7일째입니다.
새벽 5시 20분이 되니 알람이 울립니다.
식사조는 준비를 위해 돌아오지 않는 정신을
겨우 차리며 일어나서 모두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기는 했지만
피곤한 몸을 억지로 일으키는 것을 보고 있으니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7시 아침미사를 드립니다.
신부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구별하느냐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묵상하며 기도할 때
그래서 마음에 편안함이 주어질 때
주님의 뜻으로 생각해도 될 것이 아닐까?
정리해 보았습니다.
묵상질문: 7일 동안 걸으면서 특별히 느꼈던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나누어 주세요.
아침식사는 누룽죽과 여러종류의 빵, 김치 우유입니다.
빵도 김치도 누룽죽도 모든게 맛났습니다.
간편한 식탁에서 이렇게 맛이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날씨는 어제처럼 화창하고 맑습니다.
이런 날씨를 주시는 주님께 감사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일정을 준비하면서,
오늘은 이곳에서 한번 더 묵게됨으로 짐싸는 일이 없어서
준비가 한결 수월하고 간편했습니다.
같은 집에 돌아온다는 것이 무척이나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몸풀기 체조를 하고, 9시 25분 서귀포 자연 휴양림에서
중문성당 출발지로 이동합니다.
휴양림에서 중문성당으로 이동하면서 보니
보이는 경치가 유럽의 관광지 못지 않은(비비자매님의 말)
경치라고 감탄을 했습니다.
중문성당에 도착한 후 출발시간은 10시였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인원은 8명입니다.
10시 15분 침묵시간이 주어지고
`마음에 담아가는 서귀포`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마음에 담아갈 정도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자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발하고나서부터 도로를 통해서 가파른 길을 만나니,
풀리지 않은 몸도 다리도 아프고 힘이들었는데
우리 인생길도 더러 이런 가파른 길을 만난다는 생각을 하며
걸었습니다.
한적한 제주도의 길은 말 그대로
한적하며 고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조금만 바쁜걸음을 멈춰서서 바라보면
당신께서 지으신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여유조차 없이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례길에 보는 제주도는 갈수록 정감이 갑니다.
아마도 부산으로 돌아가면
이 제주도가 많이 그리울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다색은 수시로 변하는데, 날씨와 관계가 많았습니다.
내가 가진 마음상태에 따라 자연의 아름다움도
그렇게 보여질 것이니, 늘 밝은 마음을 갖고,
깨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어려운 코스를 걸으며 11시 15분 침묵시간을 해제하고,
간간히 노란리본을 달며 다녔는데 노란리본은 주로
일행중 가장 키가 큰 박선생님이 달아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박선생님을 롱맨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아이디도 그렇다는 것 같았습니다.
순총(순수한 총각) 사도요한형제님은
여러가지 순간들을 담는 찍사로서의 역할을 잘해줍니다.
주로 웃음을 주는 짱가 자매님은 힘든 코스를 지나올 때
아주 조금 조용했지만, 다시금 원기를 회복해가며
어젯밤 한숨도 못주무셨다면서도 저력을 보여줍니다.
12시가 되어 안덕중학교 앞에서 삼종기도를 바치고,
12시 5분 화순성당에 도착했습니다.
화순성당은 아담하게 신을 벗고 들어가야하는
정돈된 느낌의 공소였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도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워놓으면 잘 걷는데, 앉았다 일어나기가 힘든
참모습(조명희베로니카)자매님은 일어나기위해
신부님께 손 내밀려하는데 신부님이 눈치도 없이
그냥가신다고 눈치없으시다고하니
신부님께서 "그런 것 알았으면 장가가지 않았겠나"하고
대꾸하셔서 모두들 한바탕 웃었습니다.
신부님은 장가가시면 안되십니다요~
우리를 데리고 다니셔야지요~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성전에서 인사를 드리고 나오니
제주도 도보순례 1기 강 명남(엘리사벳) 자매님이
사주신 오메기떡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내가 먹은 떡중에 가장 맛있다는 표현도 하셨습니다.
저도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참말 맛나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순공소에는 유치원도 있었는데
마침 아이들이 먹는 김치와 국이 있다며 가져다 주셨습니다.
김치는 아이들이 먹기 좋게 잘게 썰어놓았는데
떡 위에 올려서 먹으니 부담스럽지도 않고
맛났습니다. 들깨가 들은 국도 정말 맛났습니다.
그러고 있으니 운전으로 우리를 태워주시는
세례자 요한 형제님이 우리에게 싱싱한 해물을 조달하기 위해
낚시를 갔는데 아주 큰 고기는 아깝게 놓치고
제법 큰 갑오징어를 잡았다는 연락이 와서 모두들
갑오징어 먹을 생각에 환호하였습니다.
막 출발하려는데 우리의 순총인 사도요한형제님이
코피를 줄줄 흘립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사연인즉 재채기를 세게 하다가
코피가 났다고 합니다.
