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길 15회차(늘재~버리미기재)
글쓴이 : 미스터리
1. 지난 곳/ 시간. 2005. 6/24~6/25.
청화산 농원 (2:55 출발)
~ 늘재 (3:02)
~ 靖國祈願壇 비석 (3:25) , 전망바위.
~ 전망바위 (3:41)
~ 무명봉(750봉?) (3:42)
~ 무명봉(870봉?) (3:53)
~ 헬기장 (4:06)
~ 靑華山 (4:08/4:12)
~ 시루봉3거리(4:19), 좌측 길로.
~ 무명봉(895봉, 858봉) 지나쳐서,
~ 무명봉(886봉?) (4:52)
~ 무명봉(801봉?) (5:02/5:05)) , 바로 지나면 조항산 전망 트임.
~ 갓바위재 (5:17)
~ 공터 (5:19), 돌아보면 청화산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
~ 전망터 (5:21), 뒤로는 청화산, 우측으로는 문경 궁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곳.
~ 헬기장 (5:32)
~ 조항산 앞 암봉(6:00)
~ 鳥項山 (6:05/6:10)
~ 의상저수지 갈림길(6:19)
~ 고모치 (6:47/6:55), 고모샘.
~ 작은 무명봉(7:05)
~ 마귀할멈 통시바위 갈림길 (7:16/7:20), 889봉. 좌측 길로.
~ 안부 (7:26)
~ 무명봉(854봉) (7:29)
~ 암반 (7:31), 지나온 조항산 조망하기 좋은 곳.
~ 소나무 있는 큰 바위(7:36)
~ 무명봉(849봉) (7:41), 전망트인 곳. 이 곳에서 길은 右로 턴하여 정북으로.
~ 집채 바위 (7:52)
~ 삼각 바위굴(8:05)
~ 안부 (8:07), 밀재로 착각하기 좋은 곳.
~ 작은 봉우리(8:10)
~ 밀재(蜜峙) (8:12)
~ 코끼리 바위(8:29)
~ 대문 바위? (8:38/9:08), 아침식사.
~ 중대봉 갈림길(9:18)
~ 大耶山 (9:22/9:26)
~ 수직 하산길 로프 잡고 내려 와,
~ 작은 무명봉 3 개 넘어(9:52/ 9:54/ 9:55)
~ 촛대재 (10:03/10:07)
~ 촛대봉 (10:17)
~ 불란치재 (10:29)
~ 헬기장 (10:39)
~ 미륵바위 (10:45)
~ 곰넘이봉 (10:57)
~ 무명봉(733봉) (11:07)
~ 무명봉(675봉) (11:23)
~ 헬기장(11:33)
~ 버리미기재 (11:40) 총 8 시간 45 분.
2. 이동 거리.
늘재~청화산 : 2.49 km.
~ 갓바위재 : 3.7 km.
~ 조항산 는 가칭 삼각바위굴이 나타난다.(8:05)
삼각산(북한산) 숨은벽에서 인수봉 옆으로 백운대 오르려면 마주치는 호랑이굴과 비슷한 형태인데 규모는 작다.
배낭 벗고 기어 지나도 되고 左로 우회해도 된다.
배낭 벗기 번거로워 우회해서 지나간다.
막바로 鞍部로 내려선다. (8:07) 이 곳이 밀재인가?
규모가 작고 고개 넘어다닌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밀재는 아닌 것 같다.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막바로 작은 봉우리에 오르더니(8:10), 그대로 하강이다.
넓고 반질반질 길이 난 밀재에 도착한다. (8:12)
이 곳이 대야산 오르는 대로이다 보니 길도 잘 나 있고, 대야산-용추폭포-할매통시바위를 나타내는 길안내 표지도 잘 서 있다.
밀재는 벌(蜜)재이다.
고개 아랫마을에서 이 고개를 보면 아마도 벌의 모양으로 보일 것이다.
방금 지나온 작은 峰이 머리일지도 모르며 대야산 오르는 산등성이가 벌의 등에 해당할 것 같다.
여지승람에 보면 이 곳 문경의 특산물 중 하나가 꿀(蜂蜜)이니 이 곳 사람들의 벌 사랑은 깊었을 것이다.
이미 우리가 지나 온 김천 삼도봉 옆 蜜嶺도 벌재이다.
(밀재~버리미기재) 5.8km. (8:12/11:40)
속리산 국립공원에 이어져 있는 大耶山을 향해 출발한다.(8:12)
오르면서 보이는 바위의 모양새가 과연 국립공원이 다시 시작될 만하다.
지도에 나와 있는 고래바위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고 코끼리바위 안내판을 만난다.(8:29)
그러고 보니 코끼리의 긴 코가 확연히 느껴진다.
그 코를 끼고 돌아간다. 길은 계속 암봉들이 나타난다.
