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코스 : 안산 남동 보건 진료소 - > 새방죽 방조제
52코스를 걷고자 김헌영 총무와 08시 20분, 4호선 전철역인 오이도역에서 만나 123번 버스를 타고 대부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하차하여 소머리 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택시를 타고 출발지인 대부 남동 보건진료소에 이르렀다.
이제 화성구간을 마치고 안산 구간을 걸어간다. 소식을 전하는 빨간 우체통 곁에 서해랑 길 90코스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오늘 걸어갈 경기 둘레길 50코스가 서해랑 길과 함께 가는 길이었다.
맛배 지붕으로 장식한 경기 둘레길 스탬프함을 열어 출발 도장을 찍고 새방죽 방조제를 향하여 출발하려 할 때 거무스러운 속살을 드러내며 드넓게 펼쳐진 국가습지 보호지역 고갯부리 갯벌이 발걸음을 주저하게 한다.
우리 미래의 소중한 유산인 갯벌은 그 빛깔부터 신비스럽다. 검다고 할 수 없고 진흙 같은 땅의 빛깔에서 오묘하고 오묘한(玄之又玄) 기운을 느끼어 사각 정자에 앉아 바다의 향기를 흠뻑 마시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었다.
곰솔에 둘러싸인 대남초등학교를 지나면서 해당화가 곱게 핀 해변길이라고 하였는데 지금은 봄이 오는 길목인지라 활 찍 핀 해당화를 볼 수 없었다. 이곳이 60년대 전 국민의 심금을 울린 ‘섬마을 선생’이란 노래가 탄생한 배경지라고 하였다.
노래의 주인공이 이곳 대남초등학교에서 근무하였던 총각 선생의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작곡한 노래라고 한다. 실제인지 아니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많고 많은 섬마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랑을 노래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노래의 배경지를 지나가면서 콧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
섬마을 선생님(이경재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노래)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철새 따라 찾아온/총각 선생님/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에는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해당화에 얽힌 사랑의 이야기에 젖어 부푼 마음으로 걸어갈 때 포도 향기와 갯벌의 생명의 소리를 느낄 수가 있다는 행당곡 마을을 지나 고랫부리 팬션이 있는 곳에서 해안가에서 마을 안길로 진입하였다.
경기 둘레길이 서해랑 길과 공존하는 길이었기에 바다를 곁에 두고 함께 걸어가고 싶었지만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는 길이 없어 바다와 아쉬운 이별을 하고 신작로인 고랫부리길을 걸이 간다.
‘고랫부리’ 49코스를 걸으면서 그 지명을 접하고 정다움으로 다가왔던 ”고랫부리는 부리나 뿌리에서 유래되었다. 멀리서 보면 뾰족한 해변 모양이 고래 입(부리)을 닮아 고랫부리라고 부르게 되었단다. 지형적으로 바다 쪽으로 좁고 길게 내민 땅인 곶에 해당한다.“ <네이버 인터넷에서 퍼옴>
잠시 해안가를 우회하는 길에는 고래 숲 야영장이 있었고 해안가에 이르렀으나 다시 마을 길로 진입하였다가 흘곶 갯벌 체험장에 이르렀다. 흘곶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남 4리인데 대부도 남쪽의 끝 뿌리이므로 흘곶(訖串)이라 하니 지명에서 바다의 향기를 느낄 수있었다.
맛조개, 동죽, 소라, 고둥, 낙지, 개불 등 바다 생물을 가족과 함께 직접 잡으며 갯벌의 향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갯벌 체험장에 왔지만, 둘레길을 걸어가는 것이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오기에 발걸음을 서두를 뿐이다.
해안가에는 굴 껍데기가 차곡차곡 쌓여있어 이곳까지 바닷물이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 저 멀리 바다를 향하여 돌출된 작은 섬이 눈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지도를 살펴보니 메추리 섬이었다.
메추리 섬은 섬에 있던 마을의 이름이 '메추'였다는 이야기와 섬이 메추리의 뾰족한 부리 모양이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있다.'라고 하였는데 메추리란 글자에서 돌연 시경의 ‘鶉之奔奔’이란 시가 떠 올랐다.
鶉之奔奔(쌍쌍 메추리)
鶉之奔奔 : 메추라기는 메추라기와 놀고
鵲之彊彊 ; 까치는 까치와 짝하거늘
人之無良 : 선량치 못한 인간을
我以爲兄 : 오빠라 할까
鵲之彊彊 : 까치는 까치와 짝하고
鶉之奔奔 : 메추라기는 메추라기와 어울리거늘
人之無良 : 선량치 못한 인간을
我以爲君 : 내 낭군이라 할까
가없는 바닷길을 걸어가는 나는 누구인가! 저 넓고 광대하게 펼쳐져 그 끝을 알 수 없는 바다를 보며 걸어갈 때는 절로 참사람이 되어 그 순수한 티 없는 깨끗한 마음으로 가득하지만, 삶의 현장으로 진입하면 홍진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며 허둥대며 자신의 모습을 잃고 있다.
그러기에 부지런히 우리 땅을 걸어야 한다. 우리의 한 걸음 한걸음에는 진실만이 있고 거짓은 없기에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다. 길에 취했기 때문일까? 가야 하는 길인 쪽박 섬 방향으로 향하지 않고 메추라기 섬으로 진행하다가 되돌아 왔다.
