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갑신일주가 미월에 태어났다. 미토는 갑목에게 정재이며 천간으로 기토가 투출하여 갑기합으로 꼭 끌어안기까지 했으니 정격으로 태어난 듯 하다. (정재격, 정관격, 식신격, 정인격의 4길격)
그런데 치명적인 문제점이 하나 있으니 연지 묘목 겁재가 소중하디 소중한 정재를 (해)묘미 합으로 가져가 목국을 짜 버린다는 것이다. 하필 목국은 갑목에게 비겁이다.
갑신일주는 일지에 묘지를 깔았으므로 경거망동하지 않는다. 과묵한 편이다. 신금이 편관이므로 소신이 있고 결단력도 있다. 이런 사람이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도 많다.(천간에 갑기합이 된 것은 기회는 항상 주어지고 본인도 기회를 향해 계속 전진한다는 것)
그런데 연지 묘목이 재성을 가져가 버리니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 혹은 엉뚱한 사람에게 자신의 영역을 빼앗기는 것이다. 비견겁재를 으레 그렇듯이 경쟁자로 해석하는 대표적인 상황이다. 이렇게 재성이 기준이 되었을 때 경쟁자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또한 중요한 것은 일지 신금이 기신인 묘목을 어느정도 방어해줄 수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신금이 묘목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원진살을 형성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완전히 이기기는 불가능 하겠으나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고 2인자 정도로서 일간이 몸담은 다양한 곳... 교실, 직장, 업계, 조직의 실세로는 군림할 수가 있다.
격은 정재격이지만 사주에 병도 있고 약도 있으니 약신인 관성을 용신으로 잡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주이다.
대운의 흐름이 초년에 금으로 강하게 들어오는데 이 때는 막힘이 없다. 초년에 많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천간에 인성도 투출 하였고 그것이 일지 신금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머리도 좋은 아이다. 20대 중반까지 평생을 통틀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는 금 관성 대운이므로 이 때 모든 것을 이루어 놓아야 한다. 그걸로 평생 먹고 사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가든, 고시에 붙든, 예체능을 하면 메달을 따든, 그 무엇이라도 이루어 놓아야 한다.
이후 인성 대운으로 바뀌면서 슬슬 이 사주팔자의 약점이 드러나게 된다. 관성의 힘이 약해지고 비겁의 힘이 강해져서 쟁재를 불러온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위로 올라가고 인정받고 싶어서 공부든 일이든 열심히 하던 마음이 죽고 이제는 반대로 내 맘대로 자유롭게 편하게 살겠다는 생각이 들어오는 것이다.
특히 대운에서 자수가 들어오게 되면 신금을 신자(진)으로 묶어서 수 인성 국을 만들게 되므로 삶의 방향성이 많이 흔들릴 것이다. 보통 여명에서는 이렇게 되면 사회생활을 관두고 전업주부로 눌러앉게 된다. 꽃밭에서 노닐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우울증에 걸릴 우려도 있다.
그러므로 태어난 시는 신금에 유정한 금, 토(진토 제외)가 되어야 하고 화, 목에 해당하는 시에 태어나면 좋지가 않다.
남명이 되면 한평생 오라는 금은 오지 않고 엉뚱하게 화~목~수로 흘러간다. 최악의 흐름이다.
평생 겁재에게 정재를 빼앗기는 삶을 살게 될 것이므로 열등감과 무기력을 잘 극복해야 하겠다.
왜 재성을 빼앗기면 열등감과 무기력이 찾아오는가?
재성은 우리가 삶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근본 목적(goal)이다. 그래서 재성은 남자에게는 여자, 돈이 된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일을 잘 한들 그 자체를 즐기는 경우도 있겠지만 결국 그것들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했다는 보상은 결국 인간에게 행복함을 가져다 주는 안락하고 즐겁고 쾌적한 것들이다.
재성이라 함은 그러한 최종 목적에 연결되게끔 하는 인자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재성이 파괴를 당하는 것은 삶의 목적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뜻이며
반드시 방황과 깊은 고민을 거쳐서 내적으로 성숙한 삶을 살아야지,
그렇지 못하고 내적으로 미성숙한 삶을 살게 되면 평생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