좌로 우회하여 돌아가는 길들이 있는데 별로 위험성도 없어 보이고 재미도 있을 듯하여
암봉들을 넘어서 간다.
이윽고 큰 암봉이 놓여 있는데 사람들이 코믹하게도 나무막대와 잔 가지들로 큰 바위를
버티고 있는 모양새를 연출해 놓았다. ㅎㅎㅎ.
이 곳이 대문바위인가? (8:38/9:08)
바위를 돌아서니 평평한 땅에 햇빛도 가리고, 바람도 시원한데 더욱 좋은 것이 앞 쪽으로 넓게 트인 시야와 대야산의 암봉, 그 곳에서 자태를 뽐내고 절벽에 서 있는 소나무들의 동양화 같은 모습들이다.
대야산도 식후경, 이 곳에서 김밥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아쉽게도 이 명당 자리를 버리고 대야산으로 향한다.(9:08)
길은 바윗길이다. 별로 위험하지는 않다. 재미를 느낄 만하다.
한 차례 땀빼고 중대봉 갈림길 암봉에 닿는다.(9:18)
이 곳에서 좌로 가면 대야산 중대봉, 암봉을 내려서 상대봉으로 향한다.
우리가 대야산으로 부르는 봉우리는 이 대야산의 정상 상대봉인 것이다.
드디어 대야산 상대봉에 도착한다. (9:22/9:26)
大耶山이라는 정상석이 서 있다. 문경시 산악연합회가 세운 것이다.
대야산, 예부터 속리산과 함께 이 지역을 대표하는 산이어서 地理書에는 빠진 적이 없는 산이다.
좌우로는 선유동 계곡이 있는데 밖으로는 괴산 선유동, 안으로는 문경 선유동을 품고 있다. 계곡 좋기로는 속리산을 능가한다.
(문경이나 괴산 관련 관광안내를 보면 관광지와 관련된 많은 정보가 있다. )
이제 대야산 하산길에 나선다.
수직에 가까운 직벽길이다.
4~50m는 될 것 같다. 다행히 로프가 매어져 있어 조심하면서 내려 온다.
한겨울 같았으면 무척 고생하였으리라.
이 곳을 내려 온 후 하산길은 가파르기는 해도 특별히 위험한 구간은 없다.
하산길은 동북으로 비스듬히 돌아 동쪽으로 간다.
무덤보다 조금 클까? 작은 봉우리를 이어서 세 개 넘어(9:52/9:54/9:55) 길을 재촉한다. 앞쪽으로는 촛대봉이 볼록 솟아 있다.
잠시 후 안부 촛대재에 도착한다.(10:03/10:07)
이 곳은 넘어다니는 재는 아니고 피아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고모샘에서 담아 온 물 한 모금 마시고 촛대봉을 오른다.
자그마한 峰이건만 바위도 있고 오르는 비탈이 만만치 않아 얕잡아 볼 수가 없다.
봉분 다 무너져 내리고 풀 하나 없는 무덤이 정상 바로 아래에 있다.
무덤 돌아 마루턱에 올라서니 촛대봉이다.(10:17)
여기서 길은 90도 좌로 틀어 다시 正北을 향한다.
내려가는 길이 몹시 가파르다.
촛대봉 668m 고도에서 짧은 거리에 불란치재 500m까지 떨구려 하니 가파를 수밖에 없다. 작은 고추도 제법 매운 것이다.
잠시 후 불란치재에 도착한다.(10:29)
넓고 큼직하려니 생각했던 나의 상상과는 달리 자그맣고 아담한 고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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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란치재.
예전 상주나 문경에서 괴산이나 청주로 나가는 큰 고개가 둘 있었다 한다.
(지금,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백두대간을 넘어다니는 대표적 고개가 두 개 있었다는 것이다.)
그 하나가 늘재였고 또 다른 고개가 弗寒嶺(불란치재)였다.
상주의 큰 고개는 늘재였고, 문경의 큰 고개는 불란치재였던 것이다.
불란치재는 聞慶縣誌, 大東輿地圖, 大東地志 등에는 ‘弗寒嶺’으로,
海東地圖에는 ‘佛院峙’로, 嶺南地圖에는 ‘弗寒峴’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는데
높은 산 사이 포근한 고개길이라서 춥지 않은 고개라 이렇게 불렀으리라는 추측이다.
불란치재라는 이름은 ‘불한치+재’가 발음 편하게 변한 것이다.
한편, 一說에는 불난 고개라 해서 불란치라 한다는데 설득력은 없다.
우리 모두가 지나왔듯이 이 조용한 고개가 얼마전까지도 큰 고갯길이었다니..
작은 버리미기재에 포장길이 뚫리면서 고갯길의 헤게머니는 ‘불란치’에서 ‘버리미기’로 넘어간 것이다.
