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고비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사라고사를 향해 출발했다. 스페인의 내륙의 중앙에서 동쪽으로 약 3시간 30분을 가야 사라고사에 도착한다.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며칠동안 보아왔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참을 달려 매점 겸 주유소인 SuperCOR 에 들려 쉬었는데, 여기가 어디쯤인지 고속도로만 뒤지면 쉽게 찾아낼 것 같았으나 찾지 못했다. 오기가 생겨 하루종일 주변 고속도로를 다 뒤졌는데 결국 실패! (국도변 인가?) 사진 한장이면 어느 곳이든 찾아내던 내가 오랜만에 실패를 맛 본다 ㅠ 누가 좀 알려줘 ~
*추기: 혹시나 하고 네이버의 한 카페 "여행과 마그넷"에 사진을 올려 물어봤더니 어느분이 5분내에 마드리드 공항 남쪽에 있는 '아라곤 에비뉴 주유소' 라고 단박에 알려주었다. 힘들여 찾지말고 핸드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포토' 프로그램을 돌리면 세계 어느곳이든 금방 찾을수 있다 한다. 헐! 세상은 넓고, 고수들은 많고, 노땅은 모르고 젊은이만 아는 신천지가 많음을 새삼 느꼈다...
Lodares에 있는 2번째 휴게소 Abades Lodares 에서 차에서 내려 바람도 좀 쐬고 몸도 풀어본다
여기에서 성 가족 성당 모양의 바르셀로나 마그넷 1개를 잊기 전에 미리 사두고...(사라고사는 깜빡 잊고 못샀다 ㅠ)
또 다른 매점에서 과자 2개를 샀는데 그동안 모였던 동전을 주었더니 직원이 동전을 받지않고 옆에있는 기계를 가리켰다. 자세히보니 우리나라에는 없는 동전 자동 출납기다. 약간 초과되게 동전을 넣었더니 거스름 돈이 나왔다
세고비아~사라고사 경로를 구글지도에 그려봤는데 첫번째 쉰 휴게소를 못찾아 정확하진 않다 (나중에 보니 이 경로가 맞다)
사라고사에 도착했다.
사라고사는 사라고사주와 아라곤 자치지역의 수도로 스페인에서 다섯번째 큰 도시다. 고대에 로마의 군사기지로 최초 건설되어 지금도 그 성벽이 남아 있으며 8세기부터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고 12세기에는 카톨릭이 되찾은 후 아라곤 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시내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무데하르 양식(이슬람 양식에 카톨릭 양식이 결합된 것)의 여러 건물들이 산재해 있다
비는 며칠째 계속 내리는데 우기가 시작된 스페인 이곳의 날씨는 소낙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가랑비가 줄곧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현지인 들은 우산도 잘 안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사라고사 관광 경로이다.
오늘은 오후에 세고비아를 출발해 지금 도착하다보니 평소보다 좀 늦은 시각에 저녁식사를 위해 대성당 근처 음식점에 들렸다
중국 음식점 '백락청반점' 인데,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않아 카메라와 핸드폰 3개를 모두 뒤졌더니 승근이 핸드폰에서 이거 한장 딱 나왔다
차 한잔에 밥과 따로 퍼 먹는 계란국이 나온거 같고 후식으론 오랜지가 나온것 같다.
승근아 아빠한테 감정있냐? 아빠 사진이 이게 뭐냐~~~~
식사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까 아까부터 플롯을 불던 아가씨는 아직도 계속 비를 맞으며 플롯을 불고 있네?
