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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김해팀이라면 비가 와도 함께 즐겨주실 거라는 강력한 믿음이 콸콸 넘쳐서요.
비가 오셔도 전혀 걱정이 없답니다. 오히려.... 오늘은 좀더 진심 숲체험을 할 수 있겠다.... 내심... 기대를 합니다.
가끔 이 날의 사진을 들여다보면 그냥 속이..... 속이 뻥 뚫리면서 시원합니다. 어치가 진정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거든요. 어치는 어린이들이 고인 물에서 물놀이하는 것이 너무 보고싶고 좋답니다.
여기서는 바로 야생의 모습이 보이고, 어른이 상상할 수 없는 그들만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어치는 비가 오는 것을 너무 좋아합니다. 중, 고등학생 때 하고 싶어도 못했다가 대학생 때, 사회생활 할 때 비가 오면 슬쩍 슬쩍 봐가며 홀딱 젖어 집에 돌아가곤 했지요. 물론 늦여름과 여름이었겠지요? 비 맞는 것이 너무 좋고, 고인 물을 첨벙거리면서 지나는 것이 왜 그리 좋던지요... 오히려 성인이 되어 빗물놀이를 정말 좋아했답니다. 지금도 그 감성은 여전하구요...
오늘은 창원팀의 선우와 엄마가 보강오셨구.... 이든이, 서영이, 준우 이렇게 네가족이 모였습니다.
마침 모였을 때는 비가 소강상태라서 마음껏 놀았고, 점심먹을 무렵에는 비가 와 줬고, 그리고 실내에서 잠시 몸을 말린 후, 다시 비를 쫄딱 맞으며 숲을 다녀왔답니다. 진짜 홀딱 젖었어요.
마지막에... 수로를 따라 흐르는 강렬한 물살을 장화로 받아내는 우리 친구들의 모습에 환성을 질렀습니다.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인지 사진이 없네요. 건우맘의 동영상을 캡쳐해서 다행히 증거자료가 남게 되었답니다.
즐거운 이야기를 시작하려니 다시 행복해지네요. 행복해~~
깨끗한 물에서만 물놀이를 해야 한다. 이런 물은 더럽다. 감기가 들지도 모른다....
어린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신나게 놀때는 열이 나서 추운 줄도 모르고요, 이렇게 하고 싶은 만큼 실컷 놀다 보면 크던 작던 몸에 누적되었던 스트레스가 날아가면서 성격도 부드러워지고, 좀 더 너그러운 사람으로 성장하겠지요.
만일 여건이 되기만 한다면 요즘 어린이들에게도 이런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어치랍니다.
오늘 우리 엄마들의 얼굴을 보니
'이렇게 비가 오는데 왠만하면 끝내주시면 좋은데...'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듯 읽혀졌는데... 맞나요? ㅎㅎ
비가 오면 비를 즐기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즐기고, 때론 천둥도 즐기고, 어두운 밤도 함께 즐겼으면 좋겠어요.
자연이 곧 사람이니까요. 자연을 알아야 세상을 제대로 산다는 말이 있지요? '철들어야 한다.'
이게 계절의 변화를 알고 자연의 이치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어치는 아이들이 지겨울 때까지 실컷 놀아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 우리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진짜 실컷 놀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합니다.
창원에서 온 선우와 준우가 함께 약간의 실랑이도 해 가면서 열심히 물에서 놀더니, 갑자기 돌을 쌓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남아와 여아의 차이랍니다. 남자들은 무조건 공사를 해요. 물을 보면 댐을 쌓고요. 주변의 돌을 모두 모으다 없어, 어치가 옆의 산비탈로 가서 돌을 찾아 다시 함께 나릅니다.
비옷이 바람이 통하지 않아 땀이 차지요. 더운지 선우가 비옷을 벗고 돌 쌓기에 열심입니다. 무조건 쌓지 않고 무너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구조를 생각하게 되고요, 구조를 생각하면 3차원 공간을 머릿속에 그리게 됩니다. 댐쌓기, 돌쌓기는 정말 멋진 놀이랍니다. 뒤에 사알짝 이든이가 보이지요?