우리의 짱가자매님은 역사상 재채기하다가
코피나는건 처음봤다고 해서 그와중에서도
한바탕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점심시간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갈길이 남아있어서
떡이랑 김치랑 국은 간식으로 먹고,
12시 50분 신부님과 운전해주시는 세례자 요한 형제님을 뺀
12명 전원이 도보를 위해 함께 출발을 했습니다.
산방산을 향해서 가는 길에 길을 잃었습니다.
전화를 하니 마치 옆에라도 계셨던 것처럼
신부님이 출동을 하셔서 바른 길로 인도해주셨습니다.
길잃은 양들을 잘도 챙기시는 우리 신부님이십니다.
13시 50분 산방산 밑 용머리 해변에 도착했는데,
시원한 바람과 하늘과 따뜻한 햇살~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준비된 간식과 주먹밥을 먹으며
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14시 40분 이번엔 벨라자매와 다리가 많이 아프신
정 엘리사벳 자매님만 남고 10명이 출발하며보니,
큰 배에 헤맬 선장이 타고 있는 모형?이 있었습니다.
헤맬선장은 배를 타고 다니다가 제주도에 표류하게 되었는데
이후 유럽에 우리나라를 최초에 알린 사람이라고 합니다.
오후 시간 걸어갈 때엔 잠이 많이 쏟아졌습니다.
잠시 팔각정에서 쉴 때에 어젯밤 늦게까지 ~
거의 밤을 꼬박 세우신~ 순례기를 정리하시느라 잠을 설친
박선생님은 불쌍한 모습으로 잠에 빠졌고
그 모습을 인증샷으로 순총형제님이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며칠간 이어지는 강행군에 모두들 많이 지쳐있었지만
오후부터 합류한 이말숙수산나 자매님과 이양립소화데레사
왕언니는 비교적 싱싱?하였습니다.
4시 40분 모슬포성당에 도착했습니다.
한적한 곳에 세워져 있는 모슬포 성당에서 유난히
예뻐보이는 성모님 앞에서 단체사진 개인사진들을 찍었습니다.
모슬포성당에는 사랑의 집이 있었는데, 1954년 지어진
대정지역의 최초 성당이라는 안내표지판에
건물명칭은 한국전쟁에서 중공군이 북한군을 지원하여
한국에 많은 피해를 입힌 죄과를 뉘우치면서 지은 집이라고 해서
`통회의 집`이라 하였다가 사랑으로 그들을 용서하자는
제16대주임 고병수(요한) 신부의 뜻에 따라
`사랑의 집`으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는 내용이 인상깊었습니다.
17시 10분에 모슬포성당을 출발하여
대정성지에 도착한 시간은 17시 25분
대정성지에서 신앙의 증인 정난주 마리아의 묘에 모두 손을 얹고
주모경과 순례자의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 옛날 신앙의 불모지인 이 땅에서
수난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자로서
두 살난 아들을 품에 안고 귀양길에 올랐으며
추자도에 이르러 어린 아들과 생이별을 하는
아픔을 겪는 과정을 통해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셨으니
그 아픔이 얼마나 크셨을까?
감히 짐작도 하기 힘든 상황을 생각해보며
지금쯤은 천국에서 우리를 위해 전구해주실
그분의 큰 믿음에 깊은 존경심을 느꼈습니다.
17시 40분 대정성지를 출발하여 2박을 하게되는
서귀포 자연 휴양림에 도착한 시간은 18시 20분이었습니다.
세례자요한형제님이 잡아온 갑오징어와 무늬오징어,
쥐치, 자리돔으로 맛있게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
나눔시간을 마치고 나니 11시가 넘었습니다.
꿈도 꾸지 않고 그대로 자버릴 것 같은 피곤한 밤입니다.
참으로 좋으신 주님!
이 하루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당신께서 지으신 세상을 보여주심도
감사드립니다.
조그만 것 하나에서도 당신을 느끼며,
깨어있는 시간들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항상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아멘!
☞ 백희숙(율리안나)님의 글을 제가 대신해서 올려드립니다.
제3피 도보순례 7일째.
오메 맛있어라, 오메기떡.
신부님 감사합니다.
오메기떡 간식을 든든히 챙겨먹은 하루라
하루종일 힘이 났습니다.
오늘의 걸음에서 마주한 산방산의 절경과
수많은 자연의 아름다움 덕에
하루종일 행복했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내일도 힘내겠습니다.
박광택 사도요한 (필명: 순수총각) 올림
첫댓글 오늘도 수고 하셨습니다.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군요. 시작이 반이라고 하더니... 고생하셨습니다. 보시니 참 좋으셨다는 말씀을 묵상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날 걸었던 코스를 돌고 있습니다.
함께해주신 덕분으로 잘해낼 수
있었습니다.~^^*
+평화!!
