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 의성군은 전국적으로 작약을 많이 재배하는 곳으로 유명하며
특히 사곡면은 예전에 면전체가 작약 밭일 정도로 5월 중순경이면 온통 작약의 꽃으로 만발하여
보기가 좋은 곳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산의 수입에 밀려 많이도 감소한 편이다.
대신 홍화(이꽃)를 심어서 붉은 꽃이 피는 모습이 또 다른 영농의 방법이며
약용작물 재배의 변화를 알 수 있다 하겠다.
작약은 보통 정원에 많이 재배하며 다른 이름은 ‘함박꽃’으로도 불린다.
꽃의 모양이 크고 풍부함이 함지박처럼 넉넉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비슷한 모양의 것으로 모란이 있는데 꽃의 모양과 피는 시기가 거의 비슷한 편이나
작약과 함께 푸르른 봄 하늘 아래서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운다.
모란은 다른 나무와 마찬가지로 줄기가 땅위에서 자라 겨울에도 죽지 않고 남아 있지만
작약은 겨울이 되면 땅위의 줄기는 말라 죽고
뿌리만 살아 이듬해 봄에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난다.
두 꽃 모두 꽃은 꽃대로 아름다워 원예용으로 대접을 융숭하게 받고
뿌리는 뿌리대로 한약재로 귀하게 쓰이는 편이다.
둘 다 미나리아재비목 쌍떡잎식물로 개화기는 5-6월로 모란이 좀더 일찍 피는데
여기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전한다.
<작약 꽃-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옛날 ‘페온’이라는 공주가 왕자를 기다리다 늙어 버렸다.
왕자는 다른 나라에 가서 살지 않으면 안 될 운명이었다.
왕자를 기다리다 지친 공주에게 어느 날 허술한 시인이 찾아와
왕자는 공주도 못 본 채 이국땅에서 죽어 모란꽃이 되었다고 전했다.
공주는 왕자의 무덤을 찾아갔다.
그리고 神(신)에게 자기도 왕자의 곁에서 영원히 떠나지 않는 꽃으로 변하게 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자 이를 불쌍히 여긴 신은 페온 공주를 작약으로 만들었다.
그러기에 작약은 모란 다음에 꽃을 피우고 모란보다 권위가 없는 풀꽃으로 되었다고 한다.
작약은 한방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약재이기에 많이도 재배를 하고
한때는 농가소득으로 전망이 좋아서 집중적으로 키워 약용으로 이용 하였으며
번식의 방법으로는 씨를 당해에 뿌려 발아를 시키기도 했고
분주를 하기도 했었는데 분주법이 훨씬 더 재배가 용이하여 가을에는
작약의 싹눈과 뿌리가 시장에서 함께 팔리기도 하였다.
지금은 신품종을 개발하여 초세가 강하고 꽃은 아름다우며 모양과 색깔이 다양하고,
약으로 쓰는 뿌리는 굵고 수량이 많으며 꽃은 화초로 수출도 가능한
겸용작약의 우수종이 개발되어 보급을 하고 있으나
약재로 중국산이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가격 면에서도 우리 것이 경쟁력이 떨어져 농가소득의 노력은 많이 후퇴한 모습이다.
<작약 씨>
한방의 처방에서 血(혈)을 보하며 혈병을 치료하기에 여자들에게는 성약으로 알려진
四物湯(사물탕)은 모든 한방처방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천궁, 작약, 숙지황, 당귀의 4가지 한약재가 같은 비율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여름에는 작약을 배로 넣어 사용하라고 의서에 쓰여 있다.
한방에서는 사물탕을 기본으로 수많은 처방들이 加減(가감)을 하며 펼쳐나가는 상태이며 ‘
8물탕’이나 보약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십전대보탕’도 바로 사물탕을 바탕에 두고 있다.
그러나 사물탕은 소화력이 약할 경우에 작약은 볶아서 사용하며 숙지황의 양도 조금 줄이는 편이다.
약용으로 쓰는 작약은 백작약과 적작약으로 구분되며 백작약이 훨씬 많이 쓰이며 약효도 우수하다.
작약의 꽃이 붉으면 뿌리가 희고, 흰 꽃이면 뿌리가 붉으며,
한방에서는 앞의 것을 백작약, 뒤의 것을 적작약이라고 하는데
보통의 것들은 백작약이 주류이고 산쟉약도 화초로 자주 심지만
꽃이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고 소박한 모습이다.
<백작약 건재>
사물탕과 함께 쌍화탕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으리라.
몸의 氣(기)와 血(혈)이 함께 상한경우에 쓰는데 일반인들은 모두 감기약쯤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처방이다.
몸의 음과 양의 상태를 잘 조화시켜 건강을 이끌어가는 명 처방이기에 제약회사들이
지금도 제품을 많이도 생산한다.
쌍화탕에서는 백작약이 바로 君藥(군약)인 주인 자리를 차지하고
나머지 약들은 작약을 보좌하는 상태로 처방이 구성되어있다.
이뿐만이 아니고 수많은 처방들에 작약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고
약용의 범위가 아주 넓게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작약을 한가지로만 처방하는 단방은 없고
거의 복합처방으로 다른 약들과 함께 어울림을 볼 수 있다.
꽃이 아름다워 원예용으로 많이 재배하는 작약은 그 뿌리를
보혈제, 진통제, 복통, 월경통, 무월경, 패경, 토혈, 타박상, 화농성 질환, 근육의 경련
등 많은 분야에 두루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