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상하이로 되돌아 와 마무리하는 일정에 접어듭니다^^ 아쉽게도 이제 하루만 남게 되네요...
* 여행사와 의논하면서, 세째날 석식과 네째날 중식 식당을 두고 여러가지 변수가 나타나 협의가 길어졌는데, 결과적으로는 녹파랑을 세째날 저녁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 우여곡절 끝에 중국 강남 전통 원림답사로서는 두번째로 들렀던 이번 나흘간의 답사는, 순간순간 가이드 분의 기지와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로 무사히 진행되고 이제 하루 일정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 이제 남은 상하이의 오대 고전원림은 예원(豫园)만 남겨두게 되었네요^^
역시 중국은 넓습니다@@
명색이 취백지(醉白池) 또한 상하이 오대 고전원림의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가정구(嘉定区) 또한 상하이 권역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나름 변두리였던 건지, 그야말로 구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녹파랑(绿波廊) 식당으로 가는 길은 또 다른 여정입니다^^;;; @@
미리 의논한 대로 큰 길가에 서둘러 내려, 가이드 깃발을 따라 바삐 상하이 시내를 가로지릅니다...
원래 계획에는 세째날 숙소 인근에 꽤 유서깊은 식당(La Famille, 그것도 미슈랭 레스토랑이라는@@)을 한 군데 찾아 거기로 석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저녁 예약이 잡히지 않는다는 메일에 다른 식당을 급하게 찾아보다, 서로 예약을 맞바구는 것으로 타협이 되어 막판에 일정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4-5km를 공연히 갔다 와야 하는 동선이 조금은 시간이 소모되긴 하지만, 이 두 식당 다, 나름 맛집으로 이름이 있던 지라, 현재의 맛과는 별개로 꼭 들러봐야 겠다 싶어서 무리를 했네요@@
위 지도에서 'La Famille'라고 되어 있는 곳이 바로 남록절리로 원래 세째날 저녁 식사를 예정했던 곳입니다...
취백지에서 더 멀리 돌아 저녁을 먹고 다시 숙소(두 식당 사이의 점으로 표시된 곳^^;;;)로 되돌아와 1박하고, 다시 예원까지 갔다가, 점심식사를 위해 다시 남록절리까지 되돌아오는 다소 비효율적인 동선@@
상해(上海) 노성황묘(老城隍庙) 구곡교(九曲桥)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녹파랑주루(绿波廊酒楼) 자리에는 원래 1559년에 지어진 예원(豫园) 서원(西园) 내에 낙포랑다루(乐圃阆茶楼)가 있었는데, 1924년에 낙포랑(乐圃廊)이라는 다관(茶馆)이 있었고, 1979년에는 녹파랑찬청(绿波廊餐厅)으로, 1991년에 녹파랑주루(绿波廊酒楼)로 확대 개업하여, “扇形甩水”, “生爆鳝背”, “萝卜丝酥饼” 등 상해채(上海菜) 및 소주채(苏州菜) 요리를 기본으로, 水晶虾仁、松鼠桂鱼、蟹粉菜心、虾子大乌参 등과 같은 해파채(海派菜) 요리를 선보이며 상해의 대표적인 전통 식당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상해(上海) 예원(豫园) 구곡교(九曲桥) 앞 남쪽으로는 번화한 시장이, 북쪽으로는 원림 경관을 접하여, 명청시대 건축양식으로 복원된 3층 누각에 자리잡고 있으며, 내부는 고색창연한 중국 전통 찬청(餐厅)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녹파랑(绿波廊)은 국가특급주가(国家特级酒家)로서, 시내 관광의 핵심 식당이기도 하며, 상해채(上海菜), 상해점심(上海点心), 상어지느러미(鱼翅), 게요리(蟹宴) 등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만, 전화위복이랄까 ? 원래 일정으로는 예원 상가의 야경을 볼 수 없어 아쉬웠던 차에, 이 날 저녁에 들른 녹파랑(绿波廊) 앞에 흘러 넘치던 야경에 홀린 듯 걸어가며, '잘됐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네요^^;;
중국에서 나름 단가가 있는 메뉴(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싸지는 않은 정도의 가격이긴 해요^^;;;)에 단체이다보디, 아래와 같이 따로 룸에 두 테이블을 넓찌기 잡아줬네요^^;; 창 밖에는 여전히 구곡교 주위를 흘러가고 있는 불빛이 가득하고, 우리는 두 테이블에 옹기종기 자리잡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메뉴가 차려져 음식을 하나하나 사진에 다 담지는 못하고, 몇몇 그릇만 담긴 했지만, 내공을 느낄 수 있었던 맛에 감탄 !!!