길을 인도하는 유도 표지기를 눈에 잘 띄도록 표지기를 부착하여 놓았지만,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아니 되는 줄 잘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는 것은 왜일까?
저 멀리 보이는 쪽박 섬은 외로이 바다 한쪽에 자리를 잡은 무인도로 여겨졌는데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고급 별장으로 느껴졌고 진행할수록 아름다운 섬으로 와닿으며 가까이 이르니 울창한 숲을 이루어 섬을 탐방 할 수없음을 아쉬워했다.
쪽박처럼 생겼다 하여 쪽박 섬으로 불리었는데 소나무가 많이 자라있어 쪽박 솔섬으로 불리기도 한다는 쪽박 섬 인근에서 마을 길로 진입하였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을 길에는 예외 없이 팬션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름 모를 작은 동산에 이르렀는데 표지기와 지도 앱의 길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표지기는 해안가를 따라 진행하게 되어있고 지도 앱은 산길로 진행하여 해안가를 우회하는 길이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바닷물이 밀려왔을 때 해안가로 갈 수 없어 우회하여 가는 길이었다.
첫 경기 둘레길을 조성할 때에는 어떠했는지를 알 수 없지만, 지금에는 바닷물이 밀려왔을 때도 해안가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정비하여 놓았기에 표지기가 인도하는 길을 따라 진행하였다.
흥성리 버스 정류장을 지나 다시 해안가에 이르렀다. 종점까지 6.4km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해안가를 걷다가 마을 길로 진입하고 마을 길에서 다시 해안가로 진입하여 길을 걸으니 지루한 줄 모르고 걸을수록 신이 난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눈에 띄었다. 선재대교였다. 맨눈으로 보면 멀기만 하지만 바다를 벗으로 삼아 길을 재촉하니 어느새 선재대교에 이르렀다. 선재대교가 놓인 이곳은 안산시 흥성 선착장이고 다리 건너 마주 보이는 섬은 주위의 경관이 아름답고 수려하여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던 곳이란 안천시의 선재 선착장이다.
바닷가에는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고 바다에는 고기잡이 배가 떠 있고 하늘에는 비행기가 날고 있다. 이곳을 흥성한 기운이 일어나는 곳아라 하여 흥성리라고 명명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흥성리 선착장에서 둘레길은 큰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진입로가 각종 물건을 쌓아둔 창고의 틈새 같은 길아닌 길을 따라 산에 오르야 했다. 진입로는 쓰레기장을 들어가는 것 같았지만 등산로는 뚜렷하고 잘 닦여진 숲속의 길이었다.
지도를 확인하니 큰산(105.9m)이었다. 비록 높이는 100m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마 육지에서 솟았다면 300∼400m의 산과 조금도 뒤처지지 않을 것 같은 산세에서 능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불우한 인재 같은 산으로 여겨졌다.
계속되는 오르막의 길에서 이마에 땀이 맺힐 때 사각 정자가 있어 정상인 줄 알고 음료수를 마시며 가는 길을 살펴보니 정상이 눈앞에 보였다. 이제 큰산에 오르기 시작하는 것이었는데 땀방울이 맺혀 휴식을 취한 것이다.
해안 길과 마을 길을 10여km를 걷고 산길을 걷는데 계속되는 오르막길에서 다소 땀도 뱄지만, 나뭇잎과 솔잎이 깔린 숲길은 오히려 발바닥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큰 산을 내려서니 더해븐 리조트가 있었다.
큰산의 숲길을 걷다가 골프장이 있는 시멘트 길을 걷는다. 하지만 길이 문제가 아니라 혹 골프장에서 골프공이 날아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 인지 아니면 골프공이 날아올 위험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무사히 지나칠 수있었다.
시멘트 길에서 작은 산을 넘어 해안가에 이르러 걸어갈 때 대부도 해솔길의 종착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경기 둘레길의 종착지는 눈에 띄지 않았다. 대부도 해솔길과 경기 둘레길의 종착지가 일치하지 않은 것이다.
자동차 도로에 이르러 차도의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가는데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장승이 세워 놓은 그곳에 경기 둘레길 스탬프 함이 감사의 인사를 하며 남동 보건진료소와 대부도 갯벌 체험 인증 도장을 내민다.
고개를 드니 갯벌이 끝없이 펼쳐있다. 갯벌을보며 남동 보건진료소를 출발하여 새방죽 방조제에서 또다시 갯벌을 바라보며 오늘의 걷기를 마친다. 마음은 두둥실 창공을 날지만 대중교통이 없어 대부동 행정복지센타까지 걸어가야한다.
2.2km밖에 되지 않는 짧은 거리이지만 목표를 완수하고 어쩔 수없이 추가로 걸어가야 하는 길떼문인지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길가에 맛집이 있어 점심을 먹을 수있었다. 대부동 복지센타에 이르러 123번 버스를 타고 오이도역에서 전철로 환승하여 귀가하였다.
● 일 시 :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흐림
● 동 행 : 김헌영 총무
● 동 선
- 10시00분 : 안산 남동 보건 진료소
- 11시00분 : 흘곶 갯벌 체험 센타
- 12시35분 : 선재대교(흥성리 선착장)
- 13시00분 : 큰산 고스락
- 13시35분 : 새방죽 방조제
● 총거리 및 소요시간
◆ 총거리 : 15.8km
◆ 소요시간 : 3시간3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