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3 12:37:21
유행에 국한해서만이 아니라
인간사 모두가 돌고 도는것 같다
가만 돌이켜보면 예전에 어른들이 우리시절에 하시던
여러일들이 현상들이 지금의 나는 차츰 더 이해가 되어감을 느낀다
꽃구경 간다고 하시던 말씀을
다 알수 없었던 어린 나는 단지 놀이를 가시면서
이름 붙일게 없어 꽃구경이라 명명한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해가 바뀔수록
거들떠보지 않았던 자연속의 꽃들이 사랑스럽고
가슴으로 좋아지는것을 실감해간다
내 눈에 더 가까히 들어오는 꽃을 보며
그래서 내나이 그때 어른들이 꽃구경 간다고 하시며
모여서 길을 떠나신거로구나
온갖 시름을 잊을 만큼 순수한 마음으로 대하게 되는
산에 들에 피어있는 작은 꽃들로
나는 이제 절절히 외로움도 스미며
때로는 마음이 순하디 순해지는것도 느낄수있다
말해서는 안 되는 금기인 이야기였지만
날이 갈수록 알수있는 어른들의 그때 그 마음들을
이 나이의 난 이제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자전거 뒤에 어린애를 앉혀 놓은채로 조금 기다려라 하시고선
<다정집> 의 분 화장으로 단장한 곱상한 아주머니와
무슨 이야기인가 한참 주고받기도 하시고
어느땐 해장국을 같이 먹기도 했지만
눈치채지 못했던 그분들의 눈빛이
연정이고 통하신 속마음이었던것이다
떳떳히 드러내놓고 할수 없는 감질나는 정을 나누었던 그분들
세월이 흐르니 미소 지으며 이해가 되고
그때 내 나이의 어른들이 참으로 지금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간다
언젠가 부터인지
아! 그때 그래서 그런거구나....하며
학교에 엄마가 오시면 아름다운 모습이 뿌듯했다
키가 크셨던 담임 선생님이 엄마에 대해 슬며시 묻곤 하시었다
젊은 과수댁이었던것이 뭔지도 모르는 철모르는 나는
신이나서 자랑스럽게 뭐든 대답해드렸다
남달리 귀여워해 주셔서 보답이라도 하듯이
산수 숙제를 엄청 많이 내주시고
엄마가 내 대신 숙제를 열심히 하셨던 기억들이
왜 삼십년이 흐른뒤에 조각 맞춰지는것인지
그 마음들을 이제야 짐작할수 있으니 그럴것이다
이제 은사님이 되신 그분을 뵈니
엄마의 안부를 물어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때의 그 어른들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를
먹었으니 이제 내가 더 어른스러울수밖에
어린 우리가 알면 안 되는 일이 있으면
그럴때 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못 알아듣도록
일본말로 주고받으셨다
알고 싶고 궁금해도 도무지 알수 없었던
어른들만의 이야기들이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지금의 우리들의 처지와 별다르지 않았을것 같은 내용일것이다
즐거움도 슬픔도 사랑도 분노도 낙심도 희망도
다 겪으며 지나야하는것이 인생이니까
예나 지금이나.....
지난 세월을 지나온 그분들 안의 우리들도 그 길을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