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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 5개 단체는 18일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텐덤사이클 국가대표 김정빈 선수와 함께 국제대회에 출전한 비장애인 파일럿 조선 선수는 대회 중 사고로 사지 마비 상태가 됐고 현재 수개월의 치료와 재활에도 일상생활이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대회의 보험 미가입과 장애체육인과 달리 파일럿은 선수로 등록되지 않아 어떠한 의료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텐덤사이클 파일럿은 대표팀 합숙과 각종 국제대회까지 출전하는 파트너임에도 국민체육진흥법의 ‘전문체육인’에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사장 김주현, 이하 장애벽허물기) 등 5개 단체는 18일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8일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활동가. ©에이블뉴스
탠덤사이클은 시각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선수가 한 팀을 이루어 파일럿이라 불리는 비장애인 선수가 사이클의 방향을 조절하며 진행되는 경기다.
2022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3관왕, 지난해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성적을 낸 텐덤사이클 국가대표 김정빈 선수는 2023년 12월 3일 조선 파일럿과 함께 출전했다.
이 대회 도로 독주 경기 중 뒷바퀴 타이어 펑크로 사고가 발생했고, 두 선수 모두 골절 부상을 입었다. 특히 파일럿 조선 선수는 목뼈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고 현재 사지마비 상태가 됐다.
하지만 해당 대회에서는 선수들에 대한 보험이 가입되지 않아 두 선수는 일본 병원비를 비롯해 국내 치료비까지 모두 개인이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조선 선수의 경우 대표팀 합숙과 각종 국제대회까지 출전하는 파트너임에도 탠덤사이클 파일럿은 국민체육진흥법의 ‘전문체육인’에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도 해당하지 않아 대회 참가에 드는 비용 대부분은 조선 선수의 개인이 부담으로 했고 이번 부상에 대해서도 어떤 보상이나 지원도 받지 못했다.
18일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김주현 이사장. ©에이블뉴스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이하 연맹) 수석 부회장이기도 한 장애벽허물기 김주현 이사장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사고 당시 선수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하는 감독은 심각한 부상을 선수를 아무런 조치 없이 혼자 남겨두고 대한장애인체육회 행사에 참석하는 일정이 있다는 핑계로 혼자 귀국하는 등 현장 책임자로서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
이후 사고 조사 및 수습을 위해 사고조사 및 대책위원회 구성건으로 연맹 이사회를 소집했으나 이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이사회 소집이 불발되고 있으며, 상위 기관인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면담을 통해 사고 진상 조사와 대책에 대해 상위 기관으로서 조치를 부탁하고 파일럿 조선 선수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주장이다.
김주현 이사장은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정관을 살펴보니 스포츠안전재단에 보험 가입을 하는 것은 의무는 아니지만 관습적으로 언제나 대회마다 들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해당 대회에서는 안타깝게도 보험 가입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조선 선수. ©에이블뉴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조선 선수가 참석해 사고 당시와 이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지마비 생태였던 그는 현재 수개월의 재활과 치료를 거쳤지만 상지마비는 여전히 심해 손가락을 움직이기 힘들고 팔을 어깨 위로 올릴 수 없는 상태다. 또한 서 있는 것은 가능하지만 타인의 보행은 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고 감각이 돌아오지 않아 혼자서 옷을 갈아입고 목욕을 하는 등 일상생활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조선 선수는 “사고 직후 목 뼈가 부러져 호흡이 되지 않고 전신 마비가 오는 등 매우 위험한 상태에서 긴급하게 수술을 했고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연맹 관계자에게 연락했음에도 제대로 된 지원은 없었고 아내가 사지마비 상태의 저를 데리고 힘겹게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수 있었다. 그 모든 과정에서의 고통은 오로지 저와 아내가 견뎌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사고에 대한 대책위원회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사고 당시 장비 등 증거가 확보돼 있는지 연맹에 묻고 싶다. 향후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반복되지 않기 바란다”면서 “특히 파일럿에 대한 법적지위를 명확히 해주길 바란다. 현 상황에서는 체육 유공자 혜택이나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생계를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김정빈 선수. ©에이블뉴스
김정빈 선수는 발언문을 통해 “사고 이후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불의의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절망감과 죄책감에 휩싸여 대단히 힘들었다”며, “이 자리에서 다시 묻고 싶다 왜 그 대회에서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이 사고로 인한 치료비, 재활비 등 선수들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앞으로 진행되는 국내외 모든 경기에 보험 가입을 필수로 해달라”면서 “특히 이번에 발생한 불의의 사고가 올바른 후속 조치로 장애인 사이클의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파일럿의 법적 지위를 보장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실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팀스포츠 경기에 파트너 선수에 대한 ‘전문체육인’ 지위 부여 ▲대회마다 가입되는 보험체계를 선수의 소속기관 등록 기간 내내 지급되도록 변경 ▲체육인이 소속된 경기단체가 보험가입의무를 해태한 상태에서 경기 중 부상을 당한 경우, 치료비와 재활비를 소속 경기단체가 전액 지급 등이 담긴 청원서를 민원 접수했다.
한편 청원서에는 김정빈 선수와 조선 선수가 감독 및 메카닉 등으로 부터 당했던 인권침해에 대해 조사 및 사고대책마련과 사고 후 조치를 방관하고 축소, 음패, 동료 선수들에게 거짓 증언을 종용한 대표팀 감독과 관여 기관, 관리자 등 엄벌 처벌과 피해 선수들의 빠른 조치가 될 수 있도록 청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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