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비
시/백천 김판출
무심코 걷는 산책길
한가닥 소소리 바람 불어와
우수수 낙엽비 쏟아지네
발아래 떨어지는 나뭇잎아!
어디 이런 날 오리라
너힌들 생각이나 했으리
꽃 같이 물던 낙엽
텅 빈 가슴 붉은 얼굴
고운 모습을 심술궂은 바람이
마지막 남은 한 올까지 홀랑 벗기려 드네
산자락에 단풍이
다 떨어져 굴리면
어디서 다시 너를 만나리
오랜만에 산새 한 마리
빈 가지에 앉아 목 놓아 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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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네요
비가 오네요
봄비지요
땅이 젖고
산이 젖고
나무들이 젖고
나는 그대에게 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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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소리
톡 톡 톡
꽃잎 마음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내 가슴을
흠뻑 적셔
놓고서는
잠든 나를 깨워
사랑이라 말합니다.
꼭 그대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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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가슴에 비가 내리면
중년의 가슴에
비가 내리면
삶도 사랑도
고요한 슬픔과
애잔한 아픔이 되어
청춘을 거쳐온
인고의 가슴에
성숙한 눈물이
빗방울처럼 맺힙니다
인내의 끈으로
묶어 놓은 고독한
연민의 정이 빗물에
바닥까지 젖어들고
때론 끝없이
내리는 빗줄기에
가슴 둑이 무너져
밤새 소리 없이
흐르는 깊은 강물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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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詩/ 百川 金判出
비가
하염없이 내립니다
소리도 없이
창밖에 피어 나는
들꽃을 적십니다
이런 날은
지독히도 그리운
사람이 생각납니다
창밖에 핀
들꽃처럼 티 없이
밝게 웃으며 백합처럼
곱던 그 사람
그 사람도 지금쯤
내리는 저 비를 바라보며
나를 생각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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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를 맞으며
시/ 백천 김판출
가을비가 내리네
삼류같은 가을비가
외로이 빗속을
걷는 이른 아침
찬바람 가슴 애여
옛님 그리워
눈물 버무려지네
사랑도
눈감으면 모르리
돌아서면 잊으리
그래야지
돌아서면 잊어야지
떠나가면 버려야지
다시시는 울지 말아야지
하지만 그게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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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내리네
시/백천 김판출
비가 내리네, 비가
이 대한지절에
겨울비가 내리네
수연히
비가 내리면
구름처럼 다가와서
바람처럼 떠나버린
그리운 그 사람
생각이 난다
사랑아!
너는 어디있는가
사랑아! 너는
돌아올 수는 없는가
어느 해 봄날
둘이서 걷던 뚝
길가에서 못다 핀
개나리 꽃섭 위로
내리든 빗물
눈물처럼 볼을
타고 흘러내려도
님의 입김이라
기뻐하며 걷던 그 길
지금은 모두가
떠나고 시든
국화꽃 향기 날리며
겨울비가 내린다
님의 모습 그리워
애타게 불러도
허공을 회돌이
하는 메아리뿐
겨울비가
내리는 날
그리운 그 사랑이
그리운 그 사람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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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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