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7:6) 그러나 내가 이 말을 함은 허락이요 명령은 아니니라
(고전 7:7) 나는 모든 사람이 나와 같기를 원하노라 그러나 각각 하나님께 받은 자기의 은사가 있으니 이 사람은 이러하고 저 사람은 저러하니라
(고전 7:8) 내가 결혼하지 아니한 자들과 과부들에게 이르노니 나와 같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벌써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혼족들이 유행처럼 생겨 있다. 혼자서 밥 먹고, 혼자서 식당에 가서 고기 구워 먹고, 혼자서 노래방에 가고, 혼자서 다니는 사람들이다. 혼족들을 위한 노래방, 혼족들을 위한 식당, 혼족들을 위한 고기 구워 먹는 가게들이 많이 생겨 있다고 한다. 어제 밤에 일본식 라멘을 파는 가게에 갔었다. 거기는 혼자 가서 먹는 식당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고, 1월 달에 생일이 낀 분에 대하여는 특별한 대우를 하고 축하 서비스를 한다고 적혀 있었다. 혼자 다니니까 생일에도 축하해 줄 사람이 없으니, 그런 곳에서라도 축하를 받고 서비스로 주는 음식이나 더 먹는 것도 좋을 것이다.
2013년부터 MBC TV에서는 '나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을 매주 방송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사는 방법을 방송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1인 가구가 453만 가구라고 한다. 기러기 아빠, 주말부부, 고향을 떠나 외지에 나가서 사는 청년, 독신남, 싱글족,...... 다양한 이유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혼자 살고 싶은 사람들도 꾀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그렇듯, 혼자 사는 것은 편한 점도 있고 힘든 점도 있을 것이다. 돈 관리에 관한한 혼자 사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누구를 책임질 필요도 없고, 누구에게 허락을 맡아야 할 필요도 없다. 자기만의 시간은 당연히 많다. 많아도 너무 많을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밤에도 밖에 거리낌 없이 나갈 수도 있다. 가족 관계의 관리가 필요 없다. 사람 관리는 원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아내 관리, 남편 관리, 아들 관리, 딸 관리,...... 이런 스트레스가 많으면 많을수록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진짜 혼자 살게 된다면 외로워도 슬퍼도 혼자 견디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
1. 규칙적인 생활이다. 아내가 있으면 아내의 잔소리로 규칙적인 생활을 억지로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에 시골 동네에서 혼자 사는 남자 집에 가 본적이 있다. 방이 완전히 쓰레기장이었다. 도저히 사람이 산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어지럽혀 놓고 살고 있었다.
2. 음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아내가 있으면 밥과 반찬을 끼니에 맞게 해 주겠지만, 혼자 살면 밥을 밖에서 사먹는 일이 많다. 그런데 밖에서 밥을 사먹으면 아무리 고기국을 사먹어도 영양 실조에 걸린다. 내가 아는 사람도 혼자 살기 때문에 아침은 굶고 점심은 회사에서 먹고 저녁은 뼈다귀탕을 사먹고 들어간다고 한다. 매일 뼈다귀탕을 먹는데 병원에 갔더니 영양실조라고 했다고 한다. 아무리 고기를 많이 먹어도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자주 먹지 않으면 영양실조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혼자 살기 위해서는 음식을 해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3. 빨래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두번은 해야 한다. 빨래하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 일인가 하는 것은 군대에서 알았다. 팬티, 런닝, 양말도 손수 다 빨아야 하고, 전투복도 빨아서 다려 입어야 했다. 그렇게 해 주지 않으면 옷에 땀냄새가 베고, 집안에서 홀아비 냄새가 지워지지 않는다.
4. 설거지는 먹고 나서 바로 해야 한다. 설거지를 쌓아놓고 하지 않으면 음식 냄새가 그대로 집에 밴다.
5. 매일 청소를 해라. 홀아비 냄새의 90%가 청소를 안해서 나는 것이라고 한다.
6. 쓰레기는 절대로 집안에 모아두지 않는다. 쓰레기가 집 안에 뒹구는 순간 집에서 냄새가 나는 것이다.
7. 혼자 술을 마시는 것을 혼술이라고 하는 데, 혼술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혼자 살면 시간이 많아지는데, 그 시간을 술 먹는데 다 보내게 되면 알코올 중독이 된다. 술을 먹으려면 친구와 함께 즐겨야 한다.
