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大笒
최진자
다섯 수레 책을 소화해야 인정할까
구십쯤 살아야 될까
자식 잃은 슬픔을 삭혀야 가능할까
저승 문 앞에서야 깨달을까
대나무 속 비우기 위해
욕심 버리려 맨날 맷돌로 갈았으리
고운 가루 분이 되라고 마디마디 허리띠로 묶었으리
칠정의 꿈틀거림을 누름돌로 눌러야 했으리
기웃거린 세상 물들지 않으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몸을 바로 세웠으리
처음이 처음이기 위해 이 악물 때마다
창촉槍鏃 같은 잎 혀끝에서 하나씩 피었으리
두 손으로 열고 닫는 소리로
주고받음이 뭉쳤던 마음 풀어낸다
만파식적이 이렇게 태어났으리
시끌었던 마음 소리에 묻혀 풍선이 된다
첫댓글 최진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