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콘서트, 게릴라 인터뷰, 귀에 익은 이 ‘게릴라’라는 단어는 스페인어인 ‘작은 전쟁’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 1516년 스페인은 페르시아로부터 침략을 당하자 정식 군인이 아닌 농부들과 주민들이
구성한 작은 조직으로 페르시아의 대군과 맞서 싸웠다. 이때 대규모의 군대가 전면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의 인원으로 치르는 전쟁이라는 뜻으로 게릴라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다.
이 ‘게릴라’라는 단어는 침략의 의미도 담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돌발성을 지닌 단체로도 해석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전쟁용어 ‘게릴라’와는
어울리지 않는 활동을 하는 ‘게릴라’단체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자신들을 감추며,
사회에 생기를 불어넣는 ‘lively 게릴라 족’ ! 이들은 누구이며 왜 그런일을 하는가?
또 그 일을 함으로써 그들이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사회에 생기를 불어넣는 특별한 게릴라, ‘lively 게릴라 족’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자 세계 게릴라 가드닝의 날이다.
게릴라 가드닝이란 버려진 공간이나 쓰레기로 방치된 공간을 정원으로 가꾸는 운동이다.
처음 이 운동은 게릴라’라는 수식어와 어울리게 땅을 땅답게 사용하게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벌어졌다. 1960년대 후반 영국의 리처드 레이놀즈라는
청년에 의해 시작되었다. 당시 리처드가 사는 지역 가까이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은
황무지나 다름없는 상태로 버려져 있었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작은 꽃과 나무를 하나 둘씩 심기 시작하면서 공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이 게릴라 가드닝의 시초이다. 방치된 땅은 대부분 주차장이나 쓰레기장,
혹은 범죄가 일어날 장소처럼 삭막한 기운을 띄게 될 확률이 높다. 게릴라 가드너들의 무기는 꽃이다. 꽃으로
이 삭막한 공간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렇게 꽃밭을 공유화하는 동시에,
땅주인에겐 땅을 소중히 다루길 충고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들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반란을
일으킬 장소를 물색한다. 게릴라 가드닝은 특별한 허가를 받지 않기 때문에 아스팔트의 작은
틈이나 보도블럭의 작은 틈새, 쓰레기통 등 어떤 장소든 상관없이 원하는 식물을 심을 수 있다.
누구나! 어디서든! 손쉽게! 이 삼박자가 맞아 게릴라 가드닝은 빠른 속도로 지구촌 곳곳에 퍼져 나갈 수 있었다.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는 이들은 몰래 활동하길 좋아하는 습성을 가진 듯 싶다 .
낮이 아닌 밤에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이들은 비밀스럽게 땅에 씨를 뿌리고 가꾸기 때문에
‘비밀스러운 게릴라 가드너’라고 불린다. 익명성을 가지고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이들이 궁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익명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보는 일이 더 쉽기때문일까.
지구촌으로 뻗어나간 ‘게릴라 가드닝’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부천시의 게릴라 가드너들도 꽃으로 황무지를 공격하고자 5월1일 삼정동에 집결했다.
삼정동 담벼락의 게릴라 가든
부천시 계수범박동의 게릴라 가든 ; 버려진 토기를 이용해 꽃을 심은 모습이다.
이들은 [5월1일 오전 10시] 작전명: 메이데이. 꽃으로 점령하라 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열심히 수행했다.
게릴라 가드너들의 직업은 화가,공예가,건축가,금융업,자영업 등 다양하다.
이들은 각자 사는 방식이나 전문분야는 다르지만 게릴라 가드닝에 관심을
가지고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모두들 다른 직종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 임무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 이사람들은 꽃을 심는 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황폐한 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도시에 작은 강이 등장했다. 쓰레기 봉투를 수족관 삼아 수족관 코스프레를 해놓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 거리의 예술가들은 그 작은 수족관을 통해 세상을 바꾸길 원한다.
쓰레기가 즐비한 거리에서 이 빛나는 작은 쓰레기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사람들은 이 즐비한 쓰레기 봉투중 하나를 집에 가져가길 원하며, 그 쓰레기를 버리고
간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아주 잠시 뿐이다. 아름답게 변한 거리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황무지에 꽃 한송이를 심는 쾌락
‘게릴라 가드너’,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땅을 꽃으로 공격한다.
꽃으로 공격한다는 역설적 표현이 그들의 그런 행동을 함으로써 얻는 쾌락을 설명해준다.
불특정 다수가 불특정 장소에 나타나 허락없이 꽃을 심는 행위와 쓰레기가 아닌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
, 이는 결국 공공의 이익을 실현시킨다. 이런 쾌락을 통한 사람들의 욕구 해소는 장려되어야 한다
. 쓰레기가 즐비한 거리에 이 조명으로 반짝 거리는 가짜 물고기가
담긴 쓰레기 봉투를 놓는 사람들 또한 그 작은 빛나는 봉투를 거리에 내려놓음으로써
사람들이 하게될 행동, 그리고 그 결과를 상상하며 즐거워할 그들 또한 그들만의 쾌락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게릴라 족의 ‘감추기’를 도와라
‘아름다운’전쟁을 위해 모이는 게릴라족, 비록 그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시작된 모임이지만
공공의 이익 또한 실현하는 이 착한 사람들을 위한 보금자리, 안식처는 마련되어야한다.
누구나 이 게릴라 족에 합류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한 ‘비밀아지트, 비밀플랫폼’ 을 제공하면 어떨까
.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고 싶어하는 특징 또한 그들만의 아이덴티티이다.
우리는 그것을 존중해줘야 하며 그들이 계속 욕망채우기와 공공의이익 실현시키기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한다
. 방법은 간단하다. 그들을 더 감춰주면 된다.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의식을 ‘해결하는’것이 아닌 문제의식을 ‘심어준다’는 것
‘게릴라가드너’들과 ‘거리를 빛내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이들이 문제의식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직접적인 행동을 하도록 요구하지 않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심어준다.
행동의 선두주자가 되어 사회에 심어주는 ‘문제의식’은 누구나 머리속에 갖고 있던 문제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 행동을 먼저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게릴라 족이
나선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들의 행동을 ‘진부하다’ 라고 평하지 않으며
, 그들의 아름다운 반항에 박수를 보낸다. 문제를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사람들 머릿속 잠재된 문제의식을 깨우고 같이 실현 시키는 것 ,
이것이 ‘ lively 게릴라 족’의 최종 목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