불란치를 지나며, 世上事 뜨고 갈아앉음이 무엇일까 새삼스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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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편안한 곰넘이봉으로 향한다.(10:57)
이제까지와는 달리 편안한 길이 열려 있다. 곰들이 재주부리고 놀며 넘어 갔을 것 같다.
앞으로는 커다란 산이 보이는데 김영규님과 둘이 저 산은 다음차에 넘을 장성봉일 것이라고 결론을 낸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이냐?
헬기장 지나자(10:39) 길은 살살 가팔라지기 시작하는데 암봉도 기어 올라야 하고 미끄러운 왕모래도 밟고 올라야 하는데 아래에서 보던 그 큰산이다.
완전 헛다리 짚었다. 곰들이 어찌 이 고개를 넘었을꼬.
헉헉 숨 몰아쉬고, 땀흘려 올라 한 순간 평평한 곳에 미륵바위가 서 있다.(10:45)
어찌 보면 장삼입으신 미륵 같기도 한데 꼭지 같은 것도 붙어 있어 신기하다.
햇빛도 좋아 사진발 잘 받을 듯하여 사람없이 바위사진 한 장 찍어 둔다.
이 곳에서 대야산을 되돌아 보니 과연 가파르다.
정상부 가까이는 거의 수직으로 보이고 촛대봉부터 각도를 재더라도 45도는 넘는 기울기일 것 같다. 내려 오는 우리도 힘들었거늘 이리로 오르는 이들은 얼마나 숨찰 것인가.
위쪽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출발부터 앞서간 포천 3총사이려니 생각하고 곰넘이봉 정상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면서 가파른 峰을 오른다.
그런데 서너명의 노장 아저씨들이 내려 오면서 우리와 마주친다.
서로 수인사를 나누며 지나친다.
이윽고 곰넘이 정상.(10:57) 대간길은 봉에 오르지 않고 오른쪽으로 비껴간다.
이 때부터 많은 사람들과 마주친다. 아니 이 때부터는 부딪친다.
물어 보니 어느 산악회에서 대야산 산행 버스 3대가 왔다고 한다.
늙은 사람, 젊은 사람, 아저씨, 아줌마들이 많은데 곰넘이, 촛대봉 넘고 대야산 오르려면
오늘의 운동량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남의 일, 괜한 걱정이건만 버리미기에서 곰넘이 하나 오르고 지쳐 하는 이들 많은 걸 보니 공연히 걱정이 된다.
내려가는 암봉길, 끝도 없이 올라오는 이들 보면서 한참을 기다린다.
하산 길도 생각보다는 길다.
무명봉(733봉) 넘고(11:07), 또 다른 무명봉(675봉) 넘어(11:23) 헬기장에 도착한다.(11:33)
곰넘이봉의 이름이 생겨났을 곰바위와 그 앞 鞍部, 곰넘이재를 찾으려 했건만 곰바위와 곰넘이재는 이 대간길에서 빗겨 있는가 보다.
그와 비슷한 바위나 안부를 찾지 못한다.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으니 언젠가 加恩에 올 기회 있으면 따로 찾아 보리라.
옛적 聞慶 땅 특산품 목록에 熊膽이 있는 것을 보면 이 곳 곰넘이봉과 곰은 분명 연관이 있을 듯하다.
그러나 오늘의 궁금증은 여기서 접는다.
찻소리가 들리고 나뭇가지 사이로 희미한 신작로길이 보인다.
마지막 조그만 봉우리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상타. 길은 좌로 떨어진다.
저기에 작은 실개천이라도 있으면 안 되는데..
다행히 작은 실개천도 없다.
오늘도 分水嶺 길을 따라 먼 길 왔고, 2차선 포장도로 ‘버리미기재’에 도착한다.(11:40)
헷빛이 한없이 쏟아진다.
버리미기재.
불한치의 번영을 이어받은 새로운 스타.
문경의 가은읍과 과산의 상평관을 잇는 길이다.
고개 이름이 낯설어 어떤 이는 ‘벌어먹이다’에서 온 고개 이름이라고 상상도 하던데 그런 것은 아니고 ‘벌의 멱(목)이+재’인 것이다.
이 잘룩한 고개와 양쪽 산등성이를 멀리서 보면 벌(蜜)의 목(項)처럼 보여서 ‘벌의 목’재인데 세월이 가면서 ‘버리미리’가 된 것이다.
꿀을 아끼던 이 곳 선배들의 소중한 마음은 고개이름에도 깃들어 있는 것이다. //
(후기)
이상만님표 막걸리 감사합니다.
무대뽀도 이 정도면 못말리는급이어서 어찌 그 무거운 것을 두 상자나
이천에서 가져 오셨는지.
자연통풍 다리 밑에서 한량들 놀듯이 즐거운 한 때였습니다. 거듭 T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