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젝스키스의 춤과 퍼펙트센스 헬기체험편

지난 주말 무한도전을 보았다. 한 꼭지는 젝스키스 멤버들이 모여 게릴라콘서트를 기획하고 노래방에서 몸풀기하는 내용이었고, 다른 꼭지 퍼펙트센스는 안대로 가리고 헬기체험하기였다.
사실 무한도전은 이제껏 딱 한 번 표창원편을 본 기억 밖에 없다. tv가 없는지라 보고싶은 건 다운받아 봐야하는데 무한도전은 다운받은 적이 없다. 이제까지 매주 하나 k팝스타5를 시청했는데 우승자를 가리고 종영한 후 대안으로 무한도전을 시청 대상으로 찍었다. k팝스타를 시청한 이유가 도전을 통한 성장이었듯이 무한도전의 '도전'에 '삘'이 꽂혀서다.
삶은 도전이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사실은 선택이듯이 도전하지 않는 삶도 도전이다. '무의미'에 대한 용렬한 도전이겠지만. 무한도전이 형식없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시청초보자 입장에서 헷갈리긴 한다. 하지만 '도전' 컨셉이 마음에 들고, 가장 시청률이 높은 예능이라 하니 동시대의 대중문화를 호흡하기에 좋을듯 싶다.
* 젝스키스가 16년 전의 안무를 기억해내는 것을 보고
유재석과 하하가 젝스키스와 재담을 나누고 젝스키스가 노래방에서 자기곡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 하나를 꼽으라면 해체 16년 만에 다시 만나 노래를 하면서 당시의 안무를 재현해내는 장면이다. 틀림없이 머리 속에 안무순서를 기억하고 있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노래를 부르면 안무는 저절로 된다. 그 이유는 신체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나 수영이 처음부터 제대로 될 리 없다. 수도 없이 넘어지고 물을 먹어야 배운다. 하지만 한 번 제대로 탈 줄 알면 3~40년을 안타더라도 타는 법을 잊지 않는다. 역시 신체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이 신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가 정신을 제약한다. 요즘은 너무 신체를 소홀히 한다. 니체는 신체는 곧 이성이라고 했다. 젝스키스의 안무 기억이 인상적인 이유다.
* 퍼펙트센스, 안대로 가리고 헬기체험하기

안대로 출연자의 눈을 가리고 장소를 이동시킨 뒤 헬기 탑승을 상상하게 하면서 승합차에 태운다. 그리고 승합차 문을 열고 교관이 함께 뛰어내린다. 그 순간 안대로 가린 출연자의 신체 반응을 보여준다.

그 다음. 이전의 헬기체험용 승합차 탑승을 상상하게 하고 실제 헬기에 태운다. 안대로 가린 출연자는 승합차에 탄 것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신체반응을 보여준다.
이 놀이(?)는 신체와 정신은 서로 구속 내지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한다. 헬기탑승을 상상하면서 승합차에 탑승했을 때 보여준 신체반응은 정신이 신체를 통제한 사례(넌 위험에 처해있어!)이고, 승합차 탑승을 상상하면서 헬기에 탑승했을 때 보여준 신체반응은 신체가 정신을 통제한 경우(넌 위험하지 않아!)이다.
상상력은 정신작용이지만, 축적된 경험을 통한 추론이라는 점에서 신체작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김태호PD가 추구하는 도전은 신체 단련을 통한 정신 강화인가? 단, 한편으로는 알 수 없다. 무한도전을 통해 김태호PD를 이해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듯 싶다.
특히 고귀한 사람은 신체를 쓰지않고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신체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요즘 취준생이나 입시생들도 땀흘리는 직업은 기피한다. 인공지능이 요즘처럼 빨리 업그레이드된다면 얼마 안있어 땀흘리는 작업이 각광을 받을 수도 있다. 신체를 단련해야 한다.
첫댓글 신체단련의 중요성이 느껴지는 면이 있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