도보 7일째! 정말 큰 고비 넘겼군요 피곤하고 지친 모습들이 엿보이네요
하지만 주님께서 주신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 신부님의 자상하고 든든한 후원, 순례자들의 끈끈한 동지애가 있어
새롭게 한발 한발 힘차게 내딛겠지요
순총님의 코피~~재채기후유증이라 ㅋㅋㅋ 푸하하 크게 웃었습니다
이글을 읽는 지금 부활 제 5주일
부산에는 비가오고 안개도 자욱합니다
순례단도 도보로 순례했던길을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비내리는 그길을 되돌아보는 감회가 더더욱 찐할거 같습니다
오늘 마지믹 밤도 뜻깊은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어젯밤에는 비, 바람 많이 불고해서
오늘이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다니기 좋은 날이어서
잘다니고 있습니다.
차로도 한참이나 걸리는 길을
걸어서 다닌걸 생각하니
함께하는 은인들 덕분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감사합니다~^^*
ㅎ ㅎ 재미있고 유익한 하루 보내셨네요.
제주도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과 성당과 기도와 신부님.
모두들 훌륭하세요. 마지막 도보까지 화이팅!!!
네~ 감사합니다.
덕분에 하루도 잘보냈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7일간의 강행군속에서도..극히 힘드실터인데도.욤감히 질주하고 있는 하느님의 용사들?...사랑과 은총의 용사이지요^.^
이렇게 또 충실하게 순례기를 나누어주셔서 그 평화를 함께 돌려주시는 율리님..롱맨선생님..사도요한님..또 끝까지 강행하시는 모든분들..사랑의 보살핌 봉사하시는 안신부님과 세례자요한님..모두에게 축복의 응원드립니다.
너무 아파 차오른 무릎 물 빼신 자매님들 고충은 좀 나아지셨는지요..?
남은 일정동안도..
모두들 안전과 평화로움으로...
승리의 순례! 잘하고 오시기를 기도합니다^.^
아픈부위도 계속 달라지네요~
그럼에도 열심히 다녔습니다.
기도로 함께해주시니,
고객감동입니다!!~^^*
참 좋으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 드립니다.
제주도보순례중에도 웃음을 주시고 감동도 주십니다.
제삼피 화이팅!!!
넷!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모든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오시겠네요...수고들 하셨습니다...^^*
걷는다고 수고했고,
집에서 기다린다고 더욱
수고많았습니다요~^^♡
예약된 비행기 시간이 촉박하고 아침 미사중이라 작별인사도 못하고 먼저 왔습니다.
훌륭하신 제삼피 모든분들, 참으로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순례일정 3박4일을 같이할 수 있어 안젤라와 함께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작년 제투피의 벅찼던 감정을 오로지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나눔을 같이 하며 "해냈다" 는 필업된 흥분을 고스란히 느낄 수도 있었고요...
부디 고단했던 몸들 잘 추스리시고 내일 귀가하시는 시간까지 평안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홀가분할 오늘 순례 마지막날,
<순례표 피로회복제>를 화살기도와 함께 퀵으로 보내드립니다.
순총 사도요한과 짝지 수경씨! 행복하시길 늘 기원하겠습니다.
함께해서 참 많이 기뻤습니다.
인사못드려서 많이 서운했답니다.
친교회때 뵐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 인사드릴 시간도 없을줄
알았더라면 형제님들 주무시는 방 빼드려야해서 어차피 그 날에 마무리도
안되는 글쓰기를 중단하고
마음껏 얘기라도 나누었을텐데..
두 분과 짧은시간이나마 함께여서
참좋았답니다..^^*
글 쓰는게 장난이 아니죠. 오늘도 소식을 빼곡이 적어 주셨네요. 성당 및 성지가 많은 편이네요. 아침식사가 간단하면서도 맛있을것 같아요. 8명이라고 하시니 도보하는것이 어렵긴 하나 봅니다. 20km 넘게 걸으시니 다리가 무리가 오나봅니다. 식사면제는 되도 일단 메모장에 메모하고 써야 하니 남들 보다 바쁘기도 하실것 같아요. 그래도 서로 의지하시니 기운이 날것같네요. 행복하시고 즐겁게 보내세요. 소록도 가신 세례동기생 입니다.
순례길은 나름대로 모두들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자는 시간도 부족하고,
아침 눈뜨자마자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래도 이겨낼 수 있었다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기도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순례기록 잘 보고 갑니다.^^
네~ 선생님!
작년에 고생 많이 하신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글 영상까지 올려주셨으니..
대단하셨습니다~^^*
대단하네요 율리씨
멀리까지 웃음도 주고 희망도주고 모두에게 화살기도도 날립니다.
오늘은 제법 더울것 같네요
모두들 화이팅!!!
많이 웃고,
많이 힘들고~
졸면서 걸으면서도 끝까지 할 수 있었던건
모든 분들의 기도 덕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