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와 편지를 받았습니다. 히말라야에 잠든 산우들에게 전해달라는 그들의 어머니와 부인들에게서"....
한국이 낳은 세계의 산악인 엄홍길 씨가 정상정복이 아닌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정상부근 8750미터 암벽 구간에 잠들어 있는 산우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또 다시 히말라야 고봉을 향한다.
생사의 갈림길에 자신의 몸을 히말라야 신에게 또 한 번 맡기는 고행길에 나선 것이다.
시흥시가 후원하고 시흥시등산연합회가 주관하여 지난 1월 개최한 엄홍길 초청 강연회가 시흥주민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은 바 있다.
경제난에 지쳐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은 감동과 용기 그리고 희망의 멧세지를 전달했던 엄 씨이기에 시흥주민은 물론 전국민이 엄 씨에게 거는 기대는 사뭇 크다.
엄씨는 초청강연회에서 밝혔듯이 지난해 5월 계명대 산악부 박무택대원 등 3인이 히말라야를 정복한 뒤 하산하다 설맹으로 또는 이들을 구하려 사지에 뛰어 들었다 고봉에서 잠든 산우들을 5000미터 베이스 캠프까지 운구하여 위령제를 지내기 위해 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엄 씨는 50인의 초모랑마 휴먼원정대를 결성하여 그동안 한라산 등지에서 훈련을 해왔다.
엄 씨와 박무택대원은 2000년 8598미터의 칸첸중가에서 자일에 의지한채 10여 시간 사투를 벌이며 고봉을 정복한 막역한 사이다.
외에도 8000미터급 이상 4개 봉을 함께 정복한 혈연이상의 선후배 지간이다.
엄 씨는 "올 봄에만도 세계의 25개 팀 산우들이 잠든 길목을 지나갔는데 어찌 방치 할 수 있냐"며 시신 수습원정 길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14일 티브이 카메라진과 함께 본진에 합류할 엄 씨는 이 번이 38번 째 히말라야 원정길이다.
지난 7일 이미 1진 3명은 네팔로 이동했다.
4월 중순까지 7000미터 지점에 오르는 원정대는 5월 중순까지는 시신 수습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엄씨 자신도 절대절명의 위기가 닥쳐 올 수 도 있는 우정 원정길이야말로 작금의 정치권 등에서 배워야 할 자세이다.
말로만 상생정치 하자고 떠들어대는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은 엄씨의 우정산행이 지역 정치권에 큰 교훈으로 비춰질 것으로 필자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검은 돈으로 얼룩져 최근 회자되고 있는 시화호주변 단체장 출신들은 머리 숙여 지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데 다른 말이 필요 없다.
히말라야의 8000미터 이상 시신수습 원정길은 세계 각국에서 수차례 있어 왔다.
23년전 사망한 영국의 말로리와 어빙의 시신수습을 위해 2001년 영국원정대가 투입 됐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엄씨가 이끄는 초모랑마 휴먼원정대가 시신수습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의 성공사례로 기록 된다.
엄씨는 올 봄 히말라야의 로체샤를 정복하면 세계최초의 16좌를 정복한 산악인으로 기록되는 큰 기회를 우정 앞에 자신의 대위업을 뒤로한채 시신수습을 위해 지난 달 답사도 마쳤다.
"대자연이 허락한다면 성공 할 것이다"라는 그의 말에는 자신감과 책임감이 잔뜩 묻어난다.
국민들이여 엄씨에게 신의 보살핌이 전해지기를 기원해보자.
%약 10년 전 지역신문 '참언론 21에 비상근 논설위원이었을 때 게재했던 글입니다. 시흥능곡산악회에도 수년 전 올렸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