8. 잔소리할 사람이 없다고 방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라. 담배가 피우고 싶으면 나가서 피워라.
9. 취미를 가지고 운동을 하고 홀아비 같지 않게 말끔하게 차려 입고 다니고 애완 동물을 키워도 보고 식물도 키워보아라. 혼자 살면 대화할 대상이 없으므로 외롭게 된다.
10. 외로움을 즐겨라.
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잘 모르지만 혼자 사는 아저씨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아내가 죽었다고 들었다. 그는 생활보호 대상자였기 때문에, 봉사단체에서 배분하는 먹거리를 주러 간 것이었다. 낮시간이라 집주인은 직장에 나간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집은 사람이 사는 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사는 집 같지 않았다. 방은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나는 같이 간 봉사원에게 이 집이 정말 사람이 사는 집이 맞느냐고 물었다. 여자가 혼자 살면 구슬이 서말인데 남자가 혼자 살면 이가 서말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아들이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딸이 가끔 아들의 집에 들러서 방을 청소해 주고 온다고 하는데, 손바닥만한 방을 3시간을 치웠다고 한다. 아들이 자취하는 옥탑방에 이사할 때 가보고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어쩌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안치우고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혼자 살면 행복해질 수 없는 존재이다.
예전에 증평 아파트에서 독극물을 먹고 숨진 두 모녀에 대하여 뉴스에 나왔다. 이들은 숨진 지 최소한 두 달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 두 모녀가 비싼 대성 베르힐 아파트에 살면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고,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하여 다양한 소문이 많이 나돌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모녀의 주변에 정말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는가, 그들의 죽음을 막을만한 사람이 없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그녀의 주변에는 그녀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나, 혹은 잘 알지는 못해도 대충이라도 아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빚 독촉을 한 은행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그녀와 함께 한 아파트에서 살며 얼굴을 마주치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 무의미한 마주침이었을 뿐, 유의미한 마주침은 없었다. 사람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아도 외롭게 죽을 수 있는 존재이다.
바울은 혼자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외롭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바울은 가족이 없었다. 아내가 일찍 죽었는지, 아니면 이혼을 했는지 확실한 것은 없다. 그는 가족에 대하여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 자식은 없었어도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가 있었다. 그에게 아내는 없었어도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바울의 서신에는 수많은 바울의 조력자와 동역자들의 이름이 나타난다. 자기 목숨도 내 줄 수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롬 16:1)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롬 16:2)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 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롬 16:3)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롬 16:4)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어떤 천주교 신부의 글을 읽었다. 어둠이 깔리는 주일 저녁에, 낮 예배에 빠진 사람들이 혹시나 저녁 예배에 올까 해서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교회가 농촌에 있는지라 농번기가 되면 사람들이 많이 안 오고, 민박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많이 빠진다. 신부님은 교우들이 오죽하면 예배를 못 왔을까 싶어서 저녁이 되어도 성당 문을 계속 열어 놓는다. 혹시 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이 기도라도 하려고 왔다가 예배당 문이 잠긴 것을 보면 실망하고 돌아가지 싶어서였다. 신부님은 저녁에 성당 문을 닫고 나면 낮에는 세상을 향하여 활짝 열어두었던 마음을 닫아버린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신부님들은 결혼을 안 한다. 작은 성당은 신부님 혼자서 지키는 경우가 있다. 그 신부님은 5년째 그 넓은 성당에서 홀로 지낸다고 한다. 사람들은 쓸쓸하냐고 묻지만 신부님은 성당에서 살면서 단 하루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성당에 붙은 방을 거처로 삶고 낮에는 성당을 찾아오는 신자들과 함께 하고, 밤에는 천장에서 운동회를 벌이는 쥐들과 함께 있어서 외롭지 않다고 한다. 그 신부에게 있어서는 그 마을 성당 식구들이 가족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맺음)
사람은 가족을 위해서 살든지, 교회의 형제들을 위해서 살든지, 예수님을 위하여 살든, 여하튼 누구를 위해서 살아야 하는 존재이다.
(창 2:18)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천주교회 수녀들은 예수님과 결혼했다고 말한다. 예수님을 위해서 산다는 것이다. 자기만을 위해서 사는 것은 행복하지 못하다.
(롬 14:7)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롬 14:8)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