이든이는 처음에는 뭔가 마뜩치 않아 얼굴이 편해보이지 않더니, 어느 순간..... 위의 사진과 같이 물(水)아일체가 되었네요. 어쩜~~ 어치는 너무나 행복했으나 이든맘의 얼굴을 보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그냥 이든이만 보기루요^^;;
이 사진은 어치의 핸폰에 저장되어 수시로 꺼내보는 명품샷이 되었답니다 헤헤~~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또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보는 내내 좋았습니다. 벌써 일곱살이 된 언니와 오빠들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여섯살만의 행복^^ 이든이 괜찮지요? ㅎㅎ
서영이도 물속에서 함께 구르고 싶은 마음은 있었겠죠? 그러나 우리 서영이언니는 어치와의 흙놀이를 선택했답니다. 주변의 찰흙이 된 흙을 떠다 반찬도 만들고 떡도 만들고.... 흙을 마음껏 만지고 조물거리면서 행복감을 느꼈기를....
서영이의 손이 사랑스럽습니다.
서영이와 어치가 만든 돌의자위에 심은 꽃... 빗물에 혹은 진흙에 섞인 물이 흐르면서 천천히 녹아내립니다.
이 자리는 우리의 자리가 아니기에, 떠날 때는 모두 청소하고 떠났습니다.
근육이 원활히 움직이기 위해서는 새콤한 신맛이 필요하대요. 그 맛을 충족시켜주는 괭이밥 ^^. 언제먹어도 맛있고 언제 봐도 사랑스러운 풀입니다. 이 맛을 전할 때는 늘 어린이들이 구름처럼 몰리곤 하지요.
흙놀이하다 돌 찾으러 다니다 발견하게 된 오늘의 자연입니다.
토끼풀이 물에 잠겼지요. 그런데 잎에 기포가 형성되어 있네요.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 이럴 때 잎에 털이 있음이 확인이 되지요. 서영이는 질경이에서 다섯줄을 발견했어요. 느티나무에는 무당벌레의 노랗고 길죽한 알을 발견. 초록의 큰 나뭇잎에 흰 꽃들이 수북히 밥처럼 피어난 이팝나무.... 오늘의 행복한 자연입니다.
지렁이를 맨손으로 덥석 잡는 놀라운 우리 준우. 비오는 날 지렁이가 왜 땅에서 탈출을 할까요? 비가 좋아서 나온다고 다들 오해를 하시는데요. 땅속 집에 물이 차 밖으로 피난을 나온 것이랍니다. 그런데 왜 지렁이는 물이 차지 않는 집을 연구하지 않을까? 늘 어치는 이것이 궁금한데.... 그래도 지렁이는 현재의 삶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었을 겁니다.
둘이 케미가 갈 수록 더해집니다. 어린이들은 뒷모습이 어쩜 이렇게 귀엽고 이쁘지요?
어치가 김해의 여러곳을 답사하다 이 공원의 이 장소를 본 순간! '여기는 비올 때 오는 곳'이라고 낙점했답니다.
여기서는 비를 피할 수도 있지만, 비가 오는 모습을 볼 수가 있지 않을까 많이 기대를 했는데, 어치의 바램대로 비가 예정되는 바람에 '아하~~' 아주 좋아했답니다. 역시 어치는 창문에 떨어지는 비를 즐겼습니다.
몸이 젖어 추웠을 수도 있지만, 우리 친구들은 옷을 갈아입고 하하호호 즐겨주어 참 고마웠답니다.
딱 1시간 반? 요정도가 좋지요.
실내활동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사진을 많이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박물관인데, 얼핏 보면 어린이들을 많이 겨냥한 듯 하지만, 친구들이 만지고 알아가며 즐길 것이 너무 없어서요. 이래도 저래도 안돼! 하는 것들로만 가득해서 바깥활동과 너무 차이가 났지요. 결국 이든이는 여기에서 일정을 마치기로 하고 귀가했습니다.
비장한 마음으로 우리는 결국 박물관을 떠나 다시 숲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엄마는 차로 이동을 하고, 어치와 친구들은 우산을 쓰고 비옷을 입고 숲으로 달려갔지요. 우리는 진짜 숲이 더 그립고 더 궁금했답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숲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막연한 기대에 발걸음이 빠릅니다.
