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더러운 사람에게 물이 물었다.
“어서 들어오시게.”
그가 대꾸하기를,
“몸이 너무 더러워서 부끄럽소. 내가 들어가면 당신은 구정물이 될 것이오.”
물이 말했다.
“하지만, 내게로 들어오지 않으면 그 부끄러움을 언제 벗으시려나?”
<루미지혜>
이틀째 몸이 무겁습니다. 마음이 가벼운 만큼 몸이 그리 되기를 바랍니다.
아침나절, 전화와 문자로 몇 가지를 챙기며 정했습니다. 그 중 한가지. 순천광장신문 기자분이 전화를 하셨어요. 지난 번 배움터에 왔을 때 아침걷기명상하면서 나눈 이야기를 기사로 냈답니다. 부끄러워 기사를 보내드리지는 못했는데 누군가(아카이브하시는 순천작가) 관심을 보이며 연락처를 달라 했다네요.
저도 궁금해 하니 기사를 보내 줘서 오후에 잠시 읽었어요. 제 입으로 제가 한 말인데 ‘이런 말을 했구나.’싶은 부분이 있더라구요. 아무가 기사 제목을 보더니 ‘어, 요즘 엉성, 산만 이런 이야기 많이 하는데.’ 합니다. ‘엉성하고 산만하게, 오롯하게’였거든요.
마을인생 동무들이 오전 내내 오후에 있을 순례발표준비를 진지하게 합니다. 시우로 와서 함께 거듭니다.
열한시에는 마을인생 빛나는, 라떼, 두더지, 자허가 풍경소리방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일하는 사람도 즐겁고 함께 하는 사람도 즐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일의 내용, 형태, 방식들을 꼼꼼하게 살펴볼 일이겠지요.
되도록 자주, 특별한 주제없이도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이야말로 원만하고 촘촘하게 일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고 무엇보다고 우선해야 하는 일이겠다 싶어요.
오후 두시 반에는 마을인생학교 동무들의 순례발표회가 열렸어요. 마을분들도 오시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오셨어요. 스스로 짧은 시간에 재미나게 준비하는 것을 보았기에 더 좋았습니다. 무엇이라도 자기 손으로 뭔가를 준비하면서 느끼게 되는 부족함, 고단함과 멋쩍음과 엉성함을 건너야 새로운 용기를 갖게 되잖아요. 아자아자 마을인생!!
불이학당이 열리는 날이라 다녀왔습니다. 삼십여명의 어른들이 모여 ‘동학’을 이야기하고 ‘동학’ 이야기를 듣습니다. 임락경목사님께서 닭모이 누룽지를 트렁크 가득 주셨습니다. 오늘은 정읍사랑방 진달래도 함께 와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사랑어린학교 9학년 ‘꼬리별 산티아고순례단’을 위한 조가비에 마음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혹 도서관에 오시면 잊지 않고 함께 해 주세요.
오늘도
관세음보살
관옥나무보살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