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는 안다

[왕태삼]

      개망초는 안다

                                      왕태삼

저주의 희망꽃

그의 고향을 아는가

한때는 북아메리카 도심 속 꽃집의 꽃이란 걸

본명은 뷰티란 걸

조금씩 주인의 눈빛이 시들어가

스스로 박차 말굽을 탄 밀항꽃

장미와 튤립의 성을 피해

변방의 비탈에 주인 잃은 마당에 무명의 무덤가에

빈소의 화환처럼 밤낮을 지켜왔다

집성촌을 이루며 늘 흔들리는 황색 신호등

왜 그를 개망초라 부르는가

일요일 점심 때

김밥 한 줄을 소풍처럼 먹었다

김밥 속 푸른 나물이 시금치냐 물었더니

개망초 어린 순이란다

평범한 나물맛이었다

돌아보니 화전난민의 맛도 났다

먼 훗날 보릿고개를 지켜줄 구원꽃

왜 그를 개망초라 부르는가

도심 속 새벽 아파트에

지천으로 출몰하는 악다구니 들개들

버림과 허기로 절뚝이는 눈빛들

그들의 본명도 알 것 같다

코코 아니면 해피란 걸

개망초는 안다

우리들은 귀화의 꽃이란 걸

가장 어두운 곳에 슬픔의 꽃자리를 펴야 한다는 것을

위험한 동물은 누구신가

고슴도치처럼 뻣뻣이

미운털 입고 사는 원시인은 과연 누구신가

[비타민/김필로]

언제부턴가 꽃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어요.
그중에 개망초는 지천의 꽃이라기보다는 풀이라고 생각한 탓에 귀하거나 예쁜 꽃이라고 생각을 안했는데 렌즈 안에 들어와 귀염을 받게 되더라구요.
아마 시를 쓰면서부터일거예요.
교수님께서 개망초를 승격하신 느낌이 듭니다.ㅎ
어릴 적엔 개망초를 데쳐서 시금치처럼 묻쳐서 먹기도 했지만 도심지에서 김밥에 넣었다는 건 금시초문이예요ㅎ
암튼 올해도 개망초 흐느러진 풀밭에서 인증샷 한 장쯤은 들고 나올 거예요.
개망초가 알고 있는 것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