시간이 늦었으므로 문 닫기 전에 필라 성모 대성당 내부부터 먼저 관람하고 필라 광장에서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필라 성모 대성당은 역사지구의 중심지인 필라 광장에 위치한 성당으로 '필라'는 기둥을 뜻하는데 전설에 따르면 야곱이 기도하던 중 성모마리아가 나타나 기둥을 건내주며 여기에 성당을 지으라 했다고한다. 성당은 타일로 장식된 11개의 지붕과 섬세한 부조들로 꾸며져 있고 천장에 그려진 고야의 프레스코 천정화가 특히 유명하며, 야곱이 받았다는 기둥과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 측의 폭격을 받았으나 다행히 터지지 않은 불발탄 2개가 성당 벽면에 있다
대성당 내부로 들어오니 규모는 웅장하지만 화려한 다른 카톨릭 계통의 성당보다 기둥이 희고 깔끔한게 왕궁 같은 느낌이 든다
천장의 그림들을 찍긴 찍었는데, 사실 많은 그림 중 어느것이 고야의 프레스코화인지 높아서 알아 볼수도 없고 감상도 힘들다 ㅠ
아차! 중앙 돔의 천장이라 그런것 같은데 그 사진은 안 찍은거 같다 ㅠㅠ
그런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래 두 그림이 주로 검색되는데 1번 사진이 맞다면 위의 사진에도 있으니 보긴 보았으나, 2번 사진은 중앙 예배당 지붕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그림이며 중앙 예배당에 들어가서 예배중인 모습만 본터라 이 그림은 보지도 못했다
느낌상 중앙 돔 위에 있는 2번 사진이 진짜배기 같은데 이 사진은 중앙 예배당의 지붕 조각상들이 가려 완전한 모습을 찍은 사람이 없기에 인터넷에서도 동그란 원형의 사진은 구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둘 다 고야의 그림이고, 어떤 내용의 그림인지는 이 두개의 사진을 보고 대강 알게되었다
(1번 사진)
(2번 사진)
중앙 예배당에선 신도들이 조용히 기도를 드리고 있어 함부로 내부에 들어가 돌아다니기 어렵다
성모 마리아가 야곱에게 건냈다는 기둥을 방문자가 만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곳에 무릎을 꿇고 기도한 후 입을 맞추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나, 불교를 믿고있는 우리 가족에게는 해당이 없는 일이다.
벽에 전시되어있는 불발탄 - 스페인 내전 당시 성당에 폭탄이 투하되었으나 다행히 불발탄이어서 화를 면했다고 한다
한참을 정신없이 대성당 내부를 돌아 다니다가 출구를 찾았는데 어딘지 알수가 없다(입구 쪽에서는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한바퀴 더 돌면서 자세히 보니 출구로 보이는 곳을 찾아냈다. ㄱ 자로 출구를 만들어 그냥은 문이 보이질 않게 해 놓은게 잘못이지...
대성당을 나와 뷰 포인트인 에브로 강변으로 부리나케 달려가 아름다운 돌다리(푸엔테 피에드라) 위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한다.
다리 위에서 우리가 밤에 본 필라 성모 대성당과, 낮의 대성당 모습은 어떤지 서로 한번 대비해 보았다
비가 오는 밤에 사진을 찍는것은 정말 최악이다. 노출이 제한되고 ISO가 높아지니 세밀한 사진을 찍을수도 없고 광선을 받은 빗방울이 하늘을 뿌옇게 덮어버리는 것은 물론, 인물은 배경과 광도와 색온도 차가 커 황토색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 몇장만 찍고 광장으로 돌아오다 보니 라 세오 성당이 눈에 들어 왔으나, 지금은 저 곳을 들어가 볼 상황이 아니다
다시 필라 광장으로 돌아와 아까 제대로 못 보았던 성모 대성당을 광장을 걸으면서 다시 자세히 살펴 보았다.
빗줄기 때문에 카메라 렌즈 앞 필터에 물방울이 튀어 사진에 흰 반점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아이고~~~
비때문에 여러모로 구경하기 불편했던 하루였지만 어쨋든 사라고사의 여행도 이것으로 끝을 마쳤다.
환한 대낮에 강가에서 대성당의 멋진 모습을 감상도 하고 종탑에 올라가 시내를 내려다 보기도 하며 시내에 산재해 있는 로마의 성벽들과 알하페리아 궁, 투우장, 중앙시장을 돌아 보았으면 좋았겠지만 아쉬움이 남아야 다음에 또 올수 있겠지...
시 서쪽 외곽에 있는 호텔 Eurostars Rey Fernando 에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한다
내일은 이번 여행 내내 기다렸던 성가족 성당을 보기위해 바르셀로나로 떠난다
사라고사 관광기념 마그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