마침 이 날 저녁에는 가이드도 그랬고, 저도 경황이 없어 석식 메뉴를 바로 챙기지 못했네요@@ 그래서, 가이드 분께 부탁해서 다음날 다시 예원을 둘러볼 때, 다시 이 식당을 따로 들러서 메뉴를 인쇄받아 주셨다는^^;; 감사감사~~ 근데, 아직도 이 한자들을 다 해독하지는 못했네요@@
일단 아래와 같이 한자를 맞춰보면서 바꿔보긴 했는데, 추후 공부하여 보완하기로 하고 일단 기록해둡니다^^;;
八味冷碟
酸辣海鮮盅
水晶虾仁
脫骨八宝鸭
蟹粉鱼肚
松鼠桂鱼
宫爆鸡丁
黑椒牛仔骨
生煸时蔬
蟹粉小笼
三丝眉毛酥
枣泥酥
合时水果
1986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2세가 노성황묘(老城隍庙)와 예원(豫园)을 방문하였을 때, 녹파랑(绿波廊)에서 음식을 맛보고는 그 뛰어난 맛을 칭찬했다고 하구요, 그외에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2세, 일본 수상 타케시타 타케시(竹下登), 아이슬랜드 총리, 시하누크 왕자, 호주 총리 등 40여 국가 원수, 강택민(江泽民), 주용기(朱镕基), 이붕(李鹏), 유화청(刘华清), 추가화(邹家华) 등등 중국 국내 고위 공무원 및 수많은 국외 저명인사가 이 곳에서 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들어갔다 나오면서 실내에 커다랗게 버티고 서서 우리를 마중하고 배웅하던 목각은 나중에 알고봤더니, 청(淸) 대 조설근(曹雪芹)의 장편소설, 홍루몽(红楼梦) 중에 나오는 원비성친(元妃省亲)의 고사, 즉 황제의 귀비이자 보옥의 언니인 고원춘이 고향집 부모를 찾아와 문안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를테면, 소설 속 가원춘(賈元春)은 가정(賈政)과 왕부인(王夫人)의 장녀이며 가보옥(賈寶玉)의 누나로, 정월 초하루에 태어나 원춘이라고 이름지어져, 그 후 다른 자매들도 춘(春)자를 따랐다고 하구요, 어려서 현숙한 덕이 있어 궁중에 들어가 여사(女史), 봉조궁(鳳藻宮) 상서(上書)에 봉해지고, 훗날 현덕비(賢德妃)가 되어 가씨 집안의 후견인이 되었다고 하는^^;; 후에 친정 나들이(바로 위의 에피소트)를 위해 대관원(大觀園)이 지어지고 보옥과 여러 자매들이 살게 되었다고 하는~~
어느덧 그야말로 진수성찬이 슬슬 끝나고, 한명한명 선선한 저녁이 밤으로 저물고 있는 바깥으로 나왔는데, 전아한 필체의 현판을 가만히 봤더니, 들어가면서는 미처 눈여겨 못 봤었네요@@, 범상치 않은 글씨가 눈에 띄여서 나중에 찾아보니, 20세기 초 항일 투사였던 전항(田恒, 1909一1939)의 글씨였다는데, 하필 그 중 랑(廊) 자의 획이 틀려서 화제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씌여진 글씨도 꽤 균형잡힌 서체에 나름 예서체와도 유사하고, 전혀 어색하지 않아 오히려 더 유명해졌다는@@~~
눈 앞에 펼쳐져 있는 멋있는 야경과 그에 걸맞는 인파 속에서, 이제 슬슬 배도 부르고, 여유롭게 예원 상가를 활보하면서 버스까지 찾아가는 여유로움을 부리기도 했지만, 호텔을 들어가는 길에 또 그렇게 파란만장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