바닥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보이시나요? 비가 많이 왔습니다. 어치도 이미 옷이 젖어가고 있었어요. 빗방울을 더욱 더 거세지고 어치는 우산과 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즐기며 천천히 위로 올라갔습니다. 이런 비를 친구들과 함께 맞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어머니들은 힘드셨지요?
비가 오면 물속친구들이 더 보고 싶지요. 빗물이 물위에 떨어지면, 물속 친구들에게도 힘든 시간이긴 하지만, 물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더 살기 좋아집니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가만히 물에 떨어지는 빗물도 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그런 시간도 주어지겠지요. 그런 공간과 시간을 어치가 만들고 싶습니다.
조금 번거롭기는 했으나, 우리 친구들이 올챙이를 만납니다. 올챙이를 떠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그리고 아쉬워하며 물로 돌려주었지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치는 생각해보니 이렇게 수로에서 놀았던 경험이 많아요.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빠른 물살을 맞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져요. 어치도 내내 등산화가 뽀송했는데 여기에 들어갔다오면서 홀딱 젖었지요. 그래도 아주 좋았어요. 정말 오랫만에 수로에서 빠른 물살을 체험해봤네요. 선우와 준우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동영상을 캡쳐해서인지 화질이 안좋네요^^;;
이날 어치도 놀란 것은, 어디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지 간격을 두고 물이 콸콸 쏟아졌어요. 빗물이 모아져서 자연스럽게 흐를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세게 뿜어져 나오는 힘도 가지고 있더군요. 너무 비가 많이 와서 자세히 둘러보지 못했답니다.
비가 많이내리는 중입니다.... 서영이는 우산 밖으로 손을 내밀어 비를 접촉합니다. 이런 감성... 너무 멋집니다.
꼭대기갔다가 돌아오면서 뒤에서 찍은 서영이의 모습입니다. 서영이는 진정 이 비를 즐기고 있습니다.
서영이와 준우와 만난지 2년째.... 어치에 대한 경계도 풀고 마음놓고 숲을 즐기는 모습이 좋습니다.
먼저 간 이든이는 감기걸리지는 않았나요? 활짝 웃으며 개구진 얼굴로 빗물을 즐기던 우리 이든이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거구요, 창원에서 동생들 챙기며 놀던 선우는, 김해의 처음 만난 친구들과 어색한 상황에서도 놀이에 집중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창원에서 나들이때 선우는 오늘의 놀이를 친구들과 동생들에게도 이야기해주겠지요?
우리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자연의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공감할 때 제일 편할 지도 모릅니다. 공감하는 시간을 많이 갖기로 해요. 오늘도 덕분에 어치는 참 많이 좋았습니다.
서영이의 뒷모습은 끝까지 마음을 기분좋게 하네요. 5월의 자연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요? 기대됩니다.
첫댓글 그냥 비 오는 날도 아니고 천둥 번개가 치는 비 오는 날의 산이라니..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어치와 함께라서 이런 경험도 하는거지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오전에 비가 그치면서 즐겼던 숲놀이는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준우도 물웅덩이에서의 놀이가 숲놀이 중 최고라고 할만큼 단연 손에 꼽구요. 엄마들은 노심초사했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않고 놀아주었던 비오는 날이었습니다.
박물관에서 나와서 쏟아지는 빗줄기와 천둥번개는 잊지못할 것 같아요. 정말 집에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답니다(어치선생님께 표정으로 들켜버렸네요🙄😆).
그 때 잠시라도 올라가지 않았더라면 수로의 물살은 보지도, 느끼지도 못했겠죠? 우산없이 비옷으로만 엄청난 폭우를 느끼시는? 어치선생님이 정말 멋졌어요. 앞으로도 많이 경험 느낄 수 있도록 잘 따라가겠습니다😃
이든이도 정말 좋은 시간이었고 값진 경험이었어요. 저랑 있었다면 꿈도 못 꿀 물아일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어치랑 언니오빠들의 활동에는 관심이 없는 게 아쉽지만 낮잠을 자는 관계로 그날 차에서 바로 기절했어요
다음달에도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