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구성하는 성도들을 흔히 등록교인과 출석교인으로 나눈다. 한국 교회 병리현상 중의 하나는 등록교인과 출석교인과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이다. 대체로 등록교인이 출석교인보다 많은 것이 보통이다. 등록교인의 절반도 출석하지 않는 경우는 다반사이고 심지어 일부 교회들은 출석교인이 등록교인의 20-30퍼센트에도 못 미치는 경우까지 있다. 1천 명의 성도를 가진 교회라고 할 경우 장년 출석성도는 3백 명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한다면 등록교인보다 출석교인이 더 많아야 정상이다. 왜냐하면 등록교인이 된다는 것은 그 교회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영적 조건들, 예를 들어 회심, 학습, 세례 그리고 헌금이나 봉사와 같은 신앙적 헌신을 실천할 수 있는 성도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분쟁이 일어난 어느 교회에서의 일이다. 새로 부임한 목사가 교회에 변화를 가져오자 그것을 지지하는 그룹과 반대하는 그룹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불화의 골이 깊어지자 공동의회에서 목사에 대한 신임투표를 하게 되었다. 그 목회자가 부임한 이후 많은 새신자가 교회에 들어왔으나 그들 대다수는 아직 등록교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공동의회에 참석만 할 뿐 투표권은 행사하지 못했다. 그 결과 그 교회의 목사는 많은 새신자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오래 된 등록교인들 때문에 신임투표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받고 결국 교회를 떠나고 말았다. 이런 경우 과연 등록교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등록교인, 즉 멤버십은 성경에서 '지체'라는 말로 표현되어 있다(고전 12:14-27). 그리스도의 몸의 일부를 이루는 지체는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세례를 받아 교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이 된 성도를 말한다. 초대교회뿐만 아니라 지금도 세례를 받는 것은 곧 목숨을 바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지역이 있다. 이슬람 지역이나 중국의 지하 교회의 경우 교회의 지체가 된다는 것은 전적 헌신을 의미한다. 그에 비해 한국의 경우에는 지체로서의 등록교인의 의미가 훨씬 약화되어 있다. 6개월 이상의 학습과 양육 후에 정식 교인이 되는 교회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 주일예배에 정규적으로 출석하면 교회 멤버십으로 인정하고 있다. 교회에 처음 나온 사람도 이름과 주소를 적어내면 곧 등록교인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등록교인의 의미에 따라서 새신자 정착의 강도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과연 성서적 의미의 '등록교인' 혹은 `지체`란 어떤 조건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가? 성서적인 등록교인의 자격을 확실히 할 때 우리의 교회는 보다 더 확실한 새신자 정착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책임있는 등록교인이 된다는 것은 l0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1) 단지 교회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거듭나고 성장하는 것이다. (2) 정규예배에 성실하게 출석하는 것이다. (3) 교회에서 여러 친구를 소유하는 것이다. (4) 소그룹이나 구역 같은 교회조직에 소속되는 것이다. (5) 교회를 자신의 교회로 생각하는 것이다. (6) 영적 은사를 가지고 활용하는 것이다. (7) 교회의 목표를 확실히 알고 추구하는 것이다. (8) 그 교회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9) 청지기적 생활에 참여하는 것이다. (10) 다른 사람을 그리스도와 교회로 데리고 오는 전도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상의 열 가지 등록교인의 조건 혹은 자격은 새신자를 확실하게 정착시키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새사람이 교회에 처음 나오면 무조건 좋아하고 환영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교회의 진정한 지체, 즉 성서적인 등록교인으로 만들어야 교회가 성장한다. 와그너 박사에 의하면 등록교인으로 헌신하는 것과 지속적인 교회성장의 잠재성 사이에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오늘의 교회에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모달리티(modatity) 교회이다. 모달리티 교회는 멤버십을 위한 특별한 조건이 없는 교회이다. 서울에 태어나면 자동적으로 서울시민이 되듯이 교회에 오면 자동적으로 그 교회 교인이 되는 경우이다. 이러한 교회는 누구든지 등록교인이 될 수 있는 이른바 포용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헌신과 회생이 없는 유명무실의 형식적 신자를 양산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유럽의 국가 교회가 바로 이러한 모달리티 교회이며 한국 교회도 점차 모달리티 교회가 되어가고 있는 조짐이 보인다.
둘째 유형은 소달리티(sodality) 교회이다. 소달리티 교회는 멤버십을 강화하는 교회이다. 서울 시민일지라도 특별한 단체에 가입하려면 그 단체의 요구조건을 채워야 하듯이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그 교회를 위해 특별한 헌신과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이다. 등록교인이 되기가 쉽지 않지만 일단 멤버가 되면 오합지졸이 아니라 특공대처럼 한 몫을 하는 일꾼이 된다. 교회성장의 전문가에 의하면 모달리티 교회보다 소달리티 교회가 훨씬 더 높은 성장률을 갖는다. 왜냐하면 소달리티 교회는 모달리티 교회보다 강력한 멤버를 가지고 있어서 정해진 목적을 이루는 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반 교회보다 선교단체가 더 효과적인 전도를 하는 것은 선교단체일수록 더 소달리티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너무 이상적이어서도 안 되고 너무 율법적이어서도 안 된다. 등록교인이 되는 것은 법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기초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등록교인이란 그리스도의 몸에 헌신하는 교인이다.
▣ 토의할 문제
1. 한국 교회가 재적성도보다 출석성도가 적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2. 성서적 등록교인의 열 가지 의미에 대해 느낀 점을 말해 보십시오.
3. 여러분의 교회는 모달리티와 소달